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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세종시-4대강´도 경청과 소통 부족했다”


입력 2010.06.21 08:51 수정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6.2 지방선거 당선자 인터뷰>"바람직한 정책도 수혜자 동의 얻어야"

"조급한 마음에 소통 생략…야당 구청장-의원과 가슴열고 토론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터뷰 내내 앞으로의 시정 방향에 대해 ´경청과 소통´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터뷰 내내 앞으로의 시정 방향에 대해 ´경청과 소통´을 강조했다.

“아무리 시의적절하고 꼭 필요한 바람직한 정책도 정책 수혜자, 정책 소비자들이 마음으로부터 동의 안하면 아무 소용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인터뷰에서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경청과 소통’이다.

당황스러웠던 출구조사,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개표과정에서의 팽팽한 긴장감. 그 와중에 오 시장은 자신을 돌아봤다. “무엇 때문에 이런 괴리가 생긴 것일까” 혼란스러웠다. 자정을 넘은 새벽, 잠시 캠프에 들려 “패색이 짙어지는 것 같다”는 취지로 언론에 소회를 밝힌 후 집으로 돌아오자 캠프 쪽에서 올라오는 ‘이길 것’이라는 보고. 그럼에도 새벽까지 여전히 뒤집어지지 않았던 표 차이. TV를 통해 개표과정을 지켜보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개표 본다고 앉아있었지만 정신이 복잡했다”면서 “뼈저린 후회를 했다”고 토로했다. 막상 당선이 되고나서도 그는 “이기고도 전혀 기쁘지 않은 걱정만 앞서고 막막한 절해고도에 혼자 남겨진 듯하다”면서 “당시에는 ‘장수를 다 잃어버린 대표 장수’라고 표현했지만 그보다는 장수를 다 잃어버리고 백척간두에 홀로선 고독감과 외로움이 더 컸다”고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정책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임기가 4년 밖에 안된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사전 정지작업 없이 소홀한 상태에서 이러저러한 정책을 하겠다고 발표하고 ‘끌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평소 말이 없다가 그런 (경청과 소통의) 과정이 생략됐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뒤집어지는 빌미를 줬다”고 자근자근 지난 4년을 곱씹었다.

개표 과정을 통해 ‘지옥에서 돌아왔다’는 그는 “정치적으로 정당을 달리하고 비전을 달리하는 후임 시장이 와도 계속 갈 수밖에 없는 정책으로 튼튼한 뿌리를 내리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전에 충분히 경청과 소통을 해야 한다”며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말했다. “지겹도록 듣고 다닐 것이다. 현장에서 대화를 많이 하고 끊임없이 되묻고 소통해 완전히 숙성됐을 때 ‘그러면 해보자’고 해야 비로소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정책이 되는 거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야당 지방의원 관계 “토론과정에서 전달, 수의 열세로 밀리면 그대로” 정면돌파

이런 맥락에서 21곳의 야당 구청장, 4분의 3을 차지한 야당 시의원들이 벼르고 있는 서울광장조례 개정안, 한강르네상스 사업, 디자인 서울, 무상급식 등에 대해 “가슴 터놓고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광장조례 개정안과 관련, 그는 “수적으로 4분의 3의 인원이면 통과시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서울광장은 고비마다 진보며 보수단체의 정치 집회가 빈번하게 될 것이고 대한민국 대표 광장이 시위의 메카가 되겠지만 시민들은 (있는 그대로 그것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광장이 시위와 정치 의사 표현의 장이 되면 생중계 되듯 외국에 전달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민들은 판단할 것”이라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돼 바람직한 판단을 하는 사례로 쌓여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상급식 역시 그는 “무상급식 자체를 부인하지 않지만 그보다 급한 일이 분명히 있고 이에 대해 가슴 열고 토론할 것”이라면서 “초·중학교에 학교 보안관 2명씩 배치해 학교 폭력을 배재하고 학교안 범죄를 예방하는 게 중요한지 밥 먹는 게 중요한지 대화하다 보면 결론은 명약관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과의 관계에 대해 거듭 “가슴 열어놓고 토론할 것”이라며 “하나 하나 정도대로 가는 것 외에 더 좋은 전략은 없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 관철시키고자 하는 공약을 자료에 남기고 토론과정에서 충분히 전달하고 수의 열세로 밀리는 것은 그대로 간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비췄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4대강, 임기중 빨리하려는 욕심 때문에 서둘러”

그는 이번에 깨달았다는 이 ‘경청과 소통’의 원리가, 이명박 정부가 주요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살리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이 훨씬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됨에도 지역사람들이 별로 고마워하지 않고 찬성하지 않는 것을 보면 처음부터 그렇게 해서는 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지역에 물어봤어야했다. 반대하면 안한다 하지만 경제·교육·과학 중심도시가 이러이러한 장점이 있다는 설명을 먼저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4대강 살리기도 마찬가지다. 그는 “임기중 빨리 하려는 욕심 때문에 서둘러 동시에 했기 때문”이라며 “영산강에 가서 물어보고 낙동강 유역에 가서 기초단체장 통해 주민들과 공청회를 열어 하나 하나 탄탄하게 스텝을 밟으면 영산강, 낙동강은 내년 쯤이면 끝나고 임기말이면 전 시민의 관심과 기대 속에 한강과 금강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되짚었다.

그가 이처럼 ‘경청과 소통’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재선’이기에 가능하기도 한 것. 그 는 “조금이라도 버리는 시간이 없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싶어 지난 4년 일에 미쳐 급하게 급하게 몰입했다”면서 “다행스럽게 그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 받았다”고 자부했다. 이어 “그러니까 이런 구상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아울러 그는 경청과 소통의 방식으로 트위터와 타운 미팅을 들었다.

특히 트위터와 관련, 그는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까 생각한다”며 그동안 망설였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면 트위터를 해도 부담이 없을 텐데 반은 행정, 반은 정치인 영역에서 한참 업무 시간에 아무리 간단한 140자 안쪽 의견표명이지만 일에 집중해야 하는 자치단체장에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고루했다는 반성도 된다. 시장이 시정 현장에서 그때 느낌을 진솔하게 그것도 간단한 인상 비평, 느낌 정도 올리는 분량인데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마음을 알리고 그 글을 통해 간단하지만 시민들의 반응도 살피는 차원에서 트위터는 훌륭한 소통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서울시청 별관에서 오 시장과의 인터뷰는 당초 30분만 허락됐다. 당선이후 몰려드는 인터뷰와 약속으로 일정이 빽빽했다. 하지만 때로는 개표 당시의 긴장과 허탈함, 당선이 승리가 아닌 고독과 외로움으로 다가왔던 순간, 자성의 시간, 그러면서 민선 서울시장으로는 처음으로 ‘재선’ 도전에 성공한 여유로움까지 서슴없이 풀어놓으며 1시간 가까이 마주 앉았다. [데일리안 = 대담 이종근 편집국장/정리 동성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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