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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티볼리 아머, 뉴페이스 등장해도 잘 나가는 이유


입력 2018.01.13 11:56 수정 2018.01.13 14:08        박영국 기자

기어 에디션으로 식상함 극복한 디자인

실용 구간에서 충분한 성능 제공

티볼리 아머.ⓒ데일리안 티볼리 아머.ⓒ데일리안

기어 에디션으로 식상함 극복한 디자인
실용 구간에서 충분한 성능 제공


자동차 시장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차종도 모델체인지 이후 상당 기간이 흐른 시점에서 같은 차급에 신차가 등장하면 판매실적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연예계에서 아무리 인기 많은 아이돌도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비슷한 콘셉트의 더 어리고 발랄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쌍용차 티볼리는 2015년 1월 출시 이후 줄곧 소형 SUV 시장의 맹주로 군림해 왔다. 먼저 나온 한국지엠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가 얼굴을 고치고(페이스리프트) 덤벼봤지만 티볼리의 원톱 구도는 깰 수 없었다.

지난해는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이라는 뉴 페이스들까지 등장했다. 티볼리도 3년쯤 해먹었으니 내려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하지만 월별 판매량에서는 코나에 1위를 내준 달이 있었을지언정 티볼리의 판매실적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티볼리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티볼리 아머를 타고 서울과 경기도 가평, 강원도 춘천 일대를 돌아봤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 모델이다.

엔진이나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성능 개선도 없는 티볼리 아머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디자인 측면에서의 식상함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티볼리의 디자인은 소비자들이 왜 SUV를 선호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작은 덩치에도 불구, 각이 딱딱 떨어지는 탄탄한 인상으로 SUV의 위엄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차들이 택한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디자인’과 궤를 달리한 콘셉트가 티볼리 만의 매력이다.

특히 티볼리 아머는 풀체인지도 아니고 페이스리프트도 아닌 상품성 개선 모델에 불과함에도 불구, 범퍼 등 전면부 디자인을 일부 손본 것 만으로도 인상이 상당히 다부지게 바뀌었다.

여기에 수십만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는 주문제작형 ‘기어 에디션’까지 더해지니 과거 티볼리를 여러 차례 타본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 전혀 식상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승차는 1.6 디젤 모델로, 옵션으로 4륜구동과 멀티링크 서스펜션, 7인치 AVN 시스템&후방카메라, 스마트드라이빙 패키지I, 투톤 익스테리어 패키지II, 18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모델이다. 여기에 커스터마이징으로 아웃사이드미러, 후드 데칼, 루프 데칼 등이 추가됐다.

상식적으로 2000만원 내외의 소형 SUV에 존재해서는 안될 것 같은, 하지만 존재함으로 인해 격을 한껏 높여주는 일부 기능들도 눈에 띈다. 이를테면 야간에 도어를 열면 바닥에 불빛으로 티볼리 마크를 새겨주는 도어 스팟램프가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기어 에디션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됐다.

야간에 도어를 열면 바닥에 불빛으로 티볼리 마크를 새겨주는 도어 스팟램프.ⓒ데일리안 야간에 도어를 열면 바닥에 불빛으로 티볼리 마크를 새겨주는 도어 스팟램프.ⓒ데일리안

성능 측면에서도 티볼리는 소형 SUV가 해야 할 기본적인 역할들을 충분히 수행해 낸다. 가속 성능이 특출하진 않지만 고속도로에서 스포츠카와 신경전을 벌일 상황이 아니라면 큰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잘 달려준다. 중저속 구간에서 30.6kg·m의 최대토크가 터지는 e-XDi160 디젤엔진은 다소 약한 최고출력(115마력)을 보완해준다.

곳곳에 녹지 않은 눈이 쌓여있는 굽이진 산길을 오르내릴 때는 디젤엔진의 풍부한 토크와 4륜구동의 뛰어난 접지력이 안정감을 부여해줬다.

주행모드 선택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행 상황에 따라 스티어링휠의 조작감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가 있어 운전 재미를 더해준다. Normal, Comfort, Sport 3개 모드가 선택 가능하다.

차선을 벗어날 경우 경고음과 표시등으로 알려줌은 물론,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해 제 위치로 돌아가게 해주는 차선이탈경보(LDWS) 및 차선유지보조(LKAS) 시스템이 엔트리급 차량에 달려있는 것도 반갑고 신기한 일이다.

연비는 서울 도심과 일부 고속도로 구간, 산길이 포함된 지방국도 등을 달린 평균이 14.7km/ℓ가 나왔다. 도심 연비를 별도로 체크한 결과 ℓ당 12.0km에 턱걸이한다. 4륜구동 모델 공인연비(13.9, 도심 12.5, 고속도로 16.1km/ℓ)에 비해 복합연비는 높았지만 도심연비는 다소 낮게 나왔다.

굳이 단점을 뽑자면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뒷좌석 승차감과 디젤 엔진 특유의 털털거리는 소음(소음 저감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는 하지만) 정도다. 소형 SUV에서는 감수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출시 3년이 지난 차종이 계속해서 잘 팔리는 것은 초기 구매고객들의 만족도가 나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티볼리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차종이다. 여기에 생산 현장에서는 고달플지언정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어 에디션의 출시는 새로운 경쟁차들의 공세에 대응한 쌍용차의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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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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