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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K뷰티' 눈부신 성장…도약 준비하는 K패션


입력 2017.08.24 06:00 수정 2017.08.25 09:06        손현진 기자

'사드' 여파로 꺾인 K뷰티의 아성…중동·남미 진출 모색도

중국 직진출한 K패션 '고전'…위험 줄이고 안정적 도약 나서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롯데면세점

1992년 한·중 수교를 맺은 이래 양국의 교역량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특히 중국에 수출된 상품 중에서도 화장품은 화장품 한류(韓流)를 뜻하는 단어인 'K-뷰티'라고 불리며 크게 사랑받았다.

현재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화장품과 식품 등 소비재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부품(48%), 반제품(28%) 등이 수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국의 소비재 수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소비재 수입은 지난 10년간 5.6배 증가한 1471억 위안을 기록했고, 한국의 소비재 품목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39억7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3% 늘었다. 이 중 중국으로 수출한 화장품 규모가 14억5000만달러(한화 약 1조6907억원)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대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3년 3억달러(3400억원)에서 지난해 15억6000만달러(1조7800억원)로 3년 만에 5.2배 증가했다.

중국 수출 증가는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눈부신 성장으로 이어졌다.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1996년 말 기준 6462억원에서 지난해 6조6976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1996년 당시 94억원이었던 수출액도 지난해 1조6968억원으로 약 180배 확대됐다.

아모레의 성장은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급격한 매출 증가 덕분이다.

업계 2위 LG생활건강도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5조원을 돌파했다. LG생건의 사업 부문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으로 나뉘어 있지만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은 역시 화장품 부문이다. 수익성이 높은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60% 늘면서 전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아모레와 LG생건의 공통점은 중국 내수 시장에도 안착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아모레는 중국에서만 18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5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LG생건은 중국 내 17개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고, 최고급 백화점에 주로 입점한 한방 브랜드 '후' 매장은 지난해 기준 158곳이다.

중국 청두 타이쿠리에 오픈한 설화수 중국 100호점 매장. ⓒ아모레퍼시픽 중국 청두 타이쿠리에 오픈한 설화수 중국 100호점 매장. ⓒ아모레퍼시픽

올 들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간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화장품 부문은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던 화장품 소매판매액 지수는 올해 4월, 지난해 동기 대비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어 4월에는 처음으로 대 중국 화장품 수출 규모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그간 이룬 성장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이제는 중동과 남미까지 넘보고 있다.

LG생건의 '더페이스샵'은 사우디 등 중동 일부 지역에서 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중동 전역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또 내달 프랑스에 진출하는 아모레 역시 북미와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아모레는 현재 20%대 글로벌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또 다른 유망 소비재 분야인 '패션의류' 부문에서는 국내 패션 시장이 침체하면서 한계를 느낀 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시도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한섬은 최근 '시스템'과 '시스템옴므' 브랜드의 중국 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섬은 올해만 총 10개의 매장을 열고,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50개 이상의 유통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교복 브랜드 형지엘리트는 중국 명문 학교들과 약 60억원의 계약을 수주하며 중국 프리미엄 교복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시장 진입 첫 해 60억 규모의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한 번에 이룬 것이다. 형지엘리트는 2020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 계약을 맺고 중국 교복시장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상해에서 열린 교복 박람회 현장. ⓒ형지엘리트 중국 상해에서 열린 교복 박람회 현장. ⓒ형지엘리트

그렇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한 모든 패션 브랜드들이 이처럼 호조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중국에 직진출한 일부 아웃도어 업체들은 수년간 매출 부진을 겪는 등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중국으로 시장 다각화를 시도한 것은 국내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한 반면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성장세가 예측됐기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웃도어 시장은 2011년 4조3000억원에서 점차 성장해 2014년에는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반면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2015년 전년 대비 10.1% 성장한 약 221억9000만위안(한화 약 3조888억원)으로 관측됐다.

업계에선 예상보다 중국 아웃도어 시장 성장이 더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직진출 대신 중국 현지 유통 기업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 형태로 안정적인 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직진출로 중국 시장에 들어가다 보니 매장 설립에 비용이 많이 들어 매출 부진을 겪었다"며 "올해 라이센스 계약 형태로 전환됐기 때문에 적자 해소를 기대하고 있고, 당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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