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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것들이 권력잡고 기업하면 대한민국 망한다


입력 2014.10.26 09:56 수정 2014.10.26 09:59        동성혜 기자

<인터뷰>칼럼 모아 '품격경영' 펴낸 신성대 출판인

"권력은 품격에서…품격운동 이뤄져야 경제도 살아나"

'품격경영' 신성대 지음 동문선 펴냄. '품격경영' 신성대 지음 동문선 펴냄.
“회사 같은 조직에서도 회사원들과 같이 식사를 해보면 개인의 매너를 알 수 있다. 젓가락으로 반찬을 뒤적거리는 경우, 쩝쩝거리며 먹거나 음식을 일부 튀면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 등 이런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 아무리 친하다 해도 불쾌한데 비즈니스 자리라고 생각해봐라.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상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총리, 장관 등이 해외에 나가 식사하는 그 행동 하나 하나가 국가를 대표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신성대의 이제는 품격’ 시리즈로 ‘데일리안’의 독자들 수준을 한단계 더 높여준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는 유난히 대통령의 품격을 놓고 비판의 날을 매섭게 들이대는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칼럼을 넘어 ‘품격 경영’(신성대 지음 동문간 펴냄)이란 제목의 두툼한 책을 출간, 그간 칼럼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총 1100여 페이지 상·하 2권이다. 1부 대통령의 품격은 문화 융성의 견인차, 2부 위기탈출, 새 국부 창조의 기본기, 3부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에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등 크게 3부, 79장으로 구성돼 무역 대국다운 풍모를 갖춰야 한다는 제언, 상위 1%를 위한 고품격 비즈니스 실전 매너, 문화 융성을 위한 소통 리더십 매너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단순한 이론이 아닌 주요 경제 상황과 인물들을 예시로 들어 읽는 재미를 더했고 신 대표만의 ‘까칠한’ 글맛도 그대로 살아있다.

자료검증만 20년, 집필에 쏟은 시간 3년이라는 ‘땀의 산실’인 이 책은 검증사진만 420여장으로 세계경영, 국가경영, 기업경영은 물론이고 자기경영 노하우 등 신 대표의 내공이 곳곳에 녹아있다.

신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 13일. 인사동에 위치한 그의 출판사 사무실에서다. 책 제목만큼이나 단정하게 나비넥타이를 메고 기자를 맞이한 신 대표는 “매너 하나로 역겨운 마음이 들면 남자들 사이에서도 싫은 법”이라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나 총리, 장관들을 보면 퇴임이후 전세계 오피니언 리더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어만 잘한다고 호감이 가는 게 아니라 교감이 필요하다”고 ‘왜 대통령의 품격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또한 신 대표는 “우리는 어느 모임에 가서 서로 명함만 주고받은 것을 갖고 ‘만났다’ ‘친하다’라고 하는데 너무 오버한다. 정상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포옹했다 해서 다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어도 친구라고 할 정도가 되려면 식사도 함께하고 다른 모임에 초대를 받아 나가기도 하고, 특히 그 사람의 집에 초청을 받을 정도가 돼야 친구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형식적인 만남이 아닌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질문을 시작하기도 전에 술술 풀어나가는 그의 이야기를 잠시 세우고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물었다. ‘왜 품격인가’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매너를 에티켓 정도로만 생각한다. 규칙을 지키고 신호등을 지키는 수준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도덕경영’ ‘윤리경영’ ‘기업윤리’를 부르짖었지만 모두 메아리로 그치고 말았다. 그래서 품격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품격은 그 안에 멋이 있다. 이젠 대기업 회장들도 예술적 취향이나 안목을 선전해야 하고 그게 바로 ‘회사 광고’다. 아울러 외국 오피니언 리더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기반이 되는 테크닉이 바로 매너이자 품격이다. 품격이란 말 그대로 ‘격(格)’과 ‘품(品)’이 있어야 하고 곧 이 시대의 강륜(綱倫)이다.”

