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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민세단 3총사'의 귀환…경쟁차 어디갔나


입력 2017.12.04 13:54 수정 2017.12.04 15:09        박영국 기자

그랜저·아반떼·쏘나타, 나란히 올해 판매 1~3위

3총사 위협하던 K7·SM6·크루즈, 판매량 절반도 못 따라가

위부터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현대자동차 위부터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현대자동차

그랜저·아반떼·쏘나타, 나란히 올해 판매 1~3위
3총사 위협하던 K7·SM6·크루즈, 판매량 절반도 못 따라가


현대자동차의 세단 라인업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가 한때의 부진을 딛고 각각 차급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며 ‘국민차’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한때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던 경쟁차들은 지금은 이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에 머물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판매실적에서 그랜저와 아반떼, 쏘나타는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부문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그랜저는 올해 11개월간 누적 12만3000대의 판매실적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아반떼(7만7013대)와 쏘나타(7만6384대)도 각각 7000대 중반을 넘어서는 판매실적을 올리며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3개 차종은 현대차의 대표 차종이자 명실상부한 ‘국민차’로 군림해 왔다. 쏘나타는 오랜 기간 중산층의 상징이었고, 아반떼는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성능과 실내공간을 제공하며 대표적인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 자리 잡았다. 그랜저는 한때 ‘사장님차’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민 소득수준 향상과 상위 차급 추가에 따른 포지션 조정으로 인해 지금은 국민과 한층 가까워진 차종이다.

업계에서 준중형차를 ‘아반떼급’, 중형차를 ‘쏘나타급’, 준대형차를 ‘그랜저급’으로 부르는 등 이들 차종이 각 차급의 대명사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최근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아무리 잘 나가는 차종도 모델 노후 시기가 되면 인기가 떨어지게 마련이고, 하필 그 타이밍에 동일 차급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나오면 버텨 낼 도리가 없다.

가장 먼저 위기를 맞은 것은 3총사의 맏형 그랜저였다. 그랜저를 위기로 몬 경쟁자는 다름 아닌 같은 가문의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형제차 K7이었다.

풀체인지를 앞둔 마지막 해인 지난해의 노쇠한 그랜저(HG)에게 새로운 디자인과 전륜형 8단 자동변속기로 무장한 신형 K7은 버거운 상대였다. 전해까지 월평균 7000대 이상씩 팔리던 그랜저는 K7 풀체인지 모델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지난해 2월 3876대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고, 그해 10월까지 월평균 4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그랜저가 가쁜 숨을 몰아쉬는 동안 K7은 질주했다. 본격 판매 첫 달인 지난해 2월 6046대의 판매실적으로 준대형 1위에 오른 K7은 이후 10월까지 중간에 두 달을 제외하고는 그랜저를 눌렀다.

‘동생의 반란’은 지난해 11월 신형 그랜저(IG)가 출시됨과 동시에 가볍게 진압됐다. 출시 첫 달 7984대의 판매실적으로 워밍업을 한 신형 그랜저는 둘째 달인 그해 12월 완성차 업계 역대 최고인 1만7247대의 판매실적으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다.

올해 들어서도 파업 등 특별한 이슈만 없다면 매달 1만대 이상의 판매를 보장하며 국내 전 차종을 통틀어 판매 1위를 놓치지 않는 현대차의 효자 모델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K7은 올 들어 그랜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월평균 3000여대 수준의 ‘평범한 차종’으로 전락했다.

쏘나타도 그랜저와 비슷한 시기에 부침이 있었다. 르노삼성 SM6와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 등 강력한 경쟁차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쏘나타의 고객층을 빼앗아갔다. 이에 따라 2015년 월평균 9000대 이상이었던 쏘나타 판매는 지난해 월평균 6000여대까지 떨어졌다.

쏘나타는 그나마 택시와 렌터카 등 영업용 수요에 힘입어 전체 판매실적에서는 1위를 놓치지 않았으나 자가용 판매에서는 ‘신참’인 SM6에 줄곧 1위를 내주는 굴욕을 겪었다.

그랜저와는 달리 풀체인지 시기가 임박하지 않은 쏘나타가 찾아낸 돌파구는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였다. 기존과 동일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에, 차체 크기까지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며 소비자들에게 완전한 신차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이같은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 올해 1월과 2월 4000대 내외에 불과했던 쏘나타 판매실적은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 모델 ‘쏘나타 뉴 라이즈’가 출시된 올해 3월 7000여대로 급등하더니 4월에는 9000대를 넘어섰다.

쏘나타 뉴 라이즈의 출시 이후 11월까지 9개월간 월평균 판매실적은 7550대에 달한다. 그 이전까지 포함한 11개월간 누계 판매실적(7만6384대)은 SM6(3만6356대)와 말리부(3만673대)를 더한 것보다 1만대가량 앞선다.

2015년 9월 풀체인지된 비교적 신모델인 아반떼는 그랜저나 쏘나타와 달리 경쟁차로부터 판매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으나 한때 ‘위기설’에 휩싸였었다.

위기설의 진원지는 바로 쉐보레 크루즈 풀체인지 모델이었다. 신형 크루즈는 준중형급을 넘어서는 차체 크기와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미국 판매모델 디자인이 공개됐을 때부터 국내 판매 문의가 쇄도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신형 크루즈가 상륙하면 아반떼의 시대는 저문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초기 품질 이슈와 가격 논란으로 출시 이후 차량 인도 시기가 미뤄지는 등의 어려움을 겪는 동안 신차 효과는 날아가 버렸다. 판매 첫 달인 3월 2147대로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듯 했지만 다음달부터 2000대 이하로 떨어지더니 8월 429대, 9월 417대, 10월 297대로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8월 이후로는 지난해 같은 시기, 즉 구형 크루즈를 팔던 때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하며 신차라고 부르기도 무색한 모습을 보였다.

11월에는 디젤 모델 추가에 힘입어 821대로 판매량이 반등했으나, 여전히 월평균 7000대씩 팔리는 아반떼를 위협하기에는 초라한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는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각 차급의 대표 차종으로 각인돼 오며 높은 브랜드 파워를 지닌 데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온 현대차가 워낙 모델변경 타이밍이나 가격 책정 등을 절묘하게 잘 가져가기 때문에 경쟁 모델들이 단기간이라면 몰라도 장기간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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