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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두고 계파싸움하면 한나라당 망한다"


입력 2011.04.26 22:03 수정         윤경원 기자

<한나라당 원내대표 예비후보 인터뷰③-이주영>´다크호스´후보 자임

"중립형 원내대표, 당 쇄신 첫걸음…중립파로 양계파 불신 초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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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화합 = 쇄신’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요즘 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이 같은 등식을 만들었다. “중립파 원내대표가 현재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평소 같았으면 임팩트가 약한 듯한 발언이다. 당내 주류 및 다수파의 지지를 받는 원내대표가 돼야 대야 협상 등에서 힘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가 먹혀 왔던 것이 지금까지의 한나라당 18대 국회 원내대표 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과 다른 기류의 차이가 느껴진다.

차기 총선을 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4.27 재·보궐 선거를 치르고 있는 당내 분위기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당이 환골탈태 수준의 강한 쇄신을 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주류 측에서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민본21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은 친이 주류가 아닌 중립인사가 이번 원내대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에서 좋지 않은 성적이라도 나온다면, 이 같은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현재 ‘중립파’ 이주영 의원에게 주목되는 이유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지난 20일 국회 예결위원장 집무실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이 의원은 이같이 한나라당이 현재 목말라 하는 부분을 파고들며 본인이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친이-친박 계파의 갈등을 잘 넘어 당의 변화와 화합을 이끌어야 한다. 그 힘으로 총선, 대선 승리를 이뤄내는 주역이 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립·화합형이 되는 게 옳다.”

이 의원은 “이렇게 아무 세(勢)도 없는 의원이 원내 대표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하는 자체가 큰 이변”이라며 “현재 많은 의원들이 당에 큰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당이 뭔가 좀 달라졌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인데다, 이렇게 당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주류들이 너무 세몰이 식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면 국민들에게 어필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런 생각에 동조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본인이 ‘다크호스 후보’라고 자임하기도 했다.

그가 당내에서 중립파로 남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2007년 치열했던 대선 경선 당시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었던 그는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중립적 입장에서 후보자들의 정책비전대회와 토론회 등을 주관하면서 각 후보들로부터 여러 가지 조건들을 조율해야했기 때문에 어떤 캠프에도 몸을 담을 수 없었다.

당시 양쪽 캠프에서 영입 제안이 왔었지만, 당 차원에서 책임지고 경선을 엄정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의원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중립을 지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본선 후보가 결정되고 난 뒤에는 중앙선대위에서 정책상황실장을 맡아 본선 때 공약을 집대성하는 역할을 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중립으로 분류됐다. 어느 쪽에도 속해있지는 않지만, 모든 사안에 대한 입장은 자유로웠던 편”이라면서 “세종시 문제가 있었을 때 수정안에 찬성을 했더니 언론에서 친이계라고 하고, 또 개헌 의총 때 4년 중임제를 피력했더니 친박성향이라고 하더라”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양 인사 모두와 대화가 잘 되는 편이라고. 그는 “경선 때 당을 지키며 역할을 했던 데 대한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 “원내대표를 시켜도 편향되지 않게 모두를 아우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후보가 이 시기에는 필요하다. 양쪽의 신뢰를 모두 받아야지, 일방적으로만 되면 역할을 하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초선 땐 최고 저격수..대북불법송금, 이용호게이트, 바다이야기 내 손에서 파헤쳐”

원내대표의 자리는 대야협상의 최전선에 서는 역할인 만큼 돌파력과 친화력 등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자리. 이 의원에게 이런 ‘실무적 자질’을 물었더니 꽤 ‘화려한 경력’이 쏟아져 나왔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대표와 예결위원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등을 맡아오고 있다. 예산 등의 첨예한 문제를 다룰 땐 여야가 있기 때문에 회의를 진행할 때는 굉장히 부드럽고 포용력 있게 안고 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는 아주 단호하게 한다.”

