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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적법하더라도 국민눈높이에 맞지 않다"


입력 2018.04.13 17:40 수정 2018.04.14 01:15        이충재 기자

'김기식 파문'에 靑 선관위에 유권해석 맡겨

여권 "정치적 부담 덜지 못 한다" 우려 커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대표이사들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대표이사들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논란의 중심에 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표면적으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검찰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김 원장 임명을 밀어붙이고, 반대의 결과에는 경질하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야당의 비판과 해임 요구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단독회동에서도 이 같은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12일 김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 논란에 대해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아보기로 했다. 청와대가 선관위에 판단을 맡긴 것은 김 원장의 각종 의혹이 적법한지 여부다.

검찰이 김 원장에 대한 고발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적법성 여부는 사법기관의 손에도 맡겨졌다. 검찰은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은행, 한국거래소, 더미래연구소 등 김 원장의 의혹과 관련된 기관 4곳을 압수수색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4월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대표이사들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4월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대표이사들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정수석이 '적법결론' 내려놓고 적법여부 물어

하지만 청와대는 이번 논란이 점화된 지난 9일 "국민 눈높이에는 부합하나 적법하다"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서 검토지시를 받은 조국 민정수석이 사흘 간 조사한 결과 '적법'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정수석이 적법하다고 천명한 사안을 검찰이나 선관위에서 뒤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검찰이나 선관위가 "적법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자칫 '항명'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에 청와대는 "그 정도의 독립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론은 '부적격' 판정…"국민 눈높이에 부족"

문제는 문 대통령 스스로 부합하다고 인정한 "국민의 눈높이"다. 현재 여론은 김 원장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와 실시한 4월 둘째주 정례조사에서 "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49.8%로 과반에 달했다.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0.5%가 "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퇴 반대 여론은 33.4%에 불과했다.

여당 내 반대 목소리는 야당의 반발 보다 무겁게 울린다. 여기에 개혁 성향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물론 김 원장의 '친정'인 참여연대마저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한 관계자는 "김 원장에 대한 의혹이 적법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것은 맞지 않나"라며 "청와대든 김 원장이든 결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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