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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내 꿈은 국감스타, 지방선거 끝나면..."


입력 2014.01.11 10:28 수정 2014.01.11 10:50        조성완 기자

<인터뷰>"안철수 새정치? 경로우대증 없으면 못들어가"

"박원순 싫은 이유는 가식때문…박대통령 특유의 답답함"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촬영협조 coffeesmith 홍대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촬영협조 coffeesmith 홍대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가 국감스타가 못됐다. 국정감사에서 뭔가 제대로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전 국회의원? 변호사? 방송인?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인터뷰를 갖기로 한 7일, 그를 만나러 가기 직전까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던 것은 그에 대한 호칭이었다. 일반적으로 한번이라도 배지를 달면 ‘의원’이라는 호칭을 붙인다. 하지만 현재 방송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를 막연히 ‘의원’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어색했다.

그의 지역구였던 마포구 홍익대 근처에서 만난 순간 한 여대생이 “어, 강용석 아저씨다”라고 말하는 순간에는 ‘그래 이제는...’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뿐. 그의 소박하지만 큰 목표를 듣는 순간 ‘역시 한번 의원은 끝까지 의원’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정치에 대한 강 전 의원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롤러코스터 인생, 국회의원에서 변호인...이제는 잘나가는 방송인?

강 전 의원의 인생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다. 제18대 국회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었지만 한순간에 무소속 의원이 됐다. 제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 이후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지금은 방송인으로 더욱 알려졌다.

그는 “요즘 썰전과 무자식 상팔자, 고소한 19, 강적들 등 4개의 프로그램을 한다. 일주일에 사흘을 녹화한다. 덕분에 변호사 일이 좀 줄었다”며 요즘 ‘소위 잘 나간다’는 것을 증명했다.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에 대해서도 “의원할 때는 아무도 (나를) 몰랐고, 좀 알게 되면 비호감이었다. 지금은 그래요. 딱 연예인이에요”라고 규정을 지었다.

강 전 의원이 방송생활을 이어가는 데는 가족의 도움이 컸다. 그는 “우리 애들이 내 생각보다 훨씬 잘 하고 있다. 이제는 방송 전문가가 돼서 엄마가 뭐라고 하면 ‘편집 알아서 해주는데 뭘 신경 쓰냐’라고 한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아이들은 의원 아빠와 방송인 아빠 중 어떤 걸 더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지금을 더 좋아한다”면서도 “그런데 이것도 다 정계복귀를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다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썰전에서 내가 밀린다고? 통편집만 아니었으면...”

강 전 의원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대중의 사람을 받는 것을 꼽으라면 jtbc의 ‘썰전’을 빼놓을 수 없다. 보수 성향의 전직 의원과 진보 성향의 정치평론가, 그리고 한때 막말 파문에 휩싸인 방송인. 다소 쌩뚱 맞은 조합이지만 서로간의 ‘케미’는 무시무시할 정도다.

그는 썰전 출연 계기에 대해 “여운혁 PD가 좀 보자고 연락이 왔다. 당시 김구라 씨만 출연진으로 정해져 있었다. 원래 정봉주 전 의원이 고려 대상이었는데 본인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진행을 맡은 김구라 씨에 대해서는 “여 PD가 시사 관련 예능프로그램을 하려면 김구라 씨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도 그런 것 같다. 웬만한 사람들 만나봤는데 연예인 중에 김구라 씨만큼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썰전에 대해서는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내 모토는 해당 이슈에 대해서는 그 주에 나온 것을 싹 다 정리해서 그 분야에서 가장 전문가가 들어도 크게 손색없을 정도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촬영협조 coffeesmith 홍대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촬영협조 coffeesmith 홍대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 전 의원은 특히 “100분 토론과 심야토론의 시청률을 합친 것보다 썰전 앞부분의 시청률이 더 많이 나온다. 그래서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파급력이 크니까 엄청나게 신경을 쓴다. 특히 새로운 정보보다는 틀리지 않는 게 중요해서 팩트 체크를 충실하게 한다”고 힘을 실었다.

이어 “지난번에 철도 민영화 부분에서도 시청자들이 내가 밀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 내가 왕창 반박한 게 있는데 일부분의 팩트가 확인이 안 되면서 통으로 날려버렸다. 팩트가 확인돼서 반박-재반박-반박이 나왔으면 설득력이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 전 의원은 썰전의 특성상 정치권 인물, 특히 의원들을 주로 다루다보니 가끔씩은 거론된 인물들에게 항의전화도 받는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방송에서 정치를 너무 희화화 한 것이 언젠가는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글쎄요. 그래서 나는 더 많이 이야기한다. 특별히 예를 들 수 없게. 뭐 하나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해서 ‘그것은 뭐다’라고 말 하는 게 우스워 질 수 있게”라고 철두철미함을 드러냈다.

