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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박수 받은 정몽규 회장, 압승 배경은?


입력 2025.02.27 22:07 수정 2025.02.27 22:0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우세는 짐작했지만 ‘85.7%’의 압도적 득표율은 예상하지 못했다.


정몽규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다목적 회의실에서 실시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156표를 얻었다. 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투표에 참가(투표율 95.3%)한 가운데 유효표 중 85.7%의 득표율을 찍었다.


회장으로서 세 차례 연임하며 다진 표밭은 한 번에 뒤집히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적 사퇴 압박에도 축구인들은 정몽규 현 회장에게 표를 몰아줬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해 첫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2016·2021년 선거에서 당선돼 지난해 3선 임기를 마쳤고, 이번 당선으로 4연임에 성공했다.


선거인단은 정몽규 회장의 당선이 확정되자 박수를 보냈다. 이번 선거인단은 전국 시도축구협회장과 K리그1 대표이사, 전국연맹 회장 등 대의원, 그리고 추첨을 통해 결정된 선수·지도자·심판 등 축구인으로 구성됐다.


정몽규 회장과 경쟁했던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선거 전부터 “참신한 후보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들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각각 15표, 11표에 그쳤다. 두 후보의 득표율은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정몽규 회장은 기대 이상의 압도적 지지세를 확인했다. 정몽규 후보사무소 관계자들도 놀란 눈치다.


정몽규 회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압승 배경에는 여러 그림이 자리한다.


‘정책 토론회 거부’ 카드도 압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후보자 간 정책 토론회는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신 후보와 허 후보가 정 회장을 압박해 몰아세우며 강력한 개혁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 기회였지만, 정 회장 측이 “현재 상황에서 토론회가 개최되면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과 오해를 키우는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토론회 불참을 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정 회장은 선거인단과의 소통 및 접촉을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표밭을 제대로 다졌다. 정몽규 후보사무실 측에 따르면, 이번 선거운동 기간만 1만 5000km 이상 이동하며 선거인단을 만나고, 일정이 안 되는 축구인들에게도 전화를 거는 등 90%의 선거인단과 직접 소통했다. 첫 번째 선거운동 기간에도 170여명의 선거인단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또 정 회장은 지난 임기부터 추진한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에 50억원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신 후보와 허 후보도 “스폰서를 끌어오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했지만, 정 회장의 50억 기부에 묻혔다. 경쟁하는 상대 후보들의 강력한 한 방이 없었다는 점은 ‘혹시나’ 했던 선거 결과를 ‘역시나’로 귀결시켰다는 평가다.


압승의 가장 큰 이유는 현 선거구조다. 악화됐던 축구팬들의 여론을 담아낼 수 있는 선거구조가 아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현 선거방식을 ‘체육관 선거’라고 지적하면서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였다면 지금 같은 결과는 안 나왔을 것“이라며 190명 정도만 투표하는 이 시스템을 손대지 않는 이상은 사실상 외부에서 이것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어찌됐든 정 회장은 축구협회를 4년 더 이끌게 됐다. 이번 임기를 다 채우면 1993~2009년 16년 동안 축구협회를 이끈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 함께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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