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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이 망친 새정연, 이제 중산층도 적으로 만들었다"


입력 2014.08.24 10:03 수정 2014.08.29 17:09        동성혜 기자

<인터뷰>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여당보다도 혁신을 못하니 저 모양 저 꼴된 것"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하고 이야기 하려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약자나 불만세력을 대변하지 못해 중산층도 적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라고 한다. 혹자는 과연 새정치연합의 존재 가치가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단순히 7.30 재보궐선거에서의 패배를 두고 하는 평가들은 아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장은 “새정치연합 내부의 계파정치”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 ‘계파정치’의 영향으로 ‘권은희 공천’이라는 최악의 수를 만들었고, 야권의 중심이었던 중산층과 서민조차 새누리당에 빼앗겨 이젠 지금의 세월호 사태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선거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야권연대 역시 결국 “정의당이나 통합진보당이라는 또 하나의 계파에 불과한 ‘계파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제는 투표율이 높아져도 오히려 여당인 새누리당에 유리하다. 즉 중도층이 새정치연합을 선택하기에 그 ‘불안전성’에 고민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 원장을 만난 것은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기대 대학원 원장실에서다.

박 원장은 “국민들은 지금의 야당이 자격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며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어야 하는데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만년 야당이 되어 버린 셈인데 만년 야당은 야당이 아니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만년 야당’이라할 수 있는 통합진보당이나 정의당의 경우 이념정당이지 야당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현재의 여당 대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세력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권교체 능력이 없는 야당은 야당이 아니라는 냉혹한 비판이다.

또한 박 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여야가 팽팽히 싸워왔지만 지금 안되는 이유는 ‘계파정치’ 때문”이라며 “특정 계파의 수장이 당대표가 되고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 국민을 위한 대통령은 안중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국민들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을 야당으로 보지 않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을 오히려 야당으로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86’의 계파정치, 그들만의 계산만 있지 국민과 멀어져”

도대체 새정치연합 내 어떤 ‘계파’를 말하는가.

박 원장은 그 근원을 ‘486’이라 불리는 운동권 출신들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지금은 ‘친노무현계’와 손을 맞잡은 ‘486 세대’는 민주화의 과정에서는 훌륭한 정치세력으로 역할을 했지만 정당을 형성한 이후에는 오히려 ‘실(失)’이 됐다”며 “요즘 보면 젊은 IT쪽 사람들이 야당으로 와야 하는데 여당으로 가고 연출가 환경단체 등 새로운 인물들도 다 야당으로 간다. 그만큼 계파정치가 무섭다는 말”이라고 밝혔다.

‘486세대’들은 김대중 정부 때 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이들은 ‘3김(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시대’가 종말을 맞이할 때 특정 후보들을 중심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거쳤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새로운 야당 대표가 당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들의 선택에 따라 야당이 좌지우지 됐다”며 “정동영도 손학규도 486이 없으면 당 대표가 되기 어려웠고 지금은 친노와 연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내 그들의 계산만 있지 국민과는 멀어졌다”면서 “여당보다도 자기 혁신을 못하다 보니 지금 상태가 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계파정치보다는 야당이 야당답지 못한 선명성 부족이라는 평도 있다’고 하자 박 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좌깜박이하고 우회전한다’는 말이 있었다”며 “그만큼 집권세력에게 중도층은 중요하다는 역설이다. 선명성만 갖고는 집권당이 되기 어렵다. 중도층과 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유연함을 왜 못배우는가”라고 반박했다.

박 원장은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이념적 스펙트럼과 정책적 안전성이 부족하다”며 “세월호는 보수 진보라는 이념 논쟁이 아닌데 그렇게 돼 버렸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직접 대통령하고 이야기하려는 모습은 야당이 약자나 불만 세력을 대변하지 못하고 중산층도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야권연대’ 역시 큰 의미의 계파정치라는 박 원장은 “정의당이나 통합진보당이라는 또 하나의 계파에 불과하다”며 감동도 의미도 명분도 이미 상실한 정치적 꼼수임을 꼬집었다.

“선거이후 태도돌변한 정부여당의 섬뜩함이 야당에는 기회”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한 평을 물었다. 박 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다.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에 떨어진 것 정도의 일패”라며 “중요한 것은 안 전 대표가 ‘안철수 현상’이 왜 생겼는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원장은 “안 전 대표는 ‘새정치는 과정을 중시여긴다’고 했는데 이번 재보궐에서의 공천은 정치 현실에 휩쓸려 그 과정을 완전히 무시했다”며 “이 때문에 대통령은 그만두고라도 과연 정당을 이끌어갈 인물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고정 지지계층이 있기 때문에 정치기획력을 가진 참모들과 당내 계파정치를 깰 수 있는 카리스마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박 원장은 위기의 새정치연합에 대해 여전히 희망이 있음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재보궐 이후 국민들은 청와대와 여당의 섬뜩함을 들여다봤다”며 “선거전 눈물을 흘리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던 정부여당이 선거직후 다수당이 되자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든가 농성중인 유가족을 향해 ‘노숙자’라고 말하는 오만함을 보았던 것이다. 진정성이 없었다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정부여당의 태도들이 바로 야당에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대학원 자치시대 집중화” 동북아 정치경제 최고지도자 과정 등 운영 예정

한편,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4년동안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을 맡았던 박 원장이 다시 원장으로 부임한 것은 지난 1일이다.

이와 관련, 박 원장은 경기대학교의 서울캠퍼스 특성으로 정치전문대학원의 활성화를 꼽으며 “수원캠퍼스와 서울캠퍼스의 가교역할을 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1년반 동안 원장으로 있으면서 누가 원장이 되더라도 대학원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대학원 자치시대를 집중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박 원장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동북아 정치경제 최고지도자 과정 △한반도 전략문제 연구소 △사회적 경제전문가 과정 △보좌진 및 정치컨설팅 육성 과정 등이다.

동북아 정치경제 최고지도자 과정은 정파를 초월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중국 전문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9월 24일 1기 입학식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다.

한반도 전략문제연구소는 한국의 국가 전략과 통일·정치 및 외교국방 분양의 정책연구와 조사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학문적 이론은 물론 현장성을 겸비한 국가 정책 수립에 목표를 두고 있다.

사회적 경제전문가 과정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체계적 이론과 현장 실무를 겸비할 예정이다. 또한 보좌진 및 정치컨설팅 육성 과정은 오는 10월경부터 문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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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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