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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人생샷] 농림고 나온 재경부 차관…‘흙수저’ 김광림의 여정


입력 2018.02.22 05:00 수정 2018.02.22 06:06        황정민 기자

인십기천(人十己千) 정신으로 공직생활 30년

북한 보낸 진돗개 아빠 ‘산돌이’ 키운 애견인

데일리안 ‘정치人생샷’의 네번째 주인공,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생사진을 소개한다. 경북도지사 자리를 두고 같은 당 박명재·이철우 의원과 겨루고 있는 김 의원은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졌다.

김 의원은 밑바닥부터 사다리를 열심히 타고 올라간 ‘흙수저’다. 홀어머니의 삯바느질로 재정경제부 차관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남들이 열 번 연습하면 난 천 번을 하겠다’는 독기가 유효했다고 한다. 강아지를 살리려 가출 결심도 했던 그의 엉뚱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십기천(人十己千) 정신으로 공직생활 30년
북한 보낸 진돗개 아빠 ‘산돌이’ 키운 애견인

여동생 졸업식에 모인 김광림 의원 가족들. (자료사진) ⓒ김광림 의원실 제공 여동생 졸업식에 모인 김광림 의원 가족들. (자료사진) ⓒ김광림 의원실 제공

“나는 흙수저 출신이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재봉틀 삯바느질로 생계를 꾸리셨다. 다섯 남매 중 장남이었던 나는 학비가 가장 싼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등록금을 내지 않는 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교육대학을 선택했다.”

어머니와 함께 있는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어머니와 함께 있는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는 어머니의 헌신이 있었다. 지금도 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목이 메일 정도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직에 도전했다.

주경야독 끝에 24살에 행정고시 3등으로 합격했다. 그런데 농림고와 영남대학교 야간학부 이력이 부족한 스펙이었는지 부처 발령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어머니는 그런 처지에 놓인 아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하셨다.

결국 어머니 정성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수재 중 수재만 모인다는 경제기획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명문대 출신이 넘쳐나는 기획원에서 나는 예외였고, 그때도 어머니는 늘 든든한 힘이자 ‘빽’이 돼주셨다.”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평양에 간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평양에 간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인십기천(人十己千·다른 사람이 열 번 하면 나는 천 번을 한다)이 좌우명이다. 정치 격동기에도 난 좌고우면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성실하게 공직생활을 해왔다고 자신한다.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도 밤 12시까지 업무를 봤던 일화는 지금도 공직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한다. 지방 야간대학 출신의 내가 재정경제부 차관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평양에 간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평양에 간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재정경제부 차관 시절에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수석대표로 나선 경험이 있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문제 삼았다. 북측 대표단은 우리 대표단에게 ‘남측은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할 것’이라며 협박했다.

그래서 난 시작 18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북한은 44시간 만에 항복 깃발을 들었다. 남북회담 역사상 우리가 회담의 주도권을 행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성과 없이 돌아가더라도 북한에게 ‘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했다.”

세명대 총장 시절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세명대 총장 시절 김광림 의원. ⓒ김광림 의원실 제공

“공직에서 물러난 후 세명대학교 총장이 됐다. 총장으로 재직할 때 ‘리더십’보다 ‘미드필더십’을 지론으로 삼았다. 모두 앞서 가길 원할 때 누군가는 묵묵히 허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그 결과 세명대를 취업률 전국 1위 학교로 만들어낸 것은 큰 자랑거리다.”

김광림 의원의 반려견 용이. ⓒ김광림 의원실 제공 김광림 의원의 반려견 용이. ⓒ김광림 의원실 제공

“난 강아지를 사랑한다. 공직 시절엔 ‘진돗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진돗개 품종을 보급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북한에 보낸 진돗개 ‘평화’의 아빠가 내가 키우던 ‘선돌이’다.

어릴 때는 믹스견인 ‘비스’를 키웠다. 비스가 미역국을 안 먹으면 ‘뜨거워서 안 먹나’ 싶어 직접 먹어볼 만큼 애정이 깊었다. 할아버지가 복날에 비스를 잡아먹겠다고 하셔서 난생 처음으로 가출을 시도했던 적도 있다.

지금은 푸들 ‘송이’와 함께 살고 있다. 강아지 때부터 키웠는데 어느새 17살 할아버지가 됐다. 관절도 안 좋아지고 백내장 때문에 눈도 잘 안 보이는 상태다. 사람 나이로 치면 90대니 어르신으로 잘 모시고 있다.”

김광림이 걸어온 길

안동 초등·중·농림고등학교 졸업
안동교육대학·영남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美하버드대 대학원 석사
경희대 박사
행정고시
경제기획원 예산정책과장·예산총괄과장·총무과장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재정경제원 행정방위예산심의관·공보관
기획예산처 재정기획국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특허청장·재정경제부 차관
세명대학교 총장·영남대 석좌교수
18~20대 국회의원(3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 6회·간사 2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조세소위)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원장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소장
국회 예산·재정개혁특별위원장
국회 정보위원장·예우회(예산실 공무원 모임) 회장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
자유한국당 대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경제정책자문단장
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 대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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