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순환출자 해소 약속 지킨 신동빈…남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


입력 2018.01.03 15:15 수정 2018.01.03 15:36        최승근 기자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 완성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 필수적

최대 걸림돌은 ‘침체된 실적’…롯데리아 등 다른 계열사 우선 상장 가능성도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지주

롯데가 한때 74만8000여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5년 8월 순환출자 해소를 처음 공표한 이후 2년여 만에 약속을 지킨 셈이다. 롯데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이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완벽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일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롯데상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안을 결의했다.

6개 비상장사의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이로써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로부터 6개월 내에 모두 해소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상 자격 요건도 모두 갖추게 됐다.

롯데는 2014년 6월까지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가 74만8000개가 넘었다.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기업 가치 하락은 물론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지주 출범과 더불어 수차례에 걸친 흡수합병 등의 노력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게 됐다.

지주사 출범에 이어 순환고리를 모두 해소한 롯데는 ‘뉴롯데’의 완성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특히 지난달 22일 진행된 경영비리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이 법정구속 위기를 넘기면서 뉴롯데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표했지만 사실상 한국 롯데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의 대주주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로, 이외에도 광윤사 등 일본 기업들과 주주들의 지분율이 99%를 넘는다.

이 때문에 신 회장도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기업들의 지분율을 낮추고, 일본 롯데로부터 경영권을 분리하려는 것이다.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불식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 호텔롯데 상장이 신 회장의 1인 지배 체제의 완성이자 뉴롯데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다.

다만 문제는 실적이다. 중국 정부가 유독 롯데에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한-중 양국의 사드 해빙 무드에 따른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주요 사업인 면세사업의 침체로 호텔롯데의 전체 기업가치도 크게 하락한 상태다. 호텔롯데의 가치가 높을 때 상장을 진행해야 일본 기업들의 지분율을 낮추는데 효과적인데 현재로서는 상장해도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2016년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작업을 진행될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적정가치가 12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면세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때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계속되면서 면세사업은 물론 호텔, 백화점, 대형마트 등 롯데의 유통 주력 계열사의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의 영업가치는 당시보다 절반 이상 떨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 일각에서는 호텔롯데보다는 상대적으로 영업상황이 좋고 유동성이 풍부한 코리아세븐, 롯데GRS(구 롯데리아) 등의 비상장계열사의 상장이 먼저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의 상장을 통해 유입된 유동성을 활용해 롯데지주에 대한 신 회장의 지배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