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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로 접어든 글로벌 경제


입력 2017.12.17 21:10 수정 2018.01.29 13:59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일자리는 줄어들고 인구도 줄어들고 돈은 찍어내고...

지구촌의 인구는 1875년까지 10억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오늘에 이르러 무려 70억을 넘어섰다. 긴 세월 동안 서서히 늘어오던 인구가 무슨 이유로 150년도 지나지 않아 저처럼 7배 이상 늘어나게 되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1800년대 초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때문이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화의 물결이 유럽 각국으로 전파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로 번져나가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산업화야말로 그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는데 있어 1등 공신이었던 셈이다.

이에 학자들은 산업화 이전 사회(Pre-Indystrial Society)와 산업화 이후 사회를 구분한다. 커다란 경계선인 것이다.

예전 산업화 이전 시대의 인구는 늘었다가 줄어드는 순환을 철저하게 반복했다. 좋은 기후가 이어지면 풍작이 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신생아들도 영양 덕분에 유아기를 지나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에 인구가 증가했다.

그러다가 경작지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되고 토지가 지속적인 식량 생산으로 산성화되거나 또는 기후가 나빠져서 가뭄이나 홍수가 닥치는 경로를 통해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졌다. 영양 부족이 되면 질병에 대해 견디는 힘이 떨어져서 평균 수명이 줄었으며 특히 수많은 유아들이 어린 시절 목숨을 잃어야 했다.

이게 바로 산업화 이전 시대의 철저하고도 냉혹한 ‘인구 순환’이었다. 200년 이상에 걸쳐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든 때도 있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지만 시간을 두고 인구가 줄었다 늘었다 하는 순환 자체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산업화 즉 기술 발전이 실제 생산에 사용되면서 생겨난 산업화 사회는 전혀 달랐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산업화라고 하면 공장을 떠올리고 공장 자동화를 연상하지만 실은 농업 자체가 산업기술을 통해 식량 생산이 엄청난 속도로 폭증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식량 생산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더 넓고 많은 경작지를 이전보다 훨씬 적은 인력의 투입만으로도 가능해졌기에 남아도는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어 공장에서 일하게 되고 또 오늘날처럼 서비스 산업으로 유입될 수 있었다.

산업화 이전 사회의 경우 농어촌 인구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만 해도 전체 인구의 8% 정도만이 농어촌에 살고 있으며, 그 8%의 내용을 보면 노인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 GDP에서 농어업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적어서 겨우 2.2%에 불과하다.

정보화 시대, 그리고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 운운하고 있지만 크게 보면 우리는 그냥 여전히 산업화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것도 실로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기술과 발명으로 인한 산업화 덕분에 오늘날과 같은 인류의 번영과 복지가 가능했는데, 이제 어쩌면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할 때가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196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컴퓨터, 달리 말하면 정보기술(IT)이 오늘에 이르러 크게 문제가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의 문제가 그것이다.

정보기술은 아시다시피 모든 면에서 자동화의 정도를 크게 높여 놓았다. 자동이란 말은 사람이 관여하지 않아도 어떤 무엇이 처리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자동화이다.

산업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해서 먹고 사는데 일손이 덜 필요하거나 아예 필요 없다면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말이고 그런 흐름의 대표가 바로 인공지능이라 하겠다.

사실 몰라서 그렇지 이미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 주변에 깊숙이 침투해있다. 알아서 옷가지를 세탁해주는 세탁기, 알아서 밥을 만들어주는 전기밥솥, 알아서 온도가 조절되는 냉장고, 간단한 스위치 조작만으로 이루어지는 냉반방, 이런 등등의 설비들은 기능이 복잡하지 않을 뿐 모두 인공지능에 속한다.

물론 제조업과 같은 생산시설의 경우 더더욱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자동으로 처리되는 모든 것은 사실상 인공지능의 일종인 것이다.

