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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이득 챙긴다 생각 위험” 가상화폐 피해자에 드리는 조언


입력 2018.01.26 06:00 수정 2018.01.26 07:41        이배운 기자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폭락 피해자 심리 불안…예의주시 중”

“피해 입으면 판단 중지하고 주변 돌아봐야…보상심리 안돼”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폭락 피해자 심리 불안…예의주시 중”
“피해 입으면 판단 중지하고 주변 돌아봐야…보상심리 안돼,
어떤 형태로든 고민 표현해야…전국 심리상담센터 상담 가능”


한 시민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세표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시민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세표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언젠간 이득 챙긴다는 생각 위험해”

최근 가상화폐 급등락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가상화폐 거래 피해자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순찬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은 “최근 센터도 가상화폐 사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조만간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상화폐 폭락에 따른 재산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게시물이 최근 3일 만에 80여건 이상 올라온 상황이다.

이외 다수의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폭락장을 한탄하며 ‘한강에 가겠다’는 게시물이 연일 올라오고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공격성도 표출되는 상황이다.

황순찬 센터장은 이같은 행동들은 미래에 닥쳐올 위험·상실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절박한 심리적 현상의 일환이라고 해석한다.

아울러 피해자에게 위험·상실이 실제 닥치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좌절감에 직면하고 내재된 공격성을 표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 센터장은 “도박에서 한번 이득을 봤던 사람은 계속 손해를 보더라도 언젠가는 이득을 챙길 것이라는 왜곡된 신념을 갖게 된다”며 “가상화폐 피해자들도 현재 그런 엎치락뒤치락 하는 심리적 방어기재들이 작동하고 있을 것” 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닥쳐올 어려움을 두고 절치부심하지만 그것이 현실로 닥치고 더 이상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인지하게 되면 심적으로 진정한 위기가 찾아온다”며 “센터도 그 같은 순간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자살예방 캠페인 포스터 ⓒ서울시 서울시 자살예방 캠페인 포스터 ⓒ서울시

피해 보면 중지하고 주변 돌아봐야

황순찬 센터장은 가상화폐로 심적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고민을 외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실패를 한꺼번에 만회하겠다는 심정으로 성급하게 또다른 시도를 감행하는 것은 더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황 센터장은 “주식시장에 주가 급등락 시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크’가 있듯 가상화폐 피해자들도 판단을 중지한 상태에서 주변을 돌아보거나 상담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지나간 상황에 대한 보상을 얻기 위해 계속 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서울시 센터 뿐만 아니라 각 지역 여러 심리상담센터에서도 경제적 실패에 따른 압박에 대한 상담 준비가 언제든지 돼 있다”며 “가족들한테 상황을 얘기하지 못하는 고충 등에 대해서도 상담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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