그는 “나에겐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갖춰진 지도자 리더십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초선 의원 때는 최고의 공격수였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대북 불법송금, 이용호 게이트, 바다이야기 등의 메가톤급 사건도 그의 손에서 파헤쳐진 문제였다.

이 의원은 “우리가 야당일 때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정권 핵심부의 이런 권력형 비리를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파헤쳐왔었다”면서 “이런 사건 등에서 이주영이 없는 데가 없었다”고 과거 사건들을 떠올렸다. 한마디로 외유내강 스타일인 셈.

그는 “지난 대선 경선 때 후보자들 간 토론회를 앞두고 양측에서 대리로 온 의원들이 조건을 협상 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불참 위기까지 왔었는데, 내가 양 후보와 직접 대화를 해서 타결을 시켰다”며 “작년에 예산안 처리 때도 부드럽게 진행하다가 결단을 내릴 때가 돼서는 단호하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을 아시는 분들은 알지만, 평소 점잖은 모습만 보는 분들은 내가 이렇게 돌파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모르셨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서는 전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웃어보였다.

재·보궐 선거 뒤 조기전당대회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선거 결과에 따라 책임론 혹은 이정도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라면서 “지금 현재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선출한 지도부고 임기 보장돼 있어 원칙적으로는 임기를 채우도록 하는 게 도리에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이 위기에 처한다면, 새로운 논의도 필요할지 모른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 그는 원칙적 찬성론을 밝혔다.

이 의원은 “지방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은 수도권 집중화 현상 때문에 지방이 균형 있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항을 이용할 때에도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불편과 경제적 손실이 있다. 신공항이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경제적 파급효과들에 대해 국가적으로 너무 배려가 소홀하다는 불만과 불신이 너무 팽배해 있다. 그것이 공약이라면 지키는 것이 정부의 원칙적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금 몇 년을 끌어오면서 마치 할 것처럼 하다가 백지화를 시켰기 때문에 지역민들로서는 굉장히 배신감, 불만 등이 팽배해 있다”며 “결국 차기 정부로 이 과제를 넘긴 꼴이 됐는데, 지역 입장에서는 계속 추진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시간을 끌면 안 된다. 이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벌써 2년 전에도 있었다”면서 “과학벨트 문제도 원칙에 맞게 추진하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미루지 말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안을 갖고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이 의원이 그리고 있는 본인의 원내대표상은 ‘불신을 초월한 리더’다.

그는 “정당은 항상 국민의 소리를 국정에 잘 반영을 해야 하는 소임이 있다. 이런 면에서 당 지도부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있는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친이 쪽이라면 청와대에서 오더를 받는 대로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친박 쪽이라면 청와대와 자주 부딪힐 여지가 있어 소통이 제대로 안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중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불신이나 의심에서 초월해 모든 문제를 합리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게 청와대에 전달할 건 하고, 당내 설득할 건 하는 그런 원내대표가 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렇게 세 몰이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이재오 특임장관과 친이 의원들의 모임이 예정돼 있던 것을 지목, “선거를 앞두고 계파 모임을 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며 “이런데 있어서 깊은 성찰 필요하고, 이것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론형성 과정은 상향식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원내대표가 된다면, 중요한 정책에 대한 당론을 정할 때 미리 지도부에서 방침 정하는 하향식 당론형성 아니라 정책의총을 열어 의원들로부터 상향식으로 당론이 결정되도록 당의 의사결정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정부 관계에 대해서는 “각 정부 부처와 상임위와의 토론모임을 자주 가져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할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국민의 바람과 의사가 이런 당정협의과정에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원내부대표직도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진용을 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는 재·보궐 선거가 끝난 뒤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시점을 담당해야 하는 만큼 이 정부가 성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역할을 다해야 하는 자리”라면서 “이렇게 해야만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의 믿음과 사랑을 받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이런 점을 항상 가슴에 담고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헌신할 생각”이라며 “이런 뜻을 믿고 저에게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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