또한 신 대표는 “대기업이 동네 구멍가게까지 손을 뻗치는 것도 문제”라며 “가끔 신문을 보면 파지를 주워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아들 딸이 사회 지도층임에도 놀면 뭐하느냐며 건물 수위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기사가 소개되는 데 파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거나, 수위 자리조차 없어 굶는 사람이 많은데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신 대표는 “생계를 빼앗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그러한 태도가 바로 ‘품’과 ‘격’이 없다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사회적 불문율은 지켜줘야 한다. 그걸 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하고 혀를 찼다.

책을 읽다보면 신 대표는 ‘품격이 권력인 사회로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품격과 권력의 상관관계는 뭘까.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우리는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수직적 사고가 몸에 박혀있어 스스로를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나의 주인이고, 내가 바로 ‘시민’인데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을 하든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인 의식이 부족해 남 탓만 한다. 오죽하면 대통령조차 모든 문제의 원인을 국회로만 돌리고 있느냐. 국회를 설득하고 무엇인가 협력하려는 게 아닌 핑계만 찾는 그런 태도가 스스로의 권력을 버린 것”이라고 특유의 ‘독설’을 쏟아냈다.

아울러 신 대표는 “경영이라 하면 기업에 해당될 텐데 사실 대기업 가운데 ‘품격’을 이야기 한 것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가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이 회장이 계속 건강했다면 ‘품격 경영’의 사례가 나왔을 텐데 그가 말한 경영 철학을 삼성은 물론이고 각 기업에서는 얼마나 이해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신 대표는 “중국 공장에서 똑같은 넥타이를 만든다고 해도 예를 들어 프랑스가 10만원이라면 일본은 3만원, 우리나라는 1만원이다. 디자인의 차이가 별로 없어도 그렇다”며 “그게 바로 문화이고 품격의 차이다. 우리가 동남아시아 제품을 살 때는 어떻게든 깎으려 하지만 프랑스 산이나 이탈리아 산에 대해서는 쉽게 깎는다는 말을 못하지 않는가”라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신 대표는 ‘품격운동’이 이뤄져야 경제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품격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지금 다소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할 것이다”라며 “지금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데 무조건 허리띠 졸라맨다고 될 일이 아니다. 물건을 두 개 파는 것보다 마진을 올려 한 개라도 제대로 팔아야 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보다 한국 사람들이 더 멋지고 한국제품이 더 품격이 있어 비싸더라도 사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가가치는 기술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이미지에서 나오고 품격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신 대표는 책에서 어떠한 사례를 들더라고 인사 매너나 글로벌 매너에서 가장 주요한 태도로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라는 조언을 한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어릴 때부터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소통하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며 “요즘은 서로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다. 카페에 앉아 있는 연인들도 그런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그런 태도가 소통의 부재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신 대표는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외국에 나가야 할 유학생들이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면서 “유학시절부터 친구들과 사귀고 외국인들에게 대접을 받아야 그게 네트워크가 된다”고 슬며시 책자랑도 보탰다.

인터넷 시대에서 익혀야 할 가장 중요한 매너에 대해 신 대표는 ‘대놓고’ “댓글 자체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설득 당하는 것을 항복이나 패배로 생각하는 듯하다”며 “남의 입장을 듣는 태도, 참 별난 생각도 존중하는 문화가 되어야 하는데 댓글을 보면 진보냐, 보수냐, 전라도냐, 경상도냐로 구분짓고 자기 욕설만 내뱉는다. 그만큼 에너지 낭비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대표는 현재 ‘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로 관공서 및 기업 글로벌 매너 진단과 진행을 하고 있다. 아울러 어린이 매넛쿨과 실전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심층 교육훈련 및 컨설팅도 한다. 7년간 1등 기관사로 해외수출선원이었고 1985년에 도서출판 동문선을 설립해 약 700 종의 전문서적을 국내에 번역소개하기도 했다. 더불어 40여년간 무예십팔기를 익힌 무예연구가로 이력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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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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