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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대부' 이윤택, 성추행 파문 "여관방서 안마 요구"


입력 2018.02.14 16:22 수정 2018.02.14 16:25        부수정 기자
연극계 대부인 이윤택(67)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연희단거리패 연극계 대부인 이윤택(67)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연희단거리패

연극계 대부인 이윤택(67)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연극계에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연희단거리패 측은 14일 "이윤택 연출가가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밝혔다"며 "이 연출가가 일단 3월 1일에 예정된 '노숙의 시' 공연부터 연출을 모두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는 페이스북을 통해 "25일까지 공연 예정이었던 '수업'과 예정된 모든 공연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 연출가의 성추행 논란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장문의 글을 남기며 불거졌다. 김 대표는 10년 전 지방 공연 때 여관에서 유명 연출가로부터 당한 성추행 경험을 털어놨다.

김 대표는 글에서 "여관방을 배정받고 후배들과 같이 짐을 푸는데 여관방 인터폰이 울렸다. 밤이었다. 내가 받았고 전화 건 이는 연출이었다. 자기 방 호수를 말하며 지금 오라고 했다. 왜 부르는지 단박에 알았다. 안마하러 오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안 갈 수 없었다. 그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 연출가가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고, 이에 '더는 못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방을 나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를 마주치게 될 때마다 나는 도망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 그가 연극계 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제라도 이 이야기를 해서 용기를 낸 분들께 힘을 보태는 것이 이제 대학로 중간선배쯤인 거 같은 내가 작업을 해나갈 많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 연출가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황상 해당 인물이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임을 암시했다. 김 대표가 해당 인물이 연극 '오구'의 연출가라 점을 밝힌 점이 근거였다. 연극 '오구'는 이윤택의 대표적인 연출 작품이다.

이 연출가는 30년 넘게 연희단거리패를 이끌면서 한국 전통과 서구적 연극 양식을 접목한 독자적 연극 세계를 구축했다. '혜경궁 홍씨', '오구', '백석우화', '문제적 인간 연산' 등 올리는 작품마다 호평 받았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각종 연극상을 수상했다.

한편, 김 대표의 폭로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 출연 중이던 배우 이명행이 과거 공연에서 스태프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중도 하차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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