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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뒤쳐진 중국 건설시장 진출 "일대일로가 기회다"


입력 2017.08.23 06:49 수정 2017.08.23 11:14        박민 기자

세계 시장의 약 30% 육박해 최대지만 '진입장벽 높아'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기대감…현지업체와 '협업 필수'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92년 한중 양국이 동반자 관계로 시작한 한중수교가 오는 24일로 25주년을 맞는다. 그간 중국의 경제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우리 경제의 대중 무역의존도도 10배 넘게 커졌지만 아쉽게도 여전히 중국 내 건설시장 진출은 전무한 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0일 발간한 '한중 수교 25주년, 무엇이 달라졌나'에 따르면 1992년 수교 당시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의존도는 4%에 불과했지만, 2000년 9.4%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40.9%까지 늘어났다. 1992년 중국 수출은 전체의 3.5%로 수출 6위국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25.1%로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그러나 중국 건설시장은 보호장벽이 너무 높아 우리 기업에게는 여전히 금단의 땅과 같다. 중국 건설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세계 최대로 부상해 왔지만 국내 건설기업의 중국 수주액은 전체 해외수주액 대비 1~3%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우리 기업은 중국에서 6억4000만달러 수주에 그쳐 전체 해외 수주액(281억9100만) 대비 5%를 기록했다.

그간 중국 정부가 자국 건설사 보호 정책을 고수해 시장에 진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나마 열리는 해외 건설시장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유럽이나 미국의 건설사가 차지했다. 이에 우리 건설기업들이 중국에서 수행한 공사는 우리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이나 중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건설사로 꼽히는 중국건축(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이 공사비 7000억원 규모의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169m·38층)' 개발사업을 따내는 등 국내 시장 진출의 보폭도 넓히는 추세다.

그간 중국 기업은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과 중국의 자체 건설인력, 자재 조달을 통한 저렴한 공사비, 그리고 공기 단축 등이 주요 경쟁력으로 평가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선진국 시장 진출 및 글로벌 조달 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글로벌 단위의 메가 프로젝트 기획 및 추진 등 한층 진화된 양상을 보이면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세계적인 건설전문지 ENR의 해외건설기업 매출액 통계를 보면 2005년 중국 기업들의 매출 비중은 5.3%(약 10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빠른 성장을 거듭해 2014년에는 17.2%(약 890 억 달러)로 국가별 비교에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07년 이후 매년 중국 기업 중 50개 이상의 기업이 ENR 상위 해외건설 수주 기업으로 포함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 수 또한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 수는 지난 10년 간 크게 변동이 없었다.

이처럼 건설시장에서 우리와 중국기업간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굳게 문호가 닫혔던 중국 시장도 최근 조금씩 열리고 있어 국내 기업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면허 관련 제도가 완화돼 종전보다 숨통이 틔였고, PPP(민관협력 투자개발형 사업) 방식이 활성화 되면서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지난 2015년 한중 FTA 발효로 국내 건설사는 한국과 제3국에서 달성한 공사 실적을 인정받아 중국 내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가장 크게 손꼽히는 프로젝트는 지난 2013년 발표한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일대'와 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실크로드 '일로'를 의미한다.

올해 본격적으로 이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앞으로 5년간 발주될 인프라 공사 규모가 5조달러에 달하며, 60여 개국에 걸친 GDP 21조달러의 초대형 경제권을 배경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는 상당히 클 전망이다.

중국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도로와 철도 등 교통인프라 사업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자본금 10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400억달러 규모 실크로드 펀드 등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자금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직은 중국 내 자국 보호정책이 강한 상황이지만, 일대일로가 다국적 사업인 만큼 우리 건설사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투자하는 사업은 국제입찰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수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국 대형건설사들은 엄청난 물량과 자본력으로 승부를 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당해내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다만 정부와 대형 건설사들이 협업을 통해 중국 건설시장에 진출한다면 충분히 성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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