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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품질불량 문제 놓고 '네 탓' 공방


입력 2017.11.21 11:13 수정 2017.11.21 14:15        박영국 기자

회사측 노조에 '품질문제 관련 협조 요청' 공문 발송

노조 "우리 잘못 아니다 연구개발 미흡이 원인"

현대차 울산 2공장 생산라인 전경.ⓒ연합뉴스 현대차 울산 2공장 생산라인 전경.ⓒ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사가 품질불량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회사측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낮은 품질 의식 수준이 문제라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회사측의 미숙련 촉탁직 사용과 연구개발 소홀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21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회사측은 지난 17일 노조에 ‘품질문제 관련 협조 요청 건’ 공문을 발송했다. 직원들의 품질 의식 수준이 낮기 때문에 생산현장의 조립 불량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이것이 ‘안티현대’ 정서를 증폭시켜 내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특별한 이슈가 있었던 게 아니라 과거 여러 사례들을 종합했을 때 조립 품질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노조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리콜이나 무상수리 등 특정 차종에 공통적으로 문제점이 발생하는 사안 외에 조립 품질에 미흡에 따른 개별 차량 결함 문제로도 수없이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시로 개별 차량 결함 관련 제보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이는 현대차의 이미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같은 공문 발송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21일 자체 소식지를 통해 “사측이 말하는 품질문제의 본질은 조합원들의 의식 수준 문제가 아니다”라며 “생산비용 절감을 목표로 정규직 공정에 미숙력 촉탁직과 아르바이트 직원 사용, 터무니없이 적은 연구개발 인력과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연구개발 투자 등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근로자들을 잘못이 없는데 회사측이 품질 문제를 근로자들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측은 현장 근로자들의 노력이 큰 영향을 미치는 ‘조립품질’ 문제를 놓고 연구개발을 운운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촉탁직 역시 공백이 생긴 업무에 한시적으로 고용하는 소수 인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게 조립품질인데, 조립불량 문제는 말 그대로 생산라인에서 조립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불량률이 결정되는 것”이라며 “설계를 아무리 잘 해도 조립이 소홀하면 정상 제품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개별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차량 개발이나 설계, 생산공정 수립 등이 아닌 생산라인에서의 작업 미숙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를테면 엔진 조립 단계에서 볼트가 엔진 안으로 들어가 운행 도중 해당 볼트가 엔진을 뚫고 나온 사례도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나 생산공정 자체의 문제라면 해당 차종에 전부 결함이 발생해 리콜 등으로 이어지겠지만 개별 차량에 결함이 발생했다는 것은 결국 조립 품질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사 입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조립 품질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그게 반발할 일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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