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살 수 없을걸?"… 최초 전기세단 EV4, 베일 벗었다

기아, 스페인 파라고나서 'EV데이' 개최

기아 최초 전기 세단 'EV4' 양산형 공개

올 상반기 중 국내 및 유럽 출시… 가격 기대감 ↑

"전기차 포기 없다… 모빌리티 패러다임 바꿀 것"

기아 EV4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급격한 전기차 전환에 올라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캐즘(일시적 정체기)에 부딪혀 백기를 드는 가운데, 기아가 직접 '전기차 보급'을 자처하고 나섰다. 기아 최초 전기 세단이자, EV3에 이어 전기차 보급 선두에 설 'EV4'를 통해서다. 역대급 주행거리와 파격적인 디자인이 합해지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한몸에 주목을 받을 예정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24일 스페인 타라고나에 위치한 타라코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 기아 EV 데이’에서 '더 기아 EV4'의 양산형 모델을 최초 공개하고 "자동차산업이 마주한 불확실성은 점차 커지고있고, EV전략을 수정한다. 하지만 기아는 흔들리지않는 믿음으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고객과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V4는 기아 브랜드 최초의 준중형(글로벌 C 세그먼트) 전동화 세단이다. 지난 2023년 EV데이에서 공개됐던 콘셉트 모델이 양산 준비를 마친 것이다. 국내 및 유럽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중 출시되며, 미국 등에는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EV4 해치백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EV4는 SUV 중심의 EV 시장에서 새로운 유형의 실루엣을 통해 차세대 전동화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EV 시장에서 확장된 선택지를 제공하고, 전기차 보급률을 높일 기대주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캐즘 때문에 추가로 투입하는 건 아니다. 원래부터 EV 전략 하에서 EV6와 EV9를 탑다운으로 투입하고, 이제 얼리 메이저리티 층, 가격에 민감하고 충전에 민감한 고객층으로 넘어가기위해서는 가격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세운 전기차 전략 안에 있었고, 거기에 맞춰 론칭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EV4는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이 운영된다. 롱레인지 모델은 자체 측정 기준 350kW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소요된다.

EV4의 스탠다드 및 롱레인지 모델의 복합전비는 기아 EV 라인업 중 가장 높은 5.8km/kWh를 달성했다. 아울러 EV4는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기아 차량 중 가장 우수한 공력성능인 공기저항계수 0.23을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EV4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거리인 533km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EV4는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i-페달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i-페달 3.0이 적용돼 운전 편의성과 승차감이 향상됐다. 이외에도 실내ᆞ외 V2L 기능 적용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전력 공급이 가능해 고객의 차량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기아는 EV4에 기아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하고 혁신적인 커넥티비티 사양을 적용해 고객에게 의미 있고 편리한 차량경험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서 ‘스트리밍 프리미엄’ 서비스를 가입할 경우 EV4의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게임, 노래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EV4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EV4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세련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낮게 떨어지는 후드 앞단에서부터 트렁크 끝단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실루엣과 휠 아치를 감싸는 블랙 클래딩은 전동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세단의 모습을 구현하며, 기존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돼 EV4의 혁신적인 실루엣을 완성한다.

EV4 GT 라인은 날개 형상의 전∙후면부 범퍼, 전용 19인치 휠 등 GT 라인만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돼 한층 미래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EV4는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을 갖춰 활용성을 극대화했으며, 수평형 구조로 정돈된 깔끔한 실내 디자인으로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EV4의 실내는 전장 4730mm, 축간거리 2820mm, 전폭 1860mm, 전고 1480mm의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국내 기준 동급 최대 수준인 490L(VDA 기준)의 트렁크를 갖췄으며, 트렁크가 열리는 면적을 넓혀 적재 시 편의성과 활용성을 높였다.

EV4는 12.3인치 클러스터ᆞ5인치 공조ᆞ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세 개의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탑승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며, 차량 조작 버튼을 최적 배치해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향상시켰다.

EV4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국내와 함께 소형~준중형급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도 동시 공략한다. 기아는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 EV4 해치백을 올 상반기 내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별 라인업 최적화로 EV 대중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사장은 "EV4는 세단은 국내와 미국 타겟팅, 해치는 유럽 타겟팅이다. 한국에서 K3후속차량을 출시하지 않은 게 수요가 결국 전기차나 SUV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EV4, EV3는 수요를 대체하기 충분한 모델이다. 그쪽으로 옮겨갈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