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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넘어서는 분들 지지한다" 임종석 직언에 이재명 반응은


입력 2025.02.28 00:40 수정 2025.02.28 00:4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任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정치 필요"

李 "현실적 어려움 있다"며 역할론 당부

비명계 대권주자 '개헌 의제' 반복에도

"블랙홀 논쟁이라 내란 극복 집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면서 임 실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임 전 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지지한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임종석 전 실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앞으로도 좋은 소리보단 쓴소리를 많이 하고 싶다"며 "가까이에서 못하는 소리, 여의도에서 잘 안 들리는 소리를 가감 없이 하려고 한다"고 직언했다.


임 전 실장은 당내 '이재명 일극체제' 상황을 고려해 "지금 민주당의 구조에서 이 대표와 경쟁해보기 위해 용기를 내고,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성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라며 "그래야 어느 시점에 우리가 마음을 모아야 할 때 그런 노력들이 힘이 되지 않을까"라고 권유했다.


또 "많은 분들이 양당 구조의 대통령제가 무한 대립 정치를 반복하지 않느냐고 걱정한다"라며 "민주당이 여기에 대해 입장을 가질 수 있게 힘써주시라"라고 부탁했다.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는 고민도 많이 익어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한번 돌아보셨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같은 쇄신론에 이 대표는 "정당이란 게 다양성 있게 (가야 하고), 당연히 해야할 이야기를 제지하고 그런 게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을 보탰다. 그러면서 "한때 우리 영역이었다가 이탈한, 약화된 부분을 단단하게 하는 역할은 다양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임 전 실장께서 할 역할이 상당히 있지 않을까"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양측 모두발언이 끝난 뒤 비공개로 전환하며 서로 시선을 다르게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과의 회동을 통해 '당내 화합'의 메시지를 내고 있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1일 박용진 전 국회의원에 이어 지난 24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난 이 대표는 공통되게 국민 대통합을 위한 메시지·비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비명계 대권주자들은 모두 이 대표를 향해 '개헌'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의제를 끌어올렸다. 임 전 비서실장도 오찬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헌법 개정 등 연합 정치를 위한 의견 수렴 기구'를 제안하며 이와 관련해 "개헌이 포함된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은 내란(극복)에 집중할 때지만 해당 제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개헌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이유는 이를 그저 '블랙홀 논쟁'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조기 대선 국면, 민주당 지지율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하며 사법리스크가 다시금 부각된 상황에서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같은 날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개헌론'에 대해 "블랙홀 논쟁이기 때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한다"면서도 "(나중에) 안 할 수는 없고,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도 정부·여당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등한 데 대해서는 "과표집에 따른 문제가 없진 않지만 완전히 허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던 집단들이 연대를 통해 새로운 사회의 주도 세력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결국 제자리로 되돌아갔던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 또는 주변 세력들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그 중에 제일 큰 책임은 나한테 있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가 반성도 많이 해야 하고 더 넓게 일부는 양보해가면서 주도권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수 세력과도) 최대한 함께하는 모습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여권 후보 지지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 속 차기 대선에 대한 전망을 묻는 말에는 "대선 얘기를 하는 건 섣부르다"며 "자만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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