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출판기념회 책값은 '뇌물'" 3무 북콘서트
<인터뷰>초청장·조직동원·정치자금 모금 없어 "정치바꾸기 위한 출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대구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측 예비후보가 초청장과 동원, 모금이 없는 3무(無) 북콘서트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일찌감치 대구시장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그는 5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북콘서트 ‘가능하다’를 개최, 시민들과 대구의 미래를 논의했다. 권 후보의 저서 ‘가능하다’는 권 후보가 지난 1년 동안 대구를 돌며 보고, 듣고, 느꼈던 바를 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
권 후보는 이날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출판기념회를 북콘서트로 대체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금전적인 손실도 상당히 발생할 것이지만 대구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기 위해 출마하려는 사람이 사실상 불법 정치자금 모금 수단인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는 후보자와 관련한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규정 때문에, 대다수의 공직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선거 3~4개월 전에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거둬들인 모금액으로 부족한 선거자금을 메우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선거에 임박해서 열리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세를 과시하기 위하여 참석자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선거에 임박해서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권 후보는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은 행사장에 놓여있는 모금함에 책값을 넣는데, 통상 책값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내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어서 초대받은 사람들은 부담이 크다”며 “정치자금법을 일시에 무력하게 만들 뿐 아니라 사실상 뇌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대신 권 후보는 초청장과 조직적인 동원이 없고, 정치자금 모금이 없는 3무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권 후보는 이번 북콘서트를 책 속의 등장인물과 평범한 시민 10여명만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소규모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하고, 행사의 전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했다.
권 후보는 “원칙적으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없어져야 한다. 허용을 하더라도 적어도 선거일로부터 1년 이내에는 출판기념회 명목의 모금 행사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많은 폐해가 발생하는 출판기념회를 국회가 방치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권 후보는 이어 “최근에 정가를 받는 출판기념회가 등장하고, 제주지사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원희룡 전 의원도 ‘북콘서트는 계획 중이지만 출판기념회는 하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처럼) 이번 행사가 앞으로 출간 기념행사의 모범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 “대구에서 일생의 가장 민감한 시기인 사춘기와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며 “또 대구는 나에게 청운의 꿈을 키워준 도시다. 서울 부시장과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많은 대구시민들이 대구를 살리는 데 동참해 줄 것을 여러 경로로 요청해왔었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는 “대구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대학시절부터 기반을 쌓아온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대구에 왔다”면서 “빛을 잃어가고 있는 대구를 되살리는데 목숨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권 후보는 “대구의 운명을 바꾸는 것은 정치다. 그 정치의 힘은 바로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면서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구를 바꾸고 혁신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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