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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안철수는 앉아만 있어도 기사화"


입력 2013.05.14 10:48 수정         동성혜 기자 / 조소영 기자

<인터뷰>허심탄회 돌직구 쓴소리 마다 않는 민주당내 저격수

"민주당이나 안철수나 외눈박이 아닌 두눈박이로 바라봐야"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영환 민주당 의원

치과의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당내 개혁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당내 저격수’, 초선 때부터 원자력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와 ‘원전전문의’ 등 다양한 별칭을 갖고 있는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8일 ‘데일리안’과 만나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 대한 부러움을 내보였다.

김 의원은 이날 안 의원과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질의에 특유의 ‘허심탄회한 화법’으로 안 의원을 환영했다. 김 의원은 질문을 받자마자 웃으며 “안철수. 참, 그 양반 부럽다”면서 “언론들이 모두 주목해주는데다 (스스로) 관심을 모으기 때문에 이는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자 축복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안철수 의원’이 배출되고, ‘안철수 신당’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것은 민주당이 ‘자초위난’(스스로 위기를 초래한 일)한 것이라고 평하면서도 안 의원과 신당이 국민의 바람과 희망을 끌어안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 의원에게 민주당 입당 또는 신당과 민주당 간의 결합을 에둘러 언급키도 했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비주류의 좌장’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김한길 대표 체제에 대해선 “필연적인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민주당의 변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당이 정상화되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는 지도부가 자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원자력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등의 권한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이를 두고 “(미국이 우리나라가) 권리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음식점에 식재료를 금지시키고, 여기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김한길 체제’가 들어섰다. 어떻게 보면 될까.

“‘김한길 체제’의 출현은 필연적인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게 아니고 당연한 것으로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 (만약 ‘김한길 체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대선 이후 민주당이 변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간주돼 민주당이 그 길로 ‘사망선고’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편향성’이라는 게 너무나 체질화됐기 때문에 당대표와 최고위원 몇 사람을 바꿨다고 큰 성질의 변화가 있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김한길 체제’는 조만간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그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원인과 대안 등을 준비해야 한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선거까지 민주당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 ‘위기’라고 함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

“민주당 지도부가 바뀌었는데 국민의 지지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지도부가 바뀌었으면 국민의 관심을 끌고, 당이 대안정당으로서 국민에게 희망을 갖게 해야 하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 크게는 우리당에 위기가 세 가지 있는데 첫째는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위기, 둘째는 위기를 극복할 전략과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데서 오는 위기, 셋째는 위기를 극복할 집단적 리더십이나 준비가 미흡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누군가는 정확히 분석하고, 대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영환 민주당 의원
- 그동안 기존 당 강령과 당헌·당규 등을 획기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김한길 체제’에 들어서면서 개정이 됐는데 만족할만한가.

“내 견해보다는 대체적인 공감과 지적이 있었고, 일반적인 국민의 상식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는 상당 부분 반영되고, 개선됐다고 본다. 몇 퍼센트가 반영됐다는 그런 것보다 큰 기조가 중요하고, 인식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고 본다.”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어떻게 평하나.

“현재 남북관계가 굉장히 위기와 갈등이 조장돼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었다고 생각한다. 한미공조가 균열이 없고, 동맹이 견고함을 과시한 게 시기적으로도 적절했고, 내용적으로도 만족할만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당의 논평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내용이 미흡했다는 말이 많다.

“개성공단이나 북한 핵, 한미원자력협정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뭔가 성과가 더 있길 기대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런 것들이 어제 회담으로 다 끝난 게 아닐 걸로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한미동맹의 균열이 없음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체적으로는 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 한미원자력협정 문제에 대해선 이른 시일 내에 타결을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더라.

