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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국가 돈 횡령? 변호사비 내 돈 냈다"


입력 2010.10.31 06:14 수정        

<직격인터뷰>진보신당 고발에 "하도 어이없어 화도 나지 않아"

"실체도 없는 광우병으로 나라 혼란 빠뜨리더니 사과는 커녕"

29일 진보신당으로부터 횡령 혐의로 고발당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자료사진) 29일 진보신당으로부터 횡령 혐의로 고발당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자료사진)
“사실이 아닌 것을, 자신들의 시각에, 자신들의 색깔대로 본다고 바뀝니까? 개인적으로 따로 계약해서 변호사 선임한 것을 두고 국가예산을 횡령했다니요. 사실과 다른 말을 계속 하니, 이젠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29일 진보신당으로부터 횡령 혐의로 고발당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계속해서 사실도 아닌 말로 의혹을 제기하고 흔들어대니, 이젠 화도 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무주에서 강연을 마치고 올라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 사태의 책임을 지고 취임 159일만에 공직에서 물러난 뒤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식 세계화를 비롯한 우리 농수산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방법론도 고민하며 관련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날도 이어지는 강연을 소화하고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늦은 점심으로 허기만 달래고는 바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에게 “고발 뉴스를 봤느냐”고 물었더니 “허허”하는 웃음소리가 되돌아왔다. 허탈한 웃음이었다.

“이제 농림수산식품부와는 관계도 없는 사람이 됐는데”라고 운을 뗀 정 전 장관은 “농림수산식품부와 관계없이 내가 따로 변호사를 선임했었다. 조금의 (물질적) 도움을 받지 않았는데도, 정말 이야깃거리도 안 되는 일인데 이렇게 자꾸 이야기되는 게 민망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어떤 방법으로든 나타내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하신 건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 전 장관은 “실체도 없는 광우병을 갖고 온 나라를 혼란으로 만든 분들은 아직까지 그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의식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다 망한다’고 주장하던 축산농가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고, 그 분들 말대로라면 광우병 소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잘못했다고 말하거나 사과하기는 커녕 이렇게 또다시 흔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호사 비용은 개인적으로 마련해 댔다”고 선을 그은 그는 “진보신당이 말하는 비용은 당시 검찰의 참고인 조사와 법정에 증인으로 출두했던 농수산식품부와 관련 직원들의 ‘법적 자문’을 위한 비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관계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지친다”고 표현했다. 계속되는 기자들의 전화공세에 시달린 듯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자꾸 이렇게 몰아가서 묻고 또 물으니 힘에 부치더라도 부처의 인력으로 해결했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광우병 촛불집회로 인해 땅에 떨어진 농림수산식품부의 위신을 세우고 보다 입장을 잘 대변하기 위해, 그리고 법을 잘 모르는 부처 직원들을 위한 자문료였을 뿐, 민 내정자와 정 전 장관과는 무관한 비용이라는 설명이었다. 참고인조사를 받고 법정에 증인으로 출두한 직원이 여럿이었지만, 정작 법률 자문을 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돼 있었다. 당장 논리싸움을 벌여야 하는 법정에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직원을 세울 판이라 직원들은 불안해했고, 결국 이들의 자문을 위해 별도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게 관계자의 얘기다.

정 전 장관은 ‘답답함’을 나타냈다.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계속 자신의 결점을찾아내고 흠집내려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항변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차라리 물어봤다면 속시원히 설명이라도 해줬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진보신당의 고발 혐의가) 사실을 말할 기회도 없다”며 “예전에도 그러지 않았나. 사람을 이렇게 또 사실과 다른 것으로 흔드니 이젠 품격을 좀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민동석 내정자의 발탁에 대해서는 “국익을 위해 소신껏 일하는 공직자를 재등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공직자가 소신껏 일하겠느냐”며 “색깔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발탁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오히려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이제 사실과 다른 이유로 여론을 흔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됐으니, 능력을 먼저 봐 주길 바란다”며 “국민과 정부에 신뢰받는 공직자라면 그들의 기를 세워주는 일도 필요하다. 판단은 국민의 몫으로 남기고, 품격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진보신당은 이날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 내정자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광우병 파동과 관련해 MBC PD수첩 제작진을 고소하면서 변호사 자문 비용으로 국가 예산을 썼다는 게 진보신당의 주장이다.

진보신당은 “민 내정자 등이 자문 비용으로 1심에서 6600만원을, 항소심에서 4400만원을 농림부 예산으로 지출해 국가 예산을 개인이 고소한 사건의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한 혐의가 있다”면서 “국가 예산은 개인의 형사사건을 위한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한 만큼 이같은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민 내정자와 정 전 장관은 지난 2008년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과장·왜곡 보도해 공직자로서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지난해 제작진을 검찰에 고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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