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처럼 ‘언팩’ 아닌 ‘MWC’ 전시 공개 무대 선택
글로벌 사업자 협업 강화…편의성·무선 생태계 강조
삼성전자가 노트북을 ‘갤럭시 모바일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각인시키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7일(한국시간 28일 오전 3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글로벌 모바일 전시회 ‘MWC 2022’에 앞서 ‘삼성 갤럭시 MWC 이벤트 2022’를 온라인으로 열고 ‘갤럭시북2 프로’와 ‘갤럭시북2 프로 360’을 공개한다.
행사는 온라인으로 열리지만 삼성전자는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신제품 실물을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노트북 최초로 언팩(공개) 행사를 열고 노트북이 갤럭시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입성했음을 알렸다. 올해는 이를 이어가지 않고 글로벌 전시를 새로운 공개 무대로 선택했다.
MWC에서는 통상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제품이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전자도 2018년까지는 MWC에서 ‘갤럭시S’ 시리즈 등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해왔다.
삼성전자가 올해 노트북 공개 장소로 언팩이 아닌 MWC를 선택한 것은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으로 한층 개선된 편의성과 강화된 모바일 생태계 경험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6년 만에 사업부 명칭까지 바꾸며 기기의 하드웨어적인 성능이 아닌 종합적인 모바일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과 함께 무선사업부 명칭을 IT모바일(IM)에서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Mobile Experience)로 변경했다.
MX라는 명칭에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PC·웨어러블까지 연결하는 갤럭시 생태계를 꾸리고 개방형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여기에는 노트북도 포함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노트북과 태블릿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스마트폰·무선이어폰·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무선 기기와 PC의 연동성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 제품은 하드웨어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소프트웨어나 연동성은 강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평가가 있었다. 경쟁사인 애플처럼 강력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도 제기됐다.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을 중심축으로 한 생태계 구축과 연결성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UX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북을 선보이며 기존 모바일 기기는 물론 노트북까지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PC 사업에서 전년 대비 63% 급증한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가장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갤럭시 팬들을 노트북 사용자로 편입시키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다. 노트북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삼성 브랜드 대신 갤럭시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갤럭시 기기와의 연동성 외에 삼성전자 노트북의 강점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과 협업해 유연한 생태계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제품도 여러 회사와의 협업을 통한 개방성이 특징이다.
김학상 삼성전자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Mobile Experience)사업부 뉴컴퓨팅(NC·New Computing)개발팀장 부사장은 “이번에 인텔과 함께 한 차원 높은 성능과 배터리 수명을 지닌 차세대 갤럭시북을 완성했다”며 “인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각종 보안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역대 갤럭시북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강력한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고 예고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노트북 시장은 지속 성장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2억44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