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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참극이지만 P세대 등장은 고무적"


입력 2014.04.11 11:50 수정 2014.04.13 10:15        김소정 기자

<인터뷰>김명환 자유총연맹 회장 "청년들 안보중시 계기"

"Patriotism + Power & Peace + Personality = P세대"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역설적으로 천안함 폭침과 같은 북한의 도발이 오히려 젊은 세대의 애국심에 불을 지핀 측면이 있습니다. 이전에 국가나 안보를 얘기하면 수구세력으로 폄하했지만 이런 현실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국자유총연맹은 최근 전후세대의 안보관과 통일관을 확립하기 위한 미래세대 양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60년의 발자취를 밑거름으로 삼아 올해를 ‘제2의 창립의 해’로 공표한 김명환 자유총연맹 회장은 7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6월15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국가정체성을 지키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제 새로운 6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를 맞아 전국 150만 회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젊은세대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17개 시도지부와 228개 시군구지회, 3500여 읍면동분회와 함께 탈북자 지원활동에 힘을 보태면서 통일 기반 조성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총연맹은 지난 2002년부터 유엔 경제사회의사회(UN ECOSOC) 가입 NGO로서 빈곤과 기아해소, 질병퇴치, 아동, 여성, 환경보호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관여해오던 것을 더욱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매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 대학생으로 구성된 대학생글로벌리더연합의 해외봉사활동을 강화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를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에도 젊은세대가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또 연맹의 싱크탱크로 최근 개설된 ‘자유통일연구원’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 탈북자 안정화 대책, 역사교과서 문제 등에 대한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국민들에게 전파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평화통일 기반 구축의 한 축도 청년 리더의 몫”이라며 “젊은 세대가 지식과 재능을 나누고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를 통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주어야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맹은 자유통일연구원에 이어 ‘호국수련원’을 건립하고 젊은세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은 매우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을 자각하는 P세대가 등장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연이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안보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이 말하는 P세대란, 애국심(Patriotism)과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킨다는 안보의식(Power & Peace)에 눈뜬 개성(Personality) 세대를 말하는 것으로 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열정과 힘을 가진 젊은이를 지칭한다.

김 회장은 “그동안 서해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폭침사건도 교과서에 못 실리는 게 현실이었다. 이렇다 보니 전후세대들이 북한의 실체를 배울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 한민족이란 미명 아래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던 젊은이들이 4년 전 우리 군함이 두쪽이 나고 평화롭던 어촌마을이 갑자기 불바다로 뒤덮이는 것을 보면서 자각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호국수련 과정을 통해 망원경으로나마 북녘땅도 한번 들여다보고 DMZ를 따라 국토를 횡단하면서 안보현장에서 미래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분단 현실과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국가관과 안보관을 확립해주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안보와 국가관을 심어주려고 애쓰는 보수 세력의 구호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은 좌편향적인 역사교육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 방안이 없었던 탓도 크다”면서 “앞으로 연맹에서 하는 각종 집회도 일방적인 구호 외침이 아니라 청중과 교감하는 방식으로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P세대 탄생 고무적”

