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미워도 다시 한번?…보수 TK 민심 어디로


입력 2018.02.18 05:00 수정 2018.02.18 07:29        황정민 기자

정부여당 반감 고조…대북 정책 결정타

한국당 내분 실망 여전, 민심은 고민중

정부여당 반감 고조…대북 정책 결정타
한국당 내분 실망 여전, 민심은 고민중


민주당은 일찌감치 대구·경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예산 확보와 지역현안 지원을 논의하는 등 TK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은 일찌감치 대구·경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예산 확보와 지역현안 지원을 논의하는 등 TK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TK(대구·경북)는 흔히 ‘보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자유한국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TK를 전초기지 삼아 동남풍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설 연휴 직전인 13일 ‘대구·경북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를 열고 “이곳에 불이 붙어야 그 불이 충청으로 가고 경기로, 서울로도 간다”며 TK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보수진영이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마주한 현 시점이 진보진영 ‘불모지’로 여겨졌던 TK 공략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대구·경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예산 확보와 지역현안 지원을 논의하는 등 TK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여야 움직임이 바빠지는 가운데, 대구·경북의 바닥민심을 살펴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TK에선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한국당 내홍에 대한 실망감에 대안을 갈망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우선 문재인 정부 정책과 관련해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과정에서 불거졌던 ‘평양올림픽’ 논란이 결정타였던 것으로 보인다. 문 정부의 대북 저자세 외교안보 노선이 상대적으로 반북 성향이 강한 TK지역 유권자들에게 강한 반발을 불러온 것이다.

최근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2월 둘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문 정부에 대한 TK의 외교안보 지지율은 35.8%로 전국에서 최저치를 보였다. 전국의 외교안보 지지율은 전월 대비 8.5%포인트 하락한 58.7%로 집계됐다.

대구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50대 박모씨는 “정부가 북한 눈치만 본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데 대해서도 “친구들끼리는 ‘어린애(북한)가 어른(대한민국)더러 감히 오라가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정부가 (북한에게) 그만큼 우리 국민 자존심이 무너지게 하는 비굴한 태도를 많이 보였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이 설 연휴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이 설 연휴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생과 직결된 정책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감지됐다. 서민을 위해 시행한다던 정책들이 오히려 서민 삶을 더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었다.

다음은 안동이 고향이지만 대구에 살고 있는 30대 조카 신모씨와 60대 외삼촌 정모씨가 나눈 대화다.

“최저임금이 오르니까 밥값이 올랐다. 자장면이나 치킨같이 우리가 자주 시켜먹는 배달음식 값이 비싸졌다고 하던데”(30대 신모씨)

“올해 실업급여 신청자도 사상 최대라고 하더라. 과거보다 실업자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다”(60대 정모씨)

“최저임금이 부담스러워서 업체가 고용을 줄이니까?”(신모씨) “그렇지”(정모씨)

한국당 내분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도 들렸다. 대구가 고향인 80대 손모씨는 “또 자기들끼리 싸운다. 아직 정신 못차렸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당 일부 중진과 홍준표 대표의 충돌을 언급하면서 보인 반응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었다고 밝힌 그는 “이제 박근혜도 싫고 한국당도 싫다. 투표하러 안 간다”고 말했다.

대구에 거주 중인 30대 유모씨는 “한국당에 더 이상 기대를 접었다. 젊은 보수층을 대변해줄 수 있는 대안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했다. 여야가 향후 4개월 동안 TK 바닥민심을 얼마나 ‘내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6월 13일 공개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황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