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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지금 빚내서 집 사도 돼?" 라고 물으신다면...


입력 2014.09.24 16:09 수정 2017.12.01 13:25        박민 기자

서민층 '공공임대주택 확대 방안' 및 '주거비 부담 완화' 필요할 때

최근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시장에 온기가 감돌자 집을 사야할 시점인지 문의하는 수요자가 부쩍 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최근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시장에 온기가 감돌자 집을 사야할 시점인지 문의하는 수요자가 부쩍 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지금 집을 사도 돼?" 최근 만나는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정부가 잇단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기대감이 감돌면서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이들 질문의 요지는 "집을 사면 집값이 오를까?"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세차익은 지양하고, 대출상환 여력이 되는 상황에서 학군·입지 등의 실거주 목적과 부합된다면 사라'다.

부동산 시장은 크게 회복기-상승기-침체기-하락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현재를 회복기로 보고 있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집값이 저점을 찍은 이후 서서히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데 지금 시점이 정부의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더욱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12주 연속 오름세(한국감정원, 9월 15일 기준)를 보이고 있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 수천만원 이상 집값이 올랐다는 소식도 적잖이 들린다. 전세값 상승이나 보증금 반환 등의 리스크에 피로감을 느낀 전세세입자들과 투자자들이 구매수요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집값이 오르기 전에 빨리 집을 사라'고 권하는 것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의 개념'이나, '부채상환능력이 되는 수요자들'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최근 LTV 70%·DTI 60% 등의 금융규제 완화와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는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전세수요자들에게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자가전환으로 유도해 주거안정화를 꾀하는데 방점이 있다.

데일리안 산업부 박민 기자 데일리안 산업부 박민 기자
일부 이를 오해해 부채 상환 능력이 되지 않는 세입자나 서민층도 빚을 내 집을 사야 한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집값이 1억원 올랐다', '하루새 호가만 수천만원 뛰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혹'해서 빚 내서 집을 사고 싶은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이는 성급한 판단이다.

'집값이 올랐다'는 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강남 3구 아파트이거나 입지가 좋은 단지들인데, 이들 단지는 공통점이 있다.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이다.

교통, 직장 등의 입지조건이 뛰어나고, 학군도 잘 발달되어 있어 수요가 몰려 가격이 상승하는 경제 현상인데, 이를 시장 전체 상황으로 대입해 집을 사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오히려 주택 공급 과잉 문제가 제기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이유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어 향후 집값은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빚을 내 집을 사는' 양적 측면의 시장 활성화와 함께 전월세 세입자나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별도의 공공임대주택 확대 및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의 질적 측면의 정책도 병행돼야 할 때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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