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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국 주류③] 수입맥주에 가려진 국산 맥주, 해외선 프리미엄으로 우뚝


입력 2017.11.24 06:00 수정 2017.11.24 09:19        최승근 기자

세계 맥주 전쟁터로 불리는 홍콩, 프리미엄 제품 1위는 한국산

내수시장은 수입맥주 공세에 주춤, 하지만 세계 무대선 인기몰이 중

최근 영국 출신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의 한국 맥주 예찬론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맥주는 여전히 맛이 없다’는 주장과 ‘그동안 선입견 때문에 한국 맥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상반된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이야기는 지난 2012년 11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맥주보다 맛없다"는 표현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논란이 됐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낮은 가격과 다양함을 앞세운 수입맥주의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맥주의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의 저평가와는 달리 해외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하며 매년 큰 폭으로 수출량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맥주 수출액은 9062만달러로 전년 대비 24.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 9086만40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중국, 홍콩, 몽골 등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다.

오비맥주가 수출하는 홍콩 1위 맥주 블루걸.ⓒ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수출하는 홍콩 1위 맥주 블루걸.ⓒ오비맥주

2007년부터 홍콩 맥주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블루걸은 오비맥주가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제품이다. 블루걸은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지만 홍콩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맥주로 인식되고 있다.

몽골에서는 카스가 수년째 프리미엄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전세계 30개 나라에 연간 1억달러 규모의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홍콩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홍콩 내 맥주 판매량은 32만상자(1상자 500㎖ x 20병)로 2015년 대비 31% 늘었다. 가정용 시장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올해 예상판매량은 41만상자로, 목표량이 달성된다면 2012년(6만상자)에 비해 7배 가량 신장하는 것이다.

2012년 흑맥주 스타우트를 시작으로 홍콩 시장에 진출한 하이트진로는 홍콩 백화점과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업계 2000여곳에 입점해 있다.

또, 국내에서 6개월만에 1억캔을 판매하며 메가히트 상품으로 등극한 필라이트도 지난 9월 홍콩 수출을 개시했다. 필라이트의 현지가격은 국내와는 달리 현지 일반맥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성비가 아닌 품질자체로 인기를 끌며 조기 판매 돼 연내 추가 수출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홍콩의 대표적 명물인 2층버스에 광고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8월부터 현지모델을 기용한 하이트, 스타우트 CF를 홍콩 TV정규채널 3곳에 선보이고 있다.ⓒ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홍콩의 대표적 명물인 2층버스에 광고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8월부터 현지모델을 기용한 하이트, 스타우트 CF를 홍콩 TV정규채널 3곳에 선보이고 있다.ⓒ하이트진로

롯데주류는 지난 10일 '피츠 수퍼클리어'의 첫 수출 물량을 선적하고 내달 초부터 중국 상해 지역을 시작으로 현지 판매에 나선다.

이번에 수출되는 제품은 355ml와 500ml 캔 제품 두 가지로 첫 수출 물량은 355ml와 500ml를 합쳐 약 8만캔 규모다.

롯데주류는 중국 상해 지역 내 마트, 주류 전문매장, 주점 등에서 판매하고 현지 마트에서 시음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높여 점차 판매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이어 12월 홍콩과 호주에도 21만 캔 가량의 수출을 준비중이다. 중화권, 오세아니아 지역을 시작으로 동남아지역과 미주지역까지 점차 수출 지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높은 인기에 대해 주류업계에서는 맥주 자체의 품질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내 맥주 수출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홍콩은 맥주 강국인 유럽 주요 제품을 비롯해 전 세계 맥주 1700여개 제품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한국 맥주의 맛과 품질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증거라고 업계는 강조한다.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이야기도 선입견이 크게 반영된 것이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수차례에 걸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를 보면 오히려 한국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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