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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떠나는 조환익 사장 "삼성동 부지, 그렇게 많이 받을 줄이야..."


입력 2017.12.08 16:19 수정 2017.12.08 16:24        박영국 기자

"업의 변화 실현해 달라…해외 사업 'KEPCO 밸트'로 만들어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한국전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한국전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8일 회사를 떠나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삼성동 부지 매각 대금으로 그처럼 많은 금액을 벌어들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통해 지난 2012년 12월 17일 한전 사장에 취임한 이후 1817일간 겪은 시련들을 회상했다. 밀양 등 지역주민과의 전력설비 건설갈등, 2013년 전력난, 산더미 적자, 세계에너지총회 개최,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로의 본사이전 등을 ‘5가지 혹독한 시련’으로 꼽았다.

특히 본사 이전과 관련해서는 “삼성동 땅을 잘 팔아야 하고, 이쪽으로 와서 정착도 잘 해야 했다”면서 부지 매각에 고민이 많았음을 시사했다.

조 사장은 이어 “삼성동 부지 (매각 대금으로) 그렇게 많이 받을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그것 때문에 나중에 힘든 면도 있었지만, 그것이 여기 와서 우리가 당당하게 투자하고 KEPCO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옛 한전 본사가 위치해 있던 서울 삼성동 부지는 지난 2014년 9월 10조5500억원을 써낸 현대자동차그룹에 낙찰됐다. 당시 감정가(3조3340억원)의 3배, 입찰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입찰 추정금액(4~5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 덕분에 한전은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각종 신사업 투자 자금도 마련할 수 있었다.

조 사장은 삼성동에서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긴 올해를 한전의 ‘시즌2’로 비유하며 일찌감치 새로운 CEO에게 자리를 물려줄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는 “올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소위 ‘시즌2’니까 빛가람 혁신도시에 와서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데, 그건 새로운 CEO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연말까지는 자리를 물려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그간의 각종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의 한전을 만든 임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에 감사를 표한 뒤 “우리가 지금까지 기적을 일궈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업(業)의 변화를 꼭 실현해주기 바란다. 대단한 정성을 들여온 우리의 해외 사업을 이제는 하나의 ‘KEPCO 밸트’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이어 “해외사업은 이제 막 터지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같이, 지난번에는 사흘 연속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발표됐고, 영국 원전사업에서 한전이 중국을 제치면서 원전수출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면서 “잘 준비해서 앞으로 있을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리가 계속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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