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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리사 "한 번 물면 안 놓는 근성, 중구를 위해"


입력 2016.03.04 08:31 수정 2016.03.04 09:28        문대현 기자

<4·13 도전! 여성 비례를 만나다 ⑨>"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봐 달라"

코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 여풍(女風)이 심상찮다. 여야 모두 여성 정치인 증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이전보다 많은 여성이 총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통상 '지역구'는 여성에게 '험지'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여성 정치인의 등용문은 '비례대표'다. '데일리안'은 이번 총선에서 등용문을 넘어 지역구 개척에 나선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자 주 >

4·13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4·13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전 중구에서 초등학교 시절 탁구선수 생활을 시작해 19살에 불과했던 때 '사라예보의 기적(1973년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이에리사, 정현숙, 박미라로 구성된 한국 여자대표팀이 중국과 일본을 연달아 꺾고 세계를 제패했던 일)'을 일구는데 일조한 그가 이젠 대전 중구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데일리안'은 탁구선수 생활을 접은 뒤 태릉선수촌장,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촌장 등을 지내며 체육계의 '대모'로 불렸던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과 지난 25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여건상 전화상으로 이뤄졌다.)

어느덧 60이 넘은 나이가 됐지만 수화기를 너머 들리는 그의 어투에는 여전히 사라예보의 기적을 일굴 때처럼 힘이 가득했다. 체육계를 대표해 의정 생활을 했다는 자부심과 중구를 일으키겠다는 확신이 느껴졌다.

이 의원은 "4년 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건강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운동선수들에게는 열악한 처우와 복지를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체육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 했다고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탁구선수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뒤따르는 이 의원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국가관과 애국심을 강조하면 모두 외면한다. 어떻게 국가가 없이 우리가 있나"라며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보다 국가를 위해 힘을 모아 가야 한다"고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는 중구 이야기가 나오자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막힘 없이 털어놨다. 이 의원은 "나는 이 곳에서 탁구를 시작했고 부친 역시 대전부시장을 지냈다. 내 언니, 오빠 모두 이 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나야 말로 대전의 딸"이라며 "중구는 대전에서 원도심에 속한다. 원도심의 재생을 위해 중앙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의정활동을 해 본 내가 적극적으로 중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권력 지향론'에 대해선 "능력을 보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단순히 비례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고 본다"며 "비례대표로서 얼마나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왔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4·13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리사 의원실 4·13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리사 의원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일평생 체육인으로 살다 국회의원이 됐다. 4년 간 의정활동을 해본 소회는.

"작심하고 국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만큼 열심히 햇다. 나름 많은 것을 해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건 '체육인복지법'이다. 꼭 통과시키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 해 너무 아쉽다. 대한민국 50만 체육인들의 처우와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법인데 아쉬움이 크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많은 법안이 잠자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처음 2년 동안은 법안도 많이 내고 토론회도 많이 여는 등 현안을 수면 위로 드러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보다 정책,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업무를 하려고 하고 있다."

-4년 간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있으면서 체육과 관련된 일을 주로 했다. 남녀공학 학교에서 여학생 탈의실이 없다는 말을 듣고 탈의실을 만드는 일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특목고에서 체육시간에 체육 수업을 안 하고 대강 시간만 떼우는 것을 보고 체육수업을 꼭 하게 했다. 또 교육부에서 주는 국가우수장학금에는 인문계열의 일반 학생들만 있어 예체능계열도 포함시켰다. 학교를 돌아보니 체육시설이 너무 열악하더라. 운동장도 체육관도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뛰어놀 수 있겠나. 그런 부분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는 그런 분위기에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 학교 강단에 교육자들이 바로 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싶어 그 부분도 강력히 이의 제기를 했다. 대한민국 체육유공자법도 통과시켰다. 이는 국가대표 선수단 내 지도자나 선수가 대회 참가 중에 중증 장애를 입거나 사망한 사람들을 체육유공자로 지정해서 일정 부분 국가가 비용을 지원하게 하는 법이다. 이 바람에 29년만에 86 서울아시안게임에서 다쳤던 김소영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가 체육유공자 명단에 오르게 됐다.

또 하나는 이번에 대한민국 국립체육박물관건립이 통과돼서 시작을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 중 비메달리스트 선수들은 자격증이 없어서 생활체육지도자도 못 하는데 그들도 면접만 보면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했고, 농아인들을 위해서 내년 교과 과정에는 수어가 수업에 들어가게 됐다. 대한민국 체육상 어버이상도 신설했고 분야가 다를 시 대한민국 체육상을 중복 수상할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했다.(웃음)

체육 외에 다른 일도 했다. 안전행정위원회에 있으면서 경찰이나 일반 공무원들의 여성 비율 문제와 여성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중구 발전을 위해 많은 예산을 가져와서 낙후된 중구에 보탬이 되게 했다."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이 업적을 짧게 줄여본다면.

"의정활동을 하면서 체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 일반인에게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건강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운동선수들에게는 암울한 선수들의 뒷 모습, 앞에서는 화려해보이지만 뒤에서는 열악한 처우와 복지를 해결해줬다. 체육 현장에서는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승부조작금지법 등 체육계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최선을 다 했다. 국립체육박물관건립까지 내 업적을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다."

-대전 중구 출마를 결정했다. 지역 선정 이유가 궁금하다.

