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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숨고른 기준금리…4월 추가 인하 무게 실리는 이유

  • [데일리안] 입력 2020.01.20 06:00
  • 수정 2020.01.19 23:35
  •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내달 성장률 발표…경기 회복 부진 시 압박 커질 듯

금통위원 절반 조만간 임기 종료…조정 변곡점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제 관심은 앞으로 언제쯤 추가 조정이 단행될지에 쏠리고 있다. 이미 사상 최저까지 인하를 단행해둔 탓에 당분간은 숨고르기 모드가 불가피하겠지만, 다음 달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를 계기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론에 다시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시장에서는 조만간 금통위원이 물갈이 되는 시점을 기준금리 인하의 변곡점으로 점치는 모습이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금통위는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를 지속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한 만큼 일단은 시장에서의 영향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1.75%에서 1.50%로, 같은 해 10월에는 1.50%에서 1.25%로 1년 새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린 상태다.


이처럼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속도를 냈음에도 주요 경제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실정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 5.2%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마이너스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아울러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머물며,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0%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경기 여건이 나아진다 해도 눈에 띄는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물가 역시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보여서다.


한은도 올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다. 또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점도 이런 추세에 힘을 싣는 지점이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면서도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음 달 말로 예정된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에 다시 불이 붙을지 판가름할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다음 달 개최하는 금통위에서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조정 논의와 함께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놓는다. 만약 여기서 뚜렷한 경기 회복 시그널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 인하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우선 눈이 가는 대목은 지난해 성적이다. 한은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09년 이후 최저인 2.0%까지 낮춘 상태인데, 이주열 총재가 이마저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내며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1%대 경제성장률이 현실화할 경우 충격파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올해 첫 출근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성장률이 2.0%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선 가늠이 어렵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이 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고, 반도체 가격도 급락한 여파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성장과 물가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편입된 상황에서 급격한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도 역시 관건은 앞으로의 경제 환경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3%로 0.2%포인트 낮춰둔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한은의 전망대로 흘러간다 해도 여전히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는 현실이란 점이다. 그런데 다음 달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이보다 더 낮춘다면 기준금리 인하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통화 완화 기조를 지속해 경기회복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리인하 여지가 닫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오는 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이목이 집중된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2명으로 증가했다"며 "경기, 물가의 급반등 가능성이 극히 제한적이므로 오는 2월 기준금리 1.00%로의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평했다.


이런 거시 경제적 측면과 더불어 한은 금통위 내의 역학관계도 기준금리 인하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올해 4월 말이면 한은 금통위원 절반 이상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는데, 만약 기준금리에 손을 댄다면 이 시점 이전에 결단이 나올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때까지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금통위는 2월 27일과 4월 8일 등 두 차례다.


한은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은 오는 4월 20일을 끝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시장에서는 이들 이 물러나기 전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새로운 금통위원들의 적응기를 고려하면 향후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보수적인 스탠스 상 신임 금통위원이 곧바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통상 금통위원 교체는 기준금리 동결 신호로 여겨져 왔다"며 "후임들의 적응 기간을 감안하면 향후 금리 조정 적기를 놓칠 수 있어, 금리를 내린다면 금통위원 교체 전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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