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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롯데홀딩스, 신동빈 사임 의사 수용…뉴롯데 차질 불가피


입력 2018.02.21 17:26 수정 2018.02.21 17:36        최승근 기자

지주사 전환 작업 미완성, 호텔롯데 통한 일본 주주의 경영 간섭 우려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롯데 “큰 변동 없을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일본롯데홀딩스가 신동빈 공동대표의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 신 대표의 사임으로 앞으로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배를 받는 호텔롯데 등 일부 한국 롯데 계열사들도 일본 주주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국 롯데의 경영 독립을 추진했던 뉴롯데 사업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일본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공동대표의 사임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 앞서 신 대표는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번 사태가 일본법 상 이사회 자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롯데홀딩스의 대표권을 반납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라 사임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직함은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일본의 경우 기소 시 유죄판결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기소될 경우 해임하는 것이 관행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롯데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뉴롯데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 이후 흡수‧합병 등을 통해 한국 롯데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일본 주주들의 입김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롯데가 동남아, 러시아 등 대규모 투자와 M&A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해외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은 물론 신 회장을 중심으로 1인 지배 체제를 구축하려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러한 리스크 때문에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를 출범하고 지배구조 개편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해 일본으로부터 한국 롯데의 독립을 추진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원 롯데’를 이끄는 수장의 역할을 해온 신 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지속되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한 차례 매듭이 지어진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회장의 1심 선고 직후 낸 입장문을 통해 “롯데그룹에서 한일 양측의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배임, 뇌물 공여 등 각종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신동빈 씨의 즉시 사임, 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롯데그룹에서 있어서 불가결하고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오는 6월로 예정돼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 주총 이전에 임시 주총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의 ‘50%+1주’를 확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설득해 경영권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수차례 진행된 경영권 다툼에서는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를 비롯해 일본 경영진들의 지지를 얻으며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낸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신 회장이 구속수감으로 자리를 비워 이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약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 측에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2014년 이후 4차례 연속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이사회와 주주들의 신임을 잃어 해임됐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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