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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충돌' 미국의 추락과 중국의 부상


입력 2018.04.04 08:11 수정 2018.04.04 08:34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2020-2030년대의 글로벌 정세는 어떻게 될까?①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꽤나 특이한 글이 되겠다. 이런 생각을 밝히긴 이번이 처음인데 분량이 될 것 같아서 나누어서 써야 할 것 같다.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다, 새 천년 즉 뉴 밀레니엄이 시작될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희망에 부풀어 있었던 기억이 그것이다.

자칫 인류 전체의 대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던 미국과 소련간의 길고 긴 대치 국면인 냉전이 1991년 말 소련의 붕괴와 함께 종식되었고 이에 미국에게 엉겨 붙던 이라크는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공산권 국가의 한 축이던 중국은 먹고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시장경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2000년 초로서 지구상에 이제 더 이상 이상한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로 얼마 남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북한과 아프간, 그리고 쿠바 정도가 전부였다.

글로벌 경제 또한 더 없이 좋은 상황이었다. 당시 우리 대한민국은 외환위기를 막 벗어난 직후이긴 했으나 글로벌 전체적으로 경기는 여전히 호조의 상황이었다.

그러니 뉴 밀레니엄을 전망함에 있어 일반인은 물론이고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 역시도 장밋빛 일색(一色)으로 물들 법 했던 것이다.

당시 대중들의 분위기를 지배했던 것은 1998년에 시작해서 2003년에 막을 내린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가 아니었나 싶다. 대도시에서 전문 직종을 지닌 젊은 여성들이 더 이상 결혼이란 제도에 구속을 받지 않고 자유롭고 분방하게 연애를 하고 성 생활을 즐기고 또 호화로운 소비 생활을 하는 모습의 코미디 드라마였다.

섹스 앤 더 시티는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혼전 섹스가 일반화되고 또 커리어 우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짐에 있어 저 미국 드라마는 큰 영향력으로 작용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새 천년 즉 2000년대의 삶은 직업에선 고소득 전문직, 결혼은 선택, 레저는 해외여행과 명품 소비, 그리고 노후는 연금보험, 뭐 대충 이런 식의 구성이 되어야 한다고 사람들은 여기기 시작했다.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그 모든 낙관적인 전망은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한 테러 공격, 즉 9.11 테러로 인해 한 방에 날아가고 말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오사마 빈 라덴이란 급진주의자는 이미 미국의 CIA 와 10년에 걸쳐 치열한 싸움을 전개해오고 있던 중 엄청난 기획을 했고 그게 바로 9.11 테러였다.

백주 대낮에 그것도 글로벌 경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뉴욕에서 거대한 110층 짜리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붕괴시켰고 이에 수천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었다. 게다가 미국 군사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펜타곤 건물에 대한 납치 여객기의 자살 공격까지 벌어졌다.

미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인류 전체의 재앙이자 수천만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던 제2차 대전에서도 희생된 미국의 일반 시민은 겨우 17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미국 전체가 분노로 광분했고 치를 떨었다. 이에 미국은 복수를 다짐했다. 그러자 전 세계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어들기 시작했다.

테러도 테러지만 그를 떠나서 2000년대 초반 전체 그림을 보고 있던 미국의 연준 위원들과 고위 경제 담당자들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음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이에 미국 연준의 그린스펀 위원장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금리가 싸다 해도 대출 수요가 있어야 하는 법, 이에 미국 상업은행들은 새로운 대출수요를 발굴했는데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그것이다.

신용등급이 낮고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대거 대출을 해주기 시작했고 대출이자가 필요하면 그 또한 대출을 해주는 그야말로 막바지 금융 장사가 시작된 것이 2001년이었다. 거품이 꺼지려 하자 마지막 수요를 짜내어 최후의 거품을 만들어내었던 셈이다. 시쳇말로 뽕을 빼먹은 셈이었다.

일이나 사물은 시작으로부터 6년이 경과하면 일단 그 반대 작용이 나타나는 법이다. 이를 ‘6년의 충돌’이라 한다.

이에 서브 프라임 대출이 시작된 지 6년이 경과한 2007년부터 비상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2007년 4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회사가 파산신청을 한 것이다. 그 이후 연이어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2008년 6월로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었다.

미국 재무당국은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초거대 금융회사인 리만 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가 파산했으며 여타 대형 은행들 예를 들면 시티은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으나 재무당국이 구제해주었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당연히 글로벌 위기로 번져나갈 수밖에 없기에 그 이후 글로벌 경제는 침체 국면에 들어갔고 지금까지도 사정은 크게 좋아지지 않고 있다.

버냉키 연준 위원장이 미증유의 조치인 양적완화를 단행했지만 그저 파국을 막았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풀려나간 엄청난 돈들이 또 다른 거품이 되어 글로벌 경제의 회복에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

전 글로벌이 불황과 침체에 휩싸이자 전에 알지 못하던 문제점들이 속속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과잉 생산의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글로벌 전체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현저해진 것이다.

그러자 당장 일자리 문제로 번져갔고 동시에 각 나라 안에서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맹렬한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축 전쟁이 시작되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물동량을 상징하는 해운 경기가 급격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이에 당연히 그 후행 지수인 조선 경기가 침체되었다. 뿐만 아니라 건축 경기와 소비 위축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그런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발생과 그 이후의 과정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으니 바로 중국의 부상(浮上)과 도전(挑戰)이었다.

미국 투자자본과 화교들의 자본 유입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덩치를 키울 수 있었던 중국이었다. 이에 2008년 무렵으로서 사실상 세계의 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된 중국이었다. 하이테크 제품이 아닌 한 저렴한 중국산 물건이 전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중국 경제야말로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듯 ‘양적 투입에 의한 경제발전’의 전형이었다.

그런데 중국은 그 이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글로벌 파워인 미국에게 서서히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노골적으로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내려와, 내가 올라설 참이야, 이게 바로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다. 이에 시진핑은 글로벌 중화제국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명분으로 금년에는 급기야 영구집권의 길을 열고 말았다.

이로서 글로벌 파워게임의 새로운 양상이 시작되었다.

미국은 그 이전에 독일에 의한 유럽연합(EU)의 부상에 대해 걱정하고 염려하고 있었는데 졸지에 새로운 라이벌을 맞이하게 된 셈이었다.

사실 현재로서 러시아의 위협은 미국 입장에서 표현은 하지 않아도 사실 반길 일이다. 독일이 이끄는 유럽연합에 대한 견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과의 문제는 실로 골치 아프다.

그런 마당에 또 하나의 새로운 변수가 추가되었으니 북한 김정은에 의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이 그것이다.

지금 글로벌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다. 영국은 2016년 유럽연합에서 탈퇴했고, 복잡하게 뒤얽힌 시리아 내전과 그로 인한 난민 문제, 각 나라마다의 일자리 문제, 중국의 도전장, 북한의 핵 위협 등등 그야말로 지금의 글로벌은 적과 아군 즉 피아를 쉽게 구분하기 힘든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이단아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무대를 보다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오늘의 글로벌이다.

장밋빛 전망으로 물들었던 2000년 초 뉴 밀레니엄의 시작은 오늘에 이르러 색깔을 구분하기 힘든 잡탕의 그레이로 뒤바뀌고 만 것이다.

이에 다가올 향후 20년에 대해 전망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다음 글에서 마무리하겠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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