지난 2월10일 각 대학 단체인 ‘북한인권 동아리’와 ‘자유북한 청년포럼’이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나 북한인권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하면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일이 있다. 대학생들이 발로 뛰며 모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한 것이다. 김 회장은 “바로 이런 모습이 P세대 방식의 애국이며, 이를 기성세대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P세대의 등장은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에 대한 진지한 자각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이들 세대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안보보다는 화해와 평화를 배웠지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보면서 ‘우리 민족끼리’를 외쳐온 북한 정권의 호전성과 실체를 두눈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사실 젊은세대는 전쟁과 가난을 겪지 않고 인터넷과 IT가 고도로 발달된 유비쿼터스 시대를 살아오면서 초중고 시절 편향된 현대사 교육까지 받은 탓에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말도 있다”며 “하지만 최근까지도 핵위협과 해안포 발사, 다량의 무인기 출현 등 끊임없는 도발을 일삼고 대한민국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북한을 보면서 안보의식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젊은세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총연맹은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자유수호 전국 웅변대회를 비롯해 전국 고교생 토론대회, 청소년 모의국회, 대학생 DMZ 국토 횡단 대장정과 청소년 병영체험 등을 주관해오면서 청년들의 안보의식 교육을 담당해왔다. 또 대학생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국 ‘리얼 코리아’를 통해 젊은세대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주의가 전쟁의 아픔과 호국선열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교훈을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대남적화 전략이나 사회주의의 실체에 대해 올바로 교육받고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면서 “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도 ‘낙망은 청년의 죽임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라고 갈파했듯이, 청년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공산주의는 구소련의 붕괴와 냉전의 종식 등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에서는 3대세습 아래 더욱 악화되고 있다. 북한 정권의 파행과 적화통일에 대한 야욕, 그리고 공산사회의 처참한 현실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인식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우리는 반공정신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과거의 반공이 공산사회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의 반공은 굳건한 안보의식을 갖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것이 반공연맹으로 출범한 한국자유총연맹에게 맡겨진 시대적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공’에서 ‘자유민주’로 구호 바뀐 자유총연맹은 현대사의 압축판

자유총연맹의 뿌리는 지난 1954년 결성된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이다. 냉전기 한국반공연맹 시대(1964~1989)를 거쳐 1989년 4월 공산권 해체와 탈냉전의 시대조류 속에서 한국자유총연맹으로 거듭났다.

사실 자유총연맹의 지난 연혁은 우리 현대사의 거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지난 60여년간 ‘반공’에서 시작해 ‘자유민주’까지 자유총연맹의 구호는 바뀌었지만 한반도의 현실은 그대로 분단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회장은 “연맹이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압축판이며,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다”며 “지금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소로 종북 논란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임 직후 마침 충격적인 현직 국회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사건이 벌어지자 이석기 의원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통합진보당 해산을 촉구하는 시위 현장마다 수차례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종북 논란에 대해 “흔히 자유는 공기와 같다고 말들 한다. 있을 때는 그 중요성을 모르지만, 없어지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이들이 많다”며 “지금 김일성 김정일의 우상화와 3대세습, 체제 존속에 방해가 되면 무자비하게 숙청을 자행하는 북한의 현실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북한 정권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은 대한민국을 분열시켜 남남갈등을 촉발하고 이 틈을 타서 북한의 연방제 통일을 꿈꾸고 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국가가 정치활동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국가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의 준동까지 보호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 회장은 이석기 의원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좌파세력들이 국회 등 합법 공간에서 활보하며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광분해온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들은 유사시 국가반란을 획책하고 미북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거쳐 북한식 연방제 통일로 가기 위한 준비를 진행시켜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건 이후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거족적 투쟁’ 운운하며 우리 사회 내부의 반정부 운동을 부추겼던 사실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을 6명이나 둔 정당이 북한 도발 시 내부에서 우리나라를 전복하려는 모의를 한 것에 대해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미국 사회학자 파슨스(T. Parsons)의 시스템 이론을 나름대로 정리한 ‘주먹 철학’을 언급하면서 “손가락 하나는 약해서 금방 꺾어질 수 있으나 다섯 손가락을 하나로 모아 주먹이 되면 꺾이지 않고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정치, 경제, 사회 및 언론, 교육 및 문화, 국방 등 다섯 분야가 균형된 발전을 이룰 때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김 회장은 “연맹의 변화된 활동 내용으로 이른바 ‘극우보수’의 테두리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보수의 가치가 되살아나야 한다. 보수세력도 변화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보수는 국가를 떠받치는 세력으로서 8000만 겨레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통일공동체를 준비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남북간의 신뢰는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키는 가운데 쌓이는 것이지 어느 한쪽의 선의만으로 생길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이론으로 정부의 북한과 대화하고 타협하려는 노력과는 별개로 북한의 도발과 북한인권 문제에는 온 국민이 힘을 합쳐 단호한 태도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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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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