그간에 세탁기나 냉장고, 텔레비전과 같은 가전제품, 또 자동차나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물품들을 만들어내느라 산업이 커지고 그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었지만 이제 그런 것들은 더 이상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기차가 일반화된다 해도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정도일 것이고 여기에 자율주행차가 되면 운송과 관련된 수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다. 트럭 한 대 가지고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실로 얼마나 많은가!

다시 말해서 최근에 등장하는 신기술들은 모두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줄이는 쪽의 흐름들이라는 점이다.

예전엔 중국과 같은 거대한 저개발 국가들이 있어 새로운 산업과 교역의 기회를 창출해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지만 이젠 더 이상 그런 나라나 기회도 사실상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우 엄청난 인구가 글로벌 인력 시장에 가세하는 바람에 거꾸로 선진국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엔 핵무기가 존재하는 바람에 강대국 간의 전면적인 전쟁은 어쩌면 이미 불가능한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하면 과거 경제가 어려울 적엔 언제나 국가 간의 전쟁을 통해 즉 군수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막대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려웠던 1960년대 시절 베트남 전 참전으로 어쨌거나 크게 재미를 보았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이처럼 전시경제는 이유를 불문하고 엄청난 호황을 가져왔는데 이젠 그런 전쟁도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막아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새롭게 자금이 흘러들어가 번영을 불러올 저개발 국가도 별로 없다. 물론 과거와 같은 전쟁도 없어서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는다.

앞에서처럼 산업화는 인류의 번영과 발전에 무지막지한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그 바람에 인구가 무려 7배 이상 늘어날 수 있었고 또 그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다.

그런데 산업화 그리고 컴퓨터 혁명, 이어 인공지능 혁명이 급속도로 파급되면서 이제 일자리 창출에 역기능을 하고 있는 오늘이다.

우리의 경우 1인당 소득은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만큼 엄청나게 늘어났음에도 무서워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아이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런 모두가 일자리 불안과 일자리 부족이 근본 원인이 아니면 달리 무엇이랴.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신생아가 40만 명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참고로 얘기하면 1970년대 시절엔 한 해에 무려 백만 명이 넘었던 우리였다.)

신생아가 40만이라면 그 중 여아가 20만일 것이고 그 여아들이 자라서 아기를 낳게 되면, 현재 추세대로라면 20만 명이 고작일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급속도로 쪼그라드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 하겠다.

사실 출산율 자체도 문제지만 본질을 보면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크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과 일자리가 있어도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문제인 오늘이다.

사실 우리 경제의 큰 문제점들, 가계부채와 좀비기업, 이런 문제들은 때가 되어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면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한따까리’ 식의 구조조정, 가령 부동산 하락이라든가 좀비기업의 인력감축, 흡수합병, 파산 등의 절차를 거치면 결국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수출 경쟁력이란 것, 그리고 일자리 부족과 출산율 저하와 같은 문제들은 이제 구조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없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는 쉬운 해명, 즉 금융의 탐욕이 원인이 아니라 인류에게 일대 번영을 가져온 산업화와 컴퓨터 혁명으로 인한 글로벌 성장세가 어떤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발생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후 글로벌 경제는 ‘돈 찍어내기’를 통해 대응을 해왔다. 하지만 그 바람에 이상한 현상이 생겨났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동시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사람의 가치 노골적으로 사람의 값이 날로 떨어져가는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넘실대고 있고, 생산성 없는 돈의 홍수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상한 시대로 온 지구촌이 접어들었다. 그 바람에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곤경에 처했다.

이제부터 지구촌 경제는 전혀 가보지 않았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촌 인구 자체가 더 이상 늘어나기 보다는 그와 반대로 줄어드는 흐름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오늘의 글로벌이다.

올 해 2017년은 우리 국운의 동지(冬至)였고 2024년은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다. 죽고 다시 태어나는 흐름을 타고 시작한 우리 대한민국이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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