"여기가 내 고향이다. 탁구를 배우고 시작한 곳이 이 곳이고 우리 집은 여기서 20년을 살았다. 또한 부친이 충청도 군수를 여러군데(대덕, 연기, 아산, 예산)서 하시다가 대전시 부시장으로 정년을 하셨다. 중구는 나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에게 스토리가 있는 고향이다. 언니와 오빠도 이 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중구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곳이면서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런 배경을 둔 가운데 지난해 강창희 전 국회의장(대전 중구)이 예상치 않게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 곳에서 출마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처음에 왔을 때는 지역민들이 나를 '잠깐 왔다 가는 정치인'으로 보는 느낌이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체육인으로 일 하다가 여기서 일 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썩 와닿지 않아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역 활동 8개월 째 접어드는 지금은 많이 알아 주시고 따뜻한 맞아주는 느낌이 있다."

-당선이 된다면 향후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여기도 다른 원도심들과 똑같은 어려움이 있다. 원도심에 있던 사람들은 외부 신도시로 가고 원도심에는 나이 많은 분들만 남는다.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다 신도심으로 간다. 그러면 원도심에는 세수가 부족하게 되고 여러모로 낙후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싼 이자나 장기 이자로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원도심 재생과 활성화는 어렵다. 중앙정부가 관심을 더욱 가져줘야 한다.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중간 역할을 해서 좀 더 나아질 수 있고, 도시 재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교육 때문에 떠나는 게 아니라 교육 때문에 남을 수 있는 '교육 메리트'를 찾을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점점 노인의 수가 많아지는데 삶의 만족도와 여가생활 같은 것들을 좀 더 쾌적하게 할 수 있는 공간확보라든지 시설확보가 이뤄지도록 힘쓸 것이다. 더불어 중구 내부만으로 더 큰 발전은 어려우니 외부에서 사람이 유입될 수 있도록 관광 산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개발해서 더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전반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체육인으로서 체육만 바라봤다면 이제 중구를 바라보며 열정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

4·13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리사 의원실 4·13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중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리사 의원실

-타 예비후보들에 비해 본인만의 강점은 뭔가.

"4년간 의정생활을 했다는 경험은 어마어마한 큰 재산이다. 중앙정부와 일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이 내 큰 장점이자 네트워크다. 또한 내가 중구 출신이니 내 집 같은 기분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체육인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 진솔하고 열정적이고 열심히 약속한 노력한 만큼 성과가 오는 성실함으로 일 할 수 있다는 것도 내 장점이다. 대전에는 역대 여자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내가 최초라는 수식어를 많이 달고 다녔는데 최초 대전 여의원이 된다면 많은 여성 유권자를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내세우고 싶다."

-대전의 딸, 이에리사! 발로 뛰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띈다.

"내가 대전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대전인이 아니라고 매도하는 사람도 많다. 내가 이 곳의 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고 차로 다니지 못하는 구석구석까지 앉아 있지 않고 발로 뛰어다니면서 곳곳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치 불신이 심한 요즘 일각에선 비례대표 한 번 했으면 됐지 권력을 좇기 위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법 하다.

"공천심사 면접에서도 그 질문이 있었다. 그러나 난 동의하지 않는다. 체육계 비례대표로 이것만 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일하게 된다. 비례대표는 들어와서 처음부터 일을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1~2년은 지나야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일에 탄력을 붙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4년이 지난다. 그렇게 임기를 마치고 국회의원을 관두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민의 혈세낭비다. 들어와서 능력이 갖춰지면 비례대표를 한 번 더 할 수 있게 하든지 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런데 비례대표는 지역구에 나가지 마라고 하는 것은 황당하게 느껴진다. 우리를 뽑은 것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닌가. 그래서 동의하지 않는다.

비례대표로서 어떤 활동을 했고 얼마나 열심히 업적을 냈는지를 보고 평가해야지 단순히 비례라서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도 비례대표 출신이지 않나. 능력이 안 되면 몰라도 단지 비례대표라서 안 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제 체육계 비례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말인가.

"그렇진 않다. 체육이 나를 만들었고 나는 영원히 체육인인다. 정치적인 활동을 하면서 일을 하고 있지만 내 뼛속까지 갖고 잇는 체육인의 역사와 업적은 항상 내재돼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내가 정말 변함없는 성실함과 깨끗함, 추진력으로 일을 하겠다. 탁구로 세계를 제패햇듯이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정상에 도달하면 또 다른 정상을 향해가는 면이 나의 업무 스타일이다."

-체육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페어플레이를 하겠다는 면을 강조해도 좋을 것 같다.(웃음)

"그렇다. 나는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무조건 해낸다. 나는 물면 놓지 않는다. 어떻게든 계획을 세운 것은 꼭 이룬다."

-끝으로 인간 이에리사의 꿈과 비전은 무엇인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어떤 직책이라 함은 그저 일하는 자리일 뿐이다. 어떤 자리에 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고 열심히 일해서 그 자리에 후회 없이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앞으로 4년 뒤도 같을 것이다.

국가가 없이 어떻게 우리가 있나.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국가관과 애국심을 이야기하면 그것은 나이 든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게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개인의 사사로운 것을 좇기 보다 협력하고 힘을 모아 공동체를 위해 가야한다. 좀 부족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똑똑한 사람을 능가할 수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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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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