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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교수의 '구보 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2017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


입력 2017.12.13 10:45 수정 2017.12.13 10:45        스팟뉴스팀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기성)은 2017년 교양부문 세종도서를 선정해 발표했다. 2017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서원대학교(총장 손석민) 광고홍보학과의 김병희 교수가 집필한 '구보 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 해방 이후 한국의 풍경1'(살림출판사 발행, 2017)이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교양부문 세종도서는 지난 2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국내에서 초판 출간된 3622종의 신청 교양도서 가운데, 전문가 심사와 공공도서관 추천 등을 거쳐 신청 도서의 6% 이내에 해당되는 10개 분야 220종이 최종 선정되었다.

이미 지난 7월, '광고로 보는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소비문화사'(서울경제경영 발행)로 2017 세종도서 학술부문에도 선정된 바 있는 김교수로서는 학술과 교양 두 부문의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은 셈이다.

이 책에서는 해방 이후부터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근현대사의 생활, 풍속, 문화, 문명, 교육 등 변천사를 알차게 꾸렸다. 광고 전문가답게 당시의 추억 돋는 광고, 음악, 언어들로 구수하게 잘 버무려 책밥상 위에 올려놓았다. 독자들은 잘 차려진 근현대문화사를 여럿이 둘러 앉아 잘 먹으면 된다.

저자는 '해방 이후 한국의 풍경'을 '구보 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 '정부광고로 보는 일상생활사', '정부광고의 국민계몽 캠페인'이라는 시리즈 3권으로 묶어냈는데, 모두 시대사를 엿볼 수 있는 광고를 매개하여 생활, 문화, 경제, 시대상, 교육 변천사 등을 잘 그려 놓았다.

그 중 첫째 권인 '구보 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는 1934년에 소설가 박태원이 쓴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라는 세태 소설의 주인공 구보(仇甫, 혹은 丘甫) 씨의 관찰자 시선과 이름을 빌려온다. 물론 이름은 같지만 뜻은 다른 '달리기 잘하는 구보(驅步) 씨'로 별칭하여 그의 시선으로 해방 이후 70여 년의 한국 사회문화를 되돌아본다.

1964년생인 저자가 1935년에 태어난 소시민 구보 씨로 가정하여,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사회문화사를 추적하는 재미난 방식을 보여준다. 의자 끌어다 옆에 앉혀 놓고 차 마시면서 얘기를 들려주듯이 말하는 독특한 방식이라 문체가 신선하다. 1인칭이 3인칭이 되어 말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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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끝까지 읽어야 제 맛이 나듯 흥미롭다. 격변의 한국사를 지나온 구보 씨가 돌아본 소시민의 삶과 일상은 정치사 위주의 통사에서 담아내지 못한 일반 대중의 일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의복과 주거' '주식과 부식' '잔치와 모임' '문명과 유행' '국가와 국민'을 주제로 한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일반 대중의 입을거리부터 먹거리, 생활의 터전인 주거문화와 관계, 유행가의 변화나 해방 이후 경제발전을 이룩한 국민의 이야기까지,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 소시민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맥락을 짚어준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어투로 무척 흥미롭게 근현대의 사회문화, 생활문화의 변화와 일상의 소재를 실감나게 되살려낸다.

예를 들면 지금의 미니스커트는 언제 처음 유행한 것일까? 당시 사회 풍토는 어땠을까? 국내에 들어온 최초의 수영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때도 휴가란 게 있었을까? 논란의 대상이었던 초기 수영복 이야기부터 미스코리아의 상징이 된 수영복과 2000년대 이후의 수영복 패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시선과 문화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과연 지금과 같은 결혼문화를 언제 어떤 배경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 것일까? 처음 전화기가 들어왔을 때 왜 자물쇠를 채워놓고 쓸 수밖에 없었을까? 지금의 수능제도가 들어서기까지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는 어떻게 누구에 의해 달라져왔을까? 이 같은 물음에 저자는 소설 속 주인공 구보 씨의 목소리로 당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 들려주고 있다.

김병희 교수는 "'소설가 구보 씨의 입장에서 격변의 한국사를 소시민의 관점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며 "기존의 정치경제 위주의 거시사 연구에서 담아내지 못한 일상 생활사를 현미경으로 세세하게 관찰하듯 미시사의 맥락에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문어체로 쓰지 않고 이야기하듯 구어체로 썼다"는 저자는 "공자의 역사관인 술이부작(述而不作, 기술은 하되 지어내지 않음)을 넘어서 술이작((述而作, 기술하는 동시에 지어내기)을 시도한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인정받은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우수도서에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산업 진흥 및 국민 독서문화 증진을 목적으로, 선정된 교양부문 세종도서에 대해 종당 1000만 원 이내의 도서를 구입해 공공도서관 등 2400여 곳에 보급할 예정이다. 선정도서 목록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와 세종도서 온라인시스템(bookapply.kpipa.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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