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면' 전경련, 신뢰회복 몸부림...커지는 대기업 '입' 역할론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2월 21일 19:23:13
'정부 외면' 전경련, 신뢰회복 몸부림...커지는 대기업 '입' 역할론
총회서 안건 못 다뤄...올림픽 지원 노력도 허사
"정부의 무시 지나쳐...대기업 대표 단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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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13 15:40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
▲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연합뉴스
총회서 안건 못 다뤄...올림픽 지원 노력도 허사
"정부의 무시 지나쳐...대기업 대표 단체 필요"


조직이 축소되고 명칭 변경도 보류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미래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신뢰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창구 역할 등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전경련은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제 57회 정기총회'에서 사회 각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올해 일자리 창출, 4차산업혁명, 저출산 대응, 신시장 개척, 통일경제 기반조성 등 ‘올해 5대 핵심사업’을 발표했다.

허창수 회장은 “올해는 혁신 성장을 위한 5대 사업을 추진해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힘쓰겠다”며 "특히 일자리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이라는 생각으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 날 총회에서는 2017년도 결산 및 주요사업, 2018년도 예산 및 주요사업 등 안건 의결과 함께 기업 정책 연구뿐만 아니라 국가적 아젠다에 대한 해법 제시 등 씽크탱크 기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 전경련이 추진해 온 한국기업연합회로의 명칭 변경은 결국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전경련은 이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이를 위한 개선 방안으로 한국기업연합회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해 왔다. 전경련은 지난해 3월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강화를 위한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명칭 변경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년간 전경련의 조직 명칭 변경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에 대한 통렬한 자성이 없이 간판만 바꿔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경련은 이 날 정기총회 안건으로 올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혁신안 발표 이후 첫 정기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으면서 명칭 변경 추진은 사실상 중단되게 됐고 언제 다시 추진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초청도 경제단체중 유일하게 배제

전경련은 일단 명칭 변경은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설 방침이다.

전경련은 이미 명칭 변경을 제외한 지배구조 재편과 조직 축소 등은 시행한 상태다. 회장단 회의를 폐지했고 주요 회원사 전문경영인들을 중심으로 경영이사회를 신설했다.

또 사회협력회계와 관련 부서를 폐지하는 등 7본부를 1본부 2실로 개편, 조직을 축소했고 전경련의 단행본 출판업무를 도맡았던 자회사 FKI미디어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조직 안정화도 시급한 과제다. 사무국 인력을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 임금을 30% 가량 삭감하면서 조직이 축소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인력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다.

산하에 있는 한국경제연구원은 석박사 등 전문인력이 로펌과 타 연구기관 등으로 이직하면서 이전 30명 가량 됐던 인력 규모가 현재 10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들의 감소로 경제연구원 기능 약화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제 57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 날 '2018년 5대 핵심사업'을 발표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
하지만 전경련의 이러한 노력 의지에도 정부의 무관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전경련은 지난 9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5대 경제 단체 중 유일하게 행사에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이 초청을 받아 참석하기는 했지만 이는 GS그룹 회장이라는 후원기업 회장 자격으로 초청을 받은 것이어서 단체장 자격으로 초청을 받은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 등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재계 "잘못 있더라도 노력까지 간과해선 안 돼"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정부의 전경련의 무시 전략이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잘못이 있기는 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까지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매년 제주에서 개최하던 하계 포럼 행사를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은 평창으로 옮겨 개최하는 등 동계올림픽 개최지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 왔다.

또 올림픽 후원 기업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지난달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성공을 위한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를 개최하는 등 경제단체 중 올림픽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무총리가 후원기업 다짐회 행사에 참석해 전경련 회원사들에 입장권 구매와 관람 등을 요청하면서 개막식에 초청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정부는 필요할때만 전경련을 찾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을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경제단체들별로 각자의 역할이 있어서 다른 단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전경련을 외면하면서 대기업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창출, 4차산업혁명, 신시장 개척 등 정부가 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대기업들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장과 따로 노는 정책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정부의 외면을 받으면서 대한상의가 대부분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제단체로서의 성격이 달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요구하는 전경련의 성찰도 소통과 함께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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