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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던져진 신고리 원전…'국민대표' 시민참여단 "어떤 결과도 수용"


입력 2017.10.16 15:59 수정 2017.10.16 16:50        박진여 기자

김지형 공론화위원장 "이제 시민참여단 선택 겸허히 받아들일 차례"

권고안 전달·국무회의 의결…오차범위내 접전시 정부 결정권 주목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 "이제 시민참여단 선택 겸허히 받아들일 차례"
권고안 전달·국무회의 의결…오차범위내 접전시 정부 결정권 주목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신고리 원전의 운명을 쥔 시민참여단은 지난 한 달간의 숙의 과정을 통해 찬성과 반대의 기로에서 최종 선택을 내렸다.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짓기 위한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이제 신고리 공론화위원회의 대 정부 권고안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최종 발표만이 남은 가운데, 이번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은 건설 재개·중단 어떤 결과에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민참여단은 15일 천안 계성원에서 2박3일 합숙토론이 끝난 뒤 저마다 생각과 소회를 전했다. 청년부터 노년까지 전세대가 각자 다양한 의견을 나눴지만, 공론화위가 최종적으로 마련할 사회적 합의에 존중하겠다는 뜻은 모두 같았다.

인천 부평에서 온 조원영(39) 씨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반대 의견이 나온다 해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고,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도 주변에 확실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곁에 있던 참석자들은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 남양주에서 온 나민호(35) 씨는 "국가가 최종 정책을 결정할 때 찬반이 나뉠지언정, 국민 목소리를 듣고 서로 간 합의를 이뤄나가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더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에서 온 김용혁(52) 씨는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니 각자 생각과 뜻이 다르고, (공론조사를) 여러 차례 하다보니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며 "토론과 질의응답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고, 내 생각 가운데 틀린 점도 깨달아 판단을 바꿨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송호열(58) 씨도 "시민참여단이 뜻을 모았는데 그것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최종적으로 결론이 난 그것을 문재인 정부가 수용해 발표했을 때 또다시 우리 사회가 대결의 장이 될지, 화합의 장이 될지 두렵다"며 "앞으로 이런 과정을 민주주의 바런 계기로 삼아 민주주의가 더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시민참여단 중 최고령인 김경애(82) 할머니는 "이 같은 토론을 통해 앞으로 사회가 민주적인 방향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다음 세대에게 우리가 선택을 잘했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받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송호열 씨는 "건설 재개·중단 양측의 발표 내용과 자료집, 동영상을 보면 사실을 왜곡하는 부분도 많았다"면서 "비전문가들이 참여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결정하는 만큼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나올 수 있는데 양측의 주장만을 각각 이야기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신고리 공론화 과정이 마무리되면서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민참여단의 선택을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 짓는 공론화 작업이 15일 최종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김지형 위원장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 시민참여단에 대한 인사와 공론화 과정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시민참여단) 여러분은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마무리해 주셨다. 전국 각지에서 95%가 넘는 참여율을 보여주셨다. 실로 감동이고 놀라움의 연속"이라며 "시민참여단은 '작은 대한민국'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은 대한민국을 압축한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들일 정도로 충분히 성숙돼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의견과 다른 쪽으로 선택됐다고 해서 새롭게 갈등을 표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것은 상대와 결단코 화합하지 않고 상대를 끝까지 배제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라며 "저희 위원회의 최종 권고안 발표 이후에 어느 쪽이든 권고안을 존중하지 않아서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통합과 상생의 소망으로 참여한 여러분의 귀중한 뜻을 송두리째 뿌리 뽑는 일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을 애타게 기다렸고, 그 선택을 존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며 "저희 위원회는 이제 여러분이 모아주신 뜻을 정부에 전달하는 일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여러분이 성심과 성의를 다해 고뇌에 찬 판단 끝에 건네주신 의견이 훼손되지 않도록 더욱 각별한 마음으로 소중히 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 조사 결과와 일반시민 조사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해 오는 20일 정부 측에 권고안 형태로 '결론'을 전달한 뒤 해산한다.

이후 정부는 공론화위가 제시한 권고안을 토대로 국무회의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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