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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조영남 재판서 매니저 얼굴 공개, 위법 아냐…국가 배상책임 없어"


입력 2025.02.27 13:43 수정 2025.02.27 13:44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가수 조영남, 그림 대작 혐의 기소돼 2020년 상고심 진행

매니저도 공범 기소…대법 실시간 공개변론서 얼굴 노출

대법 "이미 여러 차례 방송서 얼굴 매니저 지위 스스로 알려"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이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전시 개막 행사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대법원의 공개변론 영상 게시로 얼굴이 노출된 가수 조영남의 매니저 장모씨에 대해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가수 조영남의 매니저 장모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날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관련 형사사건은 국민 다수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원고는 이미 방송에 출연한 바 있고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면서 자신의 얼굴과 함께 조영남의 매니저로서 지위를 스스로 널리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원고는 조영남의 매니저로서 행한 행위로 기소됐다"며 "대법원 공개변론에서는 원고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은 물론 원고의 관여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발단은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이었다. 장씨는 조영남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돼 2020년 5월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공개변론에 출석했다.


당시 법원은 이 사건이 문화예술계에 큰 파급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이슈인 데다 일반 대중의 공적 관심 사안이란 점을 고려해 재판을 공개변론으로 진행하고 대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중계했다.


대법원은 이후 공개변론 영상을 장씨의 실명 부분만 들리지 않게 처리한 뒤 대법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조영남과 장씨는 공개변론을 거친 뒤인 같은 해 6월 무죄가 확정됐다.


장씨는 이후 자신의 동의 없이 재판이 중계되고 인터넷에 동영상이 게시돼 형사사건 피고인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며 초상권 침해 등을 들어 국가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재판 중계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변론 영상 게시는 초상권 침해와 관련한 직무 집행의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국가가 장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대법원 규칙에 따라 재판장이 변론 영상을 게시하도록 명령한 데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이 있었다거나, 법관이 직무 수행상 요구되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영상을 게시한 담당 공무원의 행위 역시 재판장의 명령에 따른 것에 불과해 별도의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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