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업인의 정부부처 출입이 수상?...색안경부터 벗어야


입력 2017.10.23 15:18 수정 2017.10.23 16:13        이강미 기자

<이강미의 재계산책> 정부부처 방문횟수 많으면 불법로비?

경제부처와 기업간 협조는 필수...만남 자체를 유착관계로 매도하면 곤란

공정거래위원회 전경.ⓒ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전경.ⓒ공정거래위원회

<이강미의 재계산책> 정부부처 방문횟수 많으면 불법로비?
경제부처와 기업간 협조는 필수...만남 자체를 유착관계로 매도하면 곤란


최근 기업 관계자의 정부부처 출입 자체를 문제삼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말들이 많다.

정상적인 업무때문에 정부부처를 출입하는 것조차도 불법로비를 하기 위한 것처럼 매도하고 있어 가뜩이나 국내에 팽배한 반기업 정서를 더욱 증폭시키고, 자칫 국내산업과 국익을 저해시킬까 재계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최근 철강, 세탁기, 태양광 등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나 고율 관세부과는 물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효 요청 등으로 글로벌 경쟁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시장참여자와 정부부처간 협력은 절실하다.

물론 정부와 기업은 불가근 불가원 관계여야 한다. 너무 가까워서도 안되지만, 너무 멀어져서도 안되는 관계다. 정부와 기업이 너무 가까우면 정경유착의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부와 기업 관계가 너무 멀어져서도 안된다.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시장이나 기업상황을 제대로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효성있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경제부처와 기업간 협력과 협조는 필수적이다.

이강미 산업부장. 이강미 산업부장.
박 의원이 지적한 기업인들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출입도 마찬가지다. 실제 공정위는 2013년 이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 해외 글로벌 기업에 대한 조사를 많이 벌였다. 그 결과 공정위는 지난 2016년 퀄컴에게 약 1조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이 경우, 공정위측 이해관계자는 미국의 인텔·애플 등이고, 국내기업으로는 삼성·LG이 해당된다. 공정위가 퀄컴측에 1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기업들과의 수차례 만남을 통해 퀄컴의 불공정행위를 인지하게 됐고, 이들과의 협력으로 시장의 경쟁제한 우려를 제거할 수 있었다.

기업인들이 공정위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또다른 이유는 관련 법 위반으로 제재조치가 내려졌을 때, 이를 적극 소명하기 위해서다. 소명이 제대로 안이뤄지면 제제조치가 그대로 수용되거나, 아니면 공정위가 해당기업을 고발조치하게 된다.

이밖에 정부부처들과 기업들은 현안이 있으면 얼마든지 서로 만나 협의하고, 조율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다.

그런데 마치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무슨 커넥션이 있는 것처럼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박 의원의 주장대로 단순히 기업체의 공정위 출입횟수만을 따져 방문횟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불법로비를 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공정위 출입이 통계로 잡혔다는 것은 공식적인 업무상 방문일텐데, 유착이라면 밖에서 따로 만나지 당당하게 공정위로 가서 만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대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 관계자가 공정위에 들어가는 것은 기업쪽에서 문의할 부분이 있어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공정위에서 불러서 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기업 관계자의 공정위 출입이 잦다는 건 공정위가 그만큼 대기업 관련 업무를 타이트하게 진행한다는 것인데 그것을 유착으로 보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이 불순한 의도로 정부관계자를 만나려면 차라리 정부기관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만남을 질 것”이라면서 “기업이 정부청사 사무실에서 관계자를 만났다는 것은 오히려 불법로비 목적이 아니라 정상적인 업무수행 절차”라고 강조했다.

기업인이 정부부처, 아니 공정위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다. 기업인과 정부부처 관계자와의 만남 자체를 마치 수상한 커넥션이 있는 양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더 수상하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강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