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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7]미국 이어 유럽에서도 거센 '황색돌풍'


입력 2017.09.03 00:01 수정 2017.09.03 04:39        베를린(독일)=데일리안 김해원 기자

650여개 기업 755부스 대규모 전시...기조연설에서도 존재감 과시

노골적인 기술 및 브랜드 모방 전략 여전 '옥의 티'

1일 개막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7'에서 중국업체인 하이센스 부스에 모인 관람객들이 하이센스의 ULED TV를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1일 개막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7'에서 중국업체인 하이센스 부스에 모인 관람객들이 하이센스의 ULED TV를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650여개 기업 755부스 대규모 전시...기조연설에서도 존재감 과시
노골적인 기술 및 브랜드 모방 전략 여전 '옥의 티'

중국기업들이 지난 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되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7'에 이어 독일 베를린에서도 중국의 황색바람이 거셌다.

약 24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되는 'IFA 2017'에서는 올해도 화웨이와 하이얼 등 중국 업체들이 커진 외연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 중 약 40%에 해당하는 650여 개 업체들이 중국 기업들이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연 이어 기조연설을 맡으면서 중국 기업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디바이스 인텔리전스-다가오는 모바일 인공지능 시대'를 주제로 강연했다. 리처드 유 CEO는 지난 1월에 열린 'CES 2017'에서도 기조연설자로 나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중국 기업 전시부스...기술력도 향상
화웨이·하이얼·TCL·창훙·하이센스 등 기존 대기업뿐만 아닌 중소기업과 기업형 비즈니스기업들의 전시부스에도 거래선들과 관람객으로 등 방문자들이 북적였고 부스 여기저기에서 카메라 셔터가 끊이지 않는 등 중국기업의 빠른 성장이 놀랍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하이센스 전시장에서 만난 한 폴란드 관람객은 "ULED기술이 의외로 얇고 선명한 화질을 따라오고 있다"며 "중국 가전 기업들이 이제 흉내내기를 뛰어넘어 내실을 강화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부품 등 중국 기업간거래(B2B) 기업들의 참가도 늘어났다. 지난해 행사에는 총 260 부스 규모로 참가했는데 올해는 약 3배나(755부스) 몸집을 키우면서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현판을 걸었다. 이번 IFA에서 B2B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완제품 기업들의 거래선들의 현장 계약에 많은 기대감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실제 전시 부스 곳곳에서는 가격을 흥정하는 대화가 오고 가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IFA 2016'에서 체결된 전체 계약 규모만 약 45억유로(약 5조9800억원)에 이르는 큰 시장인 만큼 중국기업들이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가전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B2B 기업들은 현장에서 기술력만 인정받으면 바로 계약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중국업체들이 경쟁사보다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려서 제시하거나 그 자리에서 흥정하는 등 여전히 가성비에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중소 가전 업체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 업체인 치한과기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플랫폼인 알렉사를 장착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인 '산봇 나노'를 선보이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술 베끼기와 모방 전략 여전...국내 업체들 꼼꼼히 체크
중국 업체들의 이러한 거센 성장세 속에 과도한 한국·일본 기업 베끼기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TV의 경우, 디자인과 기술력에서 노골적으로 브랜드를 모방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하이센스는 예전부터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을 ULED라는 명칭을 자체 브랜드화했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ULED 뿐만이 아닌 ALED·ZLED 등 유사한 명칭으로 자체 기술과 브랜드인 것처럼 제품을 선보였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유사한 상표의 TV도 전시됐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로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와 그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OLED TV가 마치 자사의 LED TV의 브랜드인 것처럼 보이게 해 가성비와 프리미엄화를 동시에 가져가려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중국 업체들의 기술 베끼기와 모방 전략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임원진들은 화웨이와 하이얼 등 중국 기업 전시부스를 방문해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 관계자들이 국내 업체 전시 부스를 방문해 조목조목 물어보고 사진을 촬영해 가는 등 베끼는 기술의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일부 기술이 탑재된 상품의 경우는 비지니스룸에서 몰래 공개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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