“안철수 새정치? 경로우대증 없는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분위기”

강 전 의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다. 한때 ‘안철수 저격수’라고 불릴 만큼 안 의원에 대해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문제점을 제기했다. ‘전 의원’과 ‘현 의원’으로 입장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안 의원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혀를 놀렸다.

그는 “안 의원이 요즘 꿀꿀할 것 같다. 아무 것도 아닐 때는 오히려 (영향력이) 컸는데 배지 달고 나서 그냥 의원에 불과해졌다”며 “안철수 신당도 6·4 지방선거에서 전북지사, 전남지사, 광주시장 등에서 한 석도 안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근 신당으로 합류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서는 “무슨 새정치를 65세 이상 되는 사람하고만 하는가. 경로우대증 없는 사람은 신당에 들어갈 수 없는 분위기”라며 “그런데 안 의원과 윤 전 장관은 이미 예정돼 있다고 본다. 지방선거 전에 또 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 전 의원은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나면 처음 헤어졌던 사유와 똑같은 이유로 또 헤어진다”며 “내가 알기로 윤 전 장관은 굉장히 선명한 사람이다. 자기 생각이 거리낌 없이 다 나오는데 안 의원은 정말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 의원이 직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서는 “내가 보기에는 그냥 안 의원에게 ‘나를 지지해 달라. 나는 무소속으로 나가겠다’고 말할 것 같다. 신당에 가입하는 것보다 (오 전 장관 입장에서는) 무소속이 훨씬 낳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또 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것에 대해 “민주당 핵심 지지층들은 지금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신당을 지지한다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당 좀 혼내줄려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도 그렇고 새누리당도 그렇고 핵심지지층들은 굉장히 정치적이고 자기와 당을 동일시한다. 굉장히 정치적으로 판단한다. 지금은 의도적으로라도 신당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쫙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내가 박원순을 못마땅해 하는 이유? 그 양반은 모든 게 다 가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강 전 의원이 제18대 의원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 선언’을 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박 시장이다. 최근까지도 강 전 의원은 썰전 등에서 박 시장의 시정활동에 대해 비판의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강 전 의원은 박 시장을 못마땅해 하는 이유에 대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식적인 것”이라고 콕 찍었다.

그는 “내가 그 속을 잘 아는데 그 양반은 모든 게 다 가식이다. 정말 요만큼도 진실이 없다”며 “얼마나 치밀하고,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인데. 그걸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선한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난 그게 싫다. 가식, 위선 이런 게 싫다”고 이유를 분명히 했다.

이어 “그렇다면 능력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능력도 없다. 시민단체에서 하던 정도의 가식과 위선으로 지금 너무 큰 자리를 맡았다”면서 “지금 해 놓은 게 하나도 없다. 돌고래 풀어주고, 양봉한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이 최근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결국 시장 한번 더 시켜달라는 이야기다. 뻔한 것”이라며 “예전에는 그 사람이 시민단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봤기 때문에 그 가식이 통했다. 이제는 그 사람을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고 보기 때문에 그 본질이 보이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최고지도자라면 본인이 하고 싶은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강 전 의원은 본인이 몸을 담았던 정부·여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과 관련 “나는 썰전에서 88점을 줬다. 국정 기조를 숫자로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 그냥 ‘잘 해보자’가 아니라 ‘어디까지 잘 해보자’라고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방향도 맞다고 본다.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게 수출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수시장이 어렵기 때문인데, 내수활성화를 위해서는 부동산이나 규제 철폐 등 밖에 없다”며 “야당은 내가 볼 때 실물경제를 너무 모른다. 그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특유의 답답함이 있다. 어제도 제대로 이야기했다. 떼 쓴다고 무조건 들어주는 게 소통이 아니다. 사실 최고지도자가 되려면 이런 생각이 있어야 된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그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의지가) 있어야 된다. 중구난방으로 하면 어떻게 최고지도자가 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촬영협조 coffeesmith 홍대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촬영협조 coffeesmith 홍대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가 국감스타가 못됐다. 국정감사에서 뭔가 제대로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인터뷰 말미에 문득 ‘강 전 의원이 의정생활 중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끊임없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던 그였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지난 의정활동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인터뷰 내내 얼굴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 질문이 나가는 순간만큼은 한동안 진지한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했다. 잠시 고민하던 강 전 의원은 의외로 소박하면서도 큰 꿈을 털어놨다.

그는 “내가 국감(국정감사)스타가 되지 못했다. 초반 2년은 청년위원장을 한다고 국감을 못했고, 2010년에는 국감을 한 번도 못나갔다. 국감에서 뭔가 한번 제대로 해봤으면 좋겠다”고 짧지만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강 전 의원은 정치권 복귀를 위한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지금 움직여봤자 소용이 없다. 지방선거가 끝나야 한다. 지금은 돌아다녀봤자 ‘구청장 나오려는가보다’라는 소리밖에 못 듣는다. 올 한해는 방송을 충분히 하고 내년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경쟁상대로 보지 않는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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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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