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머 만나는 이승훈, 간절함 담은 10000m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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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0월 20일 00:02:39
    크라머 만나는 이승훈, 간절함 담은 10000m 질주
    15일 평창올림픽 10000m 출전..2010 밴쿠버 금 종목
    노장으로 메달 보다 희망..명맥 잇는 질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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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2-15 08:35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 11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에 출전한 이승훈이 벨기에 바트 스윙스를 제치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30·대한항공)이 15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경기에 나선다.

    이승훈은 14일 진행된 조 추첨에서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 6위 모리츠 가이스라이터(30·독일)와 3조에 배정됐다. 이승훈은 아웃코스, 가이스라이터는 인코스에서 출발한다.

    이승훈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기억이 있다. 굉장히 극적이었다. 쇼트트랙 대표팀 탈락 후 롱 트랙으로 돌아온 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이었다.

    이승훈은 초반부터 1위였던 노르웨이 스베레 하우글리의 기록을 앞당겼고, 마지막 바퀴에선 레이스를 함께 했던 네덜란드의 반 데 키에프트 아르젠을 한 바퀴 이상 따돌리며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황제’ 스벤 크라머가 인코스를 두 번 달리는 실수까지 더해지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현지 적응에 애를 먹는 등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4위란 호성적을 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지만, 현재도 최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삿포로에서 열린 2017 동계아시안게임에서 10000m 금메달을 따냈다. 5000m, 팀 추월, 매스스타트를 포함해 무려 4관왕에 올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작도 경쾌했다. 이승훈은 11일 5000m에 출전해 6분 14초 15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레이스 막판 역전극을 보여주며 은메달을 따냈던 2010 밴쿠버 올림픽 때(6분 16초 95)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10000m도 기대를 모은다. 물론 쉽지는 않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노장에 속한다. 무려 10km를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10000m에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황제’ 크라머를 비롯해 에릭 얀 쿠이만, 요릿 베르흐스마 등 ‘네덜란드 3총사’도 이겨내야 한다. 테드 얀 브뢰멘(캐나다)도 강력한 경쟁자다.

    ▲ 11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에 출전한 이승훈이 벨기에 바트 스윙스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승훈은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종목에도 참가한다. 1500m, 5000m, 10000m,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 등 무려 5개 종목이다. 주력 종목은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이다. 모든 종목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승훈은 대표팀 맏형이다.

    하지만 이승훈은 10000m에서 밴쿠버 영광 재현에 도전한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한국 빙속 장거리의 명맥을 이어야 한다. 국내에는 이승훈의 뒤를 이어 10000m를 책임질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10000m에 나선다. 지난 올림픽에선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10000m에 도전했다.

    ‘메달’보다 ‘희망’이다. 이승훈은 자신의 레이스를 통해 많은 빙상 꿈나무들이 희망과 도전 의식을 품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선 “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0000m는 사라진다”면서 “나라도 10000m에 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조차 하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쏘아 올리기 위해 나선다. 이승훈의 간절함을 담은 질주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못지않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팬들은 기대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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