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권오갑 현대중 부회장 "국가운영 조선소와 개별기업, 동일취급하면 안돼"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0월 19일 00:38:13
[2017국감]권오갑 현대중 부회장 "국가운영 조선소와 개별기업, 동일취급하면 안돼"
"군산조선소 재가동 불가…일감 4분의1, 선가 반토막"
"일감 8개월치 남아 현대중공업 올스톱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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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12 15:57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1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국책은행 산하 조선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지원에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상 채권단의 대규모 지원을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을 겨냥한 뼈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12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권 부회장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군산과 전북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군산시민과 전북도민들에게 큰 고통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사상 유래 없는 세계 조선시장 불황 속에서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산조선소에 앞서 울산 4도크와 5도크를 가동 중단했고, 현대미포조선 4도크도 조만간 가동 중단할 계획이라는 점과 근로자 수천 명이 일감이 없어 작업 대신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전 임직원이 뼈를 깎는 고통분담에 동참해 왔고 저도 4년째 급여 안 받고 있다. 국민 혈세를 지원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2만7000명의 종업원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어디에도 해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온 직원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어떤 정책 지원이 있어야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김 의원의 물음에 권 부회장은 “정부에서 자본시장 원리에 의해 정확히 시장을 정리해 달라”면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회사와 개인이 열심히 일하는 회사를 똑같이 취급해주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정부 지원을 받는 대우조선해양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현대중공업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계 대규모 적자사태를 불러온 저가수주경쟁을 촉발시켰으며, 민간 기업으로서는 국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는 대우조선과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권 부회장이 이날 ‘국민 혈세 지원을 피하기 위해’, ‘어디에도 해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권 부회장은 이날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압박하는 김관영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재가동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 7월2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간담회에서 최길선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2019년부터 군산조선소를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한 데 대해 “최 회장이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피력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권 부회장은 나아가 “현재 현대중공업 수주 잔량이 75척에 8개월치 밖에 없어 그 뒤로는(더 이상 수주가 추가되지 않으면) 올스톱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 의원이 “정부가 신조프로그램을 더 가동하고 배려해주면 군산조선소를 가동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조건은 무엇인가”라고 압박하자, 권 부회장은 “최소한 1년에 100억은 건조해야되는데 현재 30척 밖에 수주를 못했고, 선박 가격은 1억2000만달러짜리 VLCC(초대형원유운반선)가 8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면서 “물량이 4분의 1로 줄고 가격이 반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군산조선소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70척 이상 지을 수 있는 물량이 2년치는 돼야 전체 공장을 돌리는 최소한의 물량이 된다”고 말해 조선 업황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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