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튼튼해진 증권사 '남모를 속앓이'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2월 12일 00:03:53
곳간 튼튼해진 증권사 '남모를 속앓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 지난해 대비 감소
지난해 6월 평균760.15%, 올해 6월 701.67%…58.483%포인트↓
레버리지 아직 여력 충분 vs 규제 영향에 투자 제한…대립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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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12 16:00
한성안 기자(hsa0811@dailian.co.kr)
▲ 자기자본 상위 10위 증권사의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레버리지 비율.ⓒ데일리안

증권사 재무 여력이 개선되면서 레버지리 규제 완화를 주장해온 증권사들의 입장이 애매해졌다. 증권업계는 자기자본 대비 자산을 11배 이하로 규제하고 있는 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줄곧 불만을 표시해 왔는데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논거가 빈약해진 것이다. 더욱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인가를 앞두고 있어 레버리지 규제 완화 여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위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6월 평균(760.15%) 대비 올해 6월(701.67%)사이 총 58.483%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이 883%로 가장 높고 하나금융투자(861%), 신한금융투자(806%), 미래에셋대우(744.6%), KB증권(741.2%), 한국투자증권(740%), 대신증권(738.86%), 삼성증권(701.43%), 메리츠종금증권(416.6%), 키움증권(384%)을 기록했다.

레버리지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부채 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증권사들은 레버리지 비율이 1100%를 넘으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 등 제재를 받게 된다.

레버리지 비율이 낮아진 배경에는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호조로 자본이 증가한 영향도 크다. 실적 상승은 곧 자기자본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월 대비 51%포인트 감소한 NH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4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67.37%증가했다. 같은 기간 49.9%포인트 줄어든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영업익도 17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26.18%상향됐다. 지난해 6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메리츠종금증권(176.1%포인트), 삼성증권(152.82%포인트)의 경우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변화로 해석된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비율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레버리지 비율이 제한적이다 보니 규제에 발목이 묶여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할 때 제 때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초대형 IB 육성을 위해 레버리지 비율을 상향 조정해달라고 금융 당국에 요청한 바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에 대해 증권사들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이 경영개선권고 수준보다 여력이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와 금융 당국의 팽팽한 의견 대립 속에서 증권사들은 일단은 레버리지 비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900%를 두고 200%정도 여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부채에 해당하는 자금이 언제 어떻게 들어올지 몰라 증권사들은 최대한 900%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적용된 신NCR제도에 따라 RP물량을 줄이는 등 자구적인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현재 레버리지 규제가 타이트하다는 입장은 동일하지만 금융당국이 신NCR제도를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전체 레버리지 비율을 완화하는 것을 어려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대형IB에 대해서는 발행어음 부분을 레버리지에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부분적으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데일리안 = 한성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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