“당연히 미국이 한국을 이해하고, 요구를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논란은) 미국이 한국에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등을 허용한다면 한국이 핵을 개발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오해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고, 세계5대 원자력 강국인 상황에서 농축기술을 막거나 폐기물 처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마치 음식점에 식재료 반입을 금지시키고, 여기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우리의 원자력 자주권을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이 확실히 관철시켜야 한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영환 민주당 의원
- ‘프랜차이즈법’ 등 일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속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6월 국회가 열리면 속도를 내게 될 것이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여러 가지 법들이 틀림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는 상당히 신중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면서 경제민주화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원칙을 견지하는 게 필요하다. 의지가 약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빨리 만드는 것보다 옳게 만들어 관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경색된 남북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군사적으론 잘 모르지만, 양측이 조금씩만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 4월에 한미군사훈련이 너무 집중돼있고, 반복돼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싶다. 키리졸브, 독수리훈련에다가 서해해상훈련이 있어 북한에게 경고를 주는 측면도 있지만, 자칫 자극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턴’하는 상황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이 무수단리 로켓 발사장에 설치한 미사일을 내렸다는 보도도 있듯이 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군사훈련의 규모나 횟수를 제한하고, 역지사지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 박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솔직히 박 대통령이 살아온 것, 관심 갖고 온 부분에서 볼 때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것은 조금 어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선거 때 캐치프레이즈로 들고 나온 것은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유, 사랑, 평화 이렇게 얘기하면 좋은 얘기 같긴 하지만, 관념적이라 잘 이해가 안되지 않나. 깃발의 내용이 선명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얘기해줘야 한다. 이를테면 기술은 여기다 투자, 산업은 이곳에 투자, 개혁은 어디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하나라도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나는 그걸 한 번 만들어봤다.”

-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 분야별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해놨다는 말인가.

“왜 창조경제가 안되는지에 대한 것들을 만들어놨다. 예를 들면 우리가 IT강국이지만 하드웨어는 있는데 소프트웨어는 없고, 제조업 강국이지만 완제품은 있는데 부품소재가 없다는 것 등이다. 말하자면 이렇게 내가 없다고 얘기한 것들이 어떻게 충원돼야 하느냐를 봐야 한다. 이것이 창조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하자고 얘기한다. 우리의 방송기술이 선진국을 따라가기 힘들게 차이가 벌어져있는데 이때는 방송기술을 버리는 대신 스마트방송으로 틀어 콘텐츠 등을 잡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영환 민주당 의원

- 향후 경제정책이 어떻게 돼야 한다는 생각인가.

“우리가 갖고 있는 2.20%대의 성장은 우리 역사에서 지워야 하고, 향후 50년간 지워야 한다. 어떻게 미국보다 성장률에서 뒤지는 나라가 될 수 있나. 그런데도 여야가 싸움만 할 수 있나. 지금은 국회가 정신 차리고 국민의 사기만 높여줘도 성장률이 2% 올라갈 것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줘야지 문제를 자꾸 엉키게 만드는 ‘프라블럼 메이커’(Problem Maker)가 돼선 안된다. 이 시스템을 풀기 위해선 가슴이 아프지만 야당이 여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

-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회에 입성했다. 안 의원과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나올지도 모른다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안철수. 참, 그 양반 부럽다. (웃음) 그 양반은 (본회의장에) 앉아만 있어도 언론이 기사를 써주지 않느냐. 불러도 오지 않을 언론들이 그렇게 모두 주목해주고,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원망이나 한편으로는 그리워하는 마음이 안 의원에게로 가있고, ‘안철수 신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다만 안 의원과 ‘안철수 신당’의 동력이 이런 희망들을 품고 감당하기에는 어렵다고 보인다. 신당에 모이는 에너지와 민주당에 개혁을 요구하는 에너지가 어떻게 하나로 뭉쳐질지를 생각하고, 외눈박이가 아닌 두눈박이로 사물을 봐야 균형 있게 볼 수 있다. 지금 야권은 ‘안철수’와 ‘민주당’을 동시에 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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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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