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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가이드라인’ 영구결번 조건 있다?


입력 2017.06.22 14:58 수정 2017.06.22 15:1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LG 트윈스, 역대 13번째 이병규 영구결번

뚜렷한 기록은 물론 원클럽 조건까지 있어야

이병규의 9번이 역대 13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 ⓒ 연합뉴스 이병규의 9번이 역대 13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 ⓒ 연합뉴스

지난해 은퇴한 LG 트윈스 레전드 ‘적토마’ 이병규가 KBO리그 역사상 13번째 영구결번 선수가 된다.

LG 트윈스는 다음달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 종료 후 ‘적토마’ 이병규의 공식 은퇴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LG 구단은 이병규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한다고 덧붙였다. LG 야구 역사상 영구결번은 1999년 김용수(41번)에 이어 두 번째이며 야수 출신으로는 이병규가 처음이다.

영구결번은 해당 번호를 영구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대개 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겼거나, 특정 팀을 넘어 누구나 인정하는 위대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이다.

KBO리그 최초 영구결번은 1986년 안타깝게 사망한 OB 베어스의 포수 김영신(54번)이다. 당시 자신의 부진한 성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구단 측은 이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김영신의 등번호를 영구결번 조치했다.

이후 30년 넘는 세월을 거치며 KBO리그도 수많은 레전드들을 배출했고, 이 가운데 자신의 등번호가 영구결번 된 선수는 이병규까지 모두 13명이다.

한화가 송진우(21번), 정민철(23번), 장종훈(35번) 등 3명으로 가장 많고 LG(41번 김용수, 9번 이병규), 두산(21번 박철순, 54번 김영신), 삼성(10번 양준혁, 22번 이만수), KIA(7번 이종범, 18번 선동열)가 2명, 그리고 롯데(11번 최동원), SK(26번 박경완) 순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는 프로 원년부터 모든 선수들의 통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정리해둔 항목이 있다. WAR는 계산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뛰어난 성적을 낸 선수들은 당연히 수치도 좋게 나온다. 특급 성적을 10년 넘게 꾸준히 냈다면 당연히 역대급 WAR를 기록할 수 있다.

각 구단 영구결번 선수들의 대부분은 통산 WAR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역대 누적 WAR 1위는 선동열로 고작 11년만 활약하고도 101.29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남겼다. 2위는 타자 역대 1위인 양준혁으로 18년간 87.22를 쌓았다.

투, 타 각 부문 10위 이내 들고도 영구결번 지정이 무산된 선수는 투수 부문에서 임창용, 이강철, 한용덕, 정민태, 조계현이며, 타자 쪽에서는 김동주, 박재홍, 심정수다.

반면, 10위 이내 들지 못하고도 영구결번이 된 이들은 2명인데 불사조 박철순과 OB 포수였던 김영신이다. 박철순의 경우 재기의 아이콘이라는 점과 원년 MVP, 그리고 OB를 대표했던 선수라는 상징성이 있었고, 김영신의 경우 앞서 기술한대로다.

타자 부문 통산 WAR 및 영구결번. ⓒ 스탯티즈 타자 부문 통산 WAR 및 영구결번. ⓒ 스탯티즈

이쯤 되면 영구결번의 가이드라인이 나온다. 타자 부문에서 누구나 납득할 영구결번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최소 이병규는 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역 중에서 박용택과 최정은 올 시즌 이병규의 통산 WAR 돌파가 유력하다.

또한 이범호와 정성훈도 커리어를 마무리할 때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30위권에 진입한 이대호, 최형우, 박석민, 정근우, 강민호도 10위권 진입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투수 부문 통산 WAR 및 영구결번. ⓒ 스탯티즈 투수 부문 통산 WAR 및 영구결번. ⓒ 스탯티즈

투수 쪽에서는 최동원의 47.72가 사실상 마지노선인데 현역 선수 중 당장 이를 돌파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영신을 제외하면, 영구결번 지정 선수들은 그야말로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들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대스타였던 것은 당연하고, 양준혁을 제외하면 오직 한 팀 유니폼만 입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조건까지 대입하면 영구결번 후보들은 더 줄어든다. 이미 기록 부분에서 조건을 채운 삼성 이승엽과 한화 김태균은 확실시 되며 박용택과 최정도 잠재적 후보다.

투수 쪽에서는 임창용이 조건을 만족하지만 소속팀(삼성과 KIA)의 구분이 모호하고 커리어 막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걸림돌이 있다. KIA 윤석민과 삼성 윤성환, SK 김광현, KIA 양현종은 원클럽맨으로 앞으로 어떤 기록을 쌓느냐에 따라 영광을 품에 안을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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