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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바른미래당’, 순항 위한 3가지 과제


입력 2018.02.13 06:00 수정 2018.02.13 06:04        이동우 기자

통합 전날까지 합의 못한 정강·정책…화학적 결합 미지수

캐스팅보터 애매한 의석, 평창에 가려진 창당·내홍 피로감

통합 전날까지 합의 못한 정강·정책…화학적 결합 미지수
캐스팅보터 애매한 의석, 평창에 가려진 창당·내홍 피로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비롯한 양당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출범대회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추진위원회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밝게 웃으며 함께 손을 잡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비롯한 양당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출범대회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추진위원회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밝게 웃으며 함께 손을 잡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창당한다. 그래도 여전히 양당이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

통합 전날까지 신당의 정강·정책을 둘러싼 파열음에다 캐스팅보터 입지를 다질 확실한 의석수도 담보할 수 없다. 예상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창당 일정은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으로 흥행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합 전날까지 합의 못한 정강·정책

양당은 통합 전날 바른미래당의 정강정책(강령)을 놓고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쳤다. 시작은 국민의당이 신당 강령에 당초 합의한 '합리적 중도' 표현 대신 '합리적 진보'를 담자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양당 통합취진위원회에서 정강정책을 담당해온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문제를 제기하고 "이런 식으로 가면 합의가 결렬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양당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첫 상견례 자리에서조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강령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결국 '진보·중도·보수'라는 정치적 표현을 모두 삭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후 바른미래당의 수임기구를 꾸리기 위한 지도부 회의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했지만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유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령 채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양당 대표가 1월 18일 선언한 그 정신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중도 보수로 가야 한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며 사실상 양당이 당초 합의한 바른정당의 '개혁적 보수'와 국민의당의 '합리적 중도' 표현을 넣길 원했다.

안 대표는 "서로 합의되는 부분들을 전부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은 단순히 정강정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정치적 성향이 다른 양당이 앞으로 첨예하게 대립할 하나의 진통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 두번째)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 두번째)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캐스팅보터? 애매한 의석수

바른미래당의 의석수는 30석이다. 국민의당 의석은 민주평화당(14석과 의원직 상실한 박준영 의원) 의원들과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탈당, 송기석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39석에서 21석으로 줄었다. 바른정당은 9석이다.

이 중에는 민평당과 뜻을 함께하는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비례대표 의원 3명이 있다. 실제 투표에 가동될 수 있는 수는 27석으로 줄어든다.

여전히 통합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국민의당 김성식·박선숙 의원도 불안 요소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은 최근 숨겨둔 1석이 있다고 했다. 박선숙 의원을 지목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인 상황에서 이들마저 제외하면 바른미래당은 실제 25석에 불과하다.

전날 양당의 첫 상견례에서 비례대표 의원 3명과 김성식·박선숙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어느 한 쪽 편이 아닌 정책을 보고 캐스팅보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재적의원은 294명이다. 구속수감된 최경환·이우현 의원을 제외하면 실제 투표 가능한 의원은 292명이다.

민주당은 121석에다 바른미래당 25석을 합쳐야 절반 146석이 된다. 과반이 아니다. 캐스팅보터 입지가 약하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가 결승에 진출했다.(자료사진)ⓒ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가 결승에 진출했다.(자료사진)ⓒ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금밭 올림픽 경기와 겹친 창당일

신당창당의 흥행몰이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초 계획한 통합 일정보다 일주일가량 늦어지면서 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13일 창당 전당대회 날에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인기 종목의 경기가 예정돼 있다.

바른미래당 측은 창당 흥행몰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그런 우려가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국민의당 측도 "평창올림픽 전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했는데, 전당대회가 결국 평창 이후로 결정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통합 과정에서 누적된 국민들의 피로감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의 통합파와 반대파의 내홍이 수개월째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 일지ⓒ데일리안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 일지ⓒ데일리안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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