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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방남'에 두 갈래로 쪼개진 정치권


입력 2018.02.23 15:44 수정 2018.02.23 16:08        이충재 기자

한국당 "천안함폭침 원흉 김영철 방남 수용 못해"

민주당 "2014년 만난 김영철과 다른 김영철인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가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예정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가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예정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3일 정치권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 문제를 두고 서로 총구를 겨누며 내전(內戰)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김영철의 방남을 '평화의 메시지'로 보는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천안함 폭침 주범의 방남'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갈등의 불씨는 국회 상임위원회까지 번져 곳곳에서 파행을 빚었다.

'총공세' 한국당 "천안함 폭침 원흉 김영철…이적‧반역행위"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 촉구 결의문'을 내고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주도한 원흉"이라며 "김영철의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영철은 우리의 소중한 아들 46명의 생명을 불시의 어뢰 기습으로 앗아간 불구대천의 철천지 원수"라며 "김영철을 환영하고 청와대로 들이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포기하는 반역행위, 이적행위"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천안 태조산공원 천안함 추모비를 찾아 참배했다. 홍 대표는 "김정은의 남남갈등과 한미 이간책동에 부화뇌동하는 친북 주사파 정권의 최종목표는 결국은 연방제 통일인가"라며 "안보는 김정은의 손에 넘어가게 생겼으니 이 나라를 앞으로 어찌 할까"라고 꼬집었다.

현재 한국당은 김영철이 방남하는 길목을 지켜 육탄 저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국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영철 방한과 관련해 오늘 국회에 비상대기를 당부드린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바른미래당도 "김영철 방한에 분명히 반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을 만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유승민 대표)", "정부는 북한에 김영철 파견을 재고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박주선 공동대표)"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4년 10월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군사회담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영철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의 사진과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남북군사회담 옹호 논평을 소개하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4년 10월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군사회담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영철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의 사진과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남북군사회담 옹호 논평을 소개하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난처한' 민주당 "2014년 만난 김영철과 다른 김영철인가" 역공

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올림픽 훼방을 놓는데 여념이 없다"고 역공을 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방카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함께 폐막식에 참석한다는 점은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 조성에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당만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을 두고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한국당을 겨냥해 "국민의 염원과 세계인의 바람이 무엇인지 모르는 집단이 공당으로 어떤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올림픽 기간 중 정쟁 중단을 하자고 해놓고 돌아서면 훼방세력으로 본색을 드러내는 한국당의 모습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또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합동조사에서도 김영철이 연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게 국방부의 발표였다"고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지난 2014년 회담 당사자로서 한국당이 높이 평가하던 김영철과 지금 거품을 물고 막고있는 김영철은 어떤 차이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우 원내대표가 언급한 장성급 군사회담은 2014년 10월15일 판문점 남쪽에서 열렸으며 북측에선 김영철이 참석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평화보다 위대한 정치는 없다"며 "우려는 있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는 지켜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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