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투혼’ 누가 단일팀에게 돌을 던지랴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일본에 1-4 패
투지 보인 끝에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 성과
비록 패했지만 일본을 상대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투혼은 빛났다.
단일팀은 14일 오후 4시 40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일본과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1-4로 패했다.
이로써 단일팀은 이번 대회에서 3전 전패 1득점 20실점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역사적으로 라이벌이라 해서 실력이 대등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냉정하게 봤을 때 모든 면에서 단일팀이 열세였다.
단일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예선 첫 경기 스위스전에서 0-8로 패했고 스웨덴과의 2차전도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0-8로 완패했다. 실력차는 뚜렷했고, 세계의 벽은 높았다.
반면 세계랭킹 9위 일본은 달랐다. 단일팀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2패를 떠앉으며 조별리그 진출이 무산된 상황이었지만 스웨덴에 1-2, 스위스에 1-3으로 졌다.
오히려 스코어는 패했지만 유효슈팅 등 경기 기록에서는 오히려 상대를 앞설 정도로 단일팀과는 비교가 될 수 없었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7전 전패로 한국이 일방적으로 밀렸다. 특히 한국은 1골을 넣는 동안 106실점을 허용하며 체면을 구겨왔다. 최근 맞대결인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올림픽에서도 0-3으로 패했다.
여기에 한국은 초·중·고·대학교에 이어 실업팀까지 단 1개의 팀도 없는 반면 일본은 등록 선수만 2500여명이 넘는다. 인프라만 놓고 봐도 비교가 되질 않는다.
이로 인해 이날도 일본의 일방적인 흐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여기에 2경기 연속 0-8 대패 충격으로 자신감을 잃은 것도 악재였다.
하지만 일본을 상대로는 달랐다.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경기 초반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2골을 허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일본의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단일팀은 안방에서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투혼을 발휘했다.
강력한 몸싸움을 통해 일본의 기세에 맞섰다.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더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또한 상대의 슈팅이 나올 때는 신소정 골리 뿐 아니라 수비의 모든 선수들이 몸을 던져 퍽을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소득도 있었다. 0-2로 끌려가던 2피리어드 9분 31초, 랜디 희수 그리핀(30)이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트렸다. 기다렸던 첫 골이 터지자 모든 선수들이 얼싸 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머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관동하키센터에 모인 만원 관중이 모두 환호했다.
개막 직전에야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팀.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음을 감안하면 이 한 골은 사실상 기적에 가깝다.
비록 3피리어드 중반 그리핀의 2분간 퇴장 때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지만 2번의 0-8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날 일본을 상대로 보여준 선수들의 투혼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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