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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밴 대리점, '전표 직매입' 갈등 봉합 국면…남은 과제는


입력 2018.04.25 17:05 수정 2018.04.25 17:27        배근미 기자

“대승적 차원” 중재안 제시한 신한카드, 밴 대리점과 극적 타결

“비용절감 어쩌지” 카드사 고심 계속…밴 업계도 “생존방안 모색”

전표매입수수료를 둘러싸고 수 개월째 계속돼 온 신한카드와 밴 대리점 간 갈등이 막판 봉합 국면을 맞게 됐다. 신한카드는 중재안을 통해 일단 관련 업무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밴 대리점들의 반발은 막게 됐지만 기대했던 비용 절감에는 이르지 못하게 됐고,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밴 대리점들 역시 장기적 생존방안 모색이라는 또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전표매입수수료를 둘러싸고 수 개월째 계속돼 온 신한카드와 밴 대리점 간 갈등이 막판 봉합 국면을 맞게 됐다. 신한카드는 중재안을 통해 일단 관련 업무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밴 대리점들의 반발은 막게 됐지만 기대했던 비용 절감에는 이르지 못하게 됐고,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밴 대리점들 역시 장기적 생존방안 모색이라는 또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전표매입수수료를 둘러싸고 수 개월째 이어져 온 신한카드와 밴 대리점 간 갈등이 전격적으로 봉합 국면을 맞게 됐다. 신한카드는 중재안을 통해 관련 업무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밴 대리점들의 반발은 막게 됐지만 기대했던 비용 절감에는 이르지 못하게 됐고,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밴 대리점 역시 장기적 생존방안 모색이라는 또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대승적 차원” 중재안 제시한 신한카드, 밴 대리점과 극적 타결

2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밴 대리점을 총괄하는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한신협)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총회를 열고 신한카드가 제시한 중재안을 수용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지었다. 협상 시한을 불과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올 초 ICT기업 ‘케이알시스’에 위탁했던 데이터캡처 청구대행업무를 순차적으로 철회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중재안 수용에 따라 이날 오후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예정돼 있던 밴 대리점 생존권 보장 집회는 물론 신한카드 전면 거부 운동 역시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신한카드가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전표 직매입’ 업무 주체 변경으로 인해 밴사로부터 대행수수료를 받지 못할 위기에 놓인 밴 대리점 측 반발이 거세지자 카드사 측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양측은 또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던 밴 수수료 갈등을 봉합한다는 차원에서 소액거래구간의 정률을 인상하고 대신 고액거래구간 정률을 인하하는 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소액거래가 많은 중·소형 가맹점을 주로 관리하는 영세 밴 대리점의 수익을 일정부분 보전하는 대신 대형 가맹점을 관리하는 대형 밴사 등과는 고통분담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한신협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업권 간 상생을 위해 데이터캡처 업무 철회를 비롯한 점진적인 안을 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신한카드의 이같은 결단은 상대적 약자인 밴 대리점의 입장을 그 누구보다 충분히 고려해줬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관계자 역시 “그동안 밴사 등과 (전표 직매입 문제와 관련해) 약 2년여 간에 걸쳐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온전한 합의까지는 이르지 못했고 생존 위기에 놓인 중소형 밴 대리점 등 업계 전반의 사정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비용절감 어쩌지” 카드사 고심 계속…밴 업계도 “생존방안 모색”

그러나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있다.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순익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이 시급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지만 밴 대리점과의 이번 ‘전표 직매입’ 공방을 기점으로 또다른 자구책 마련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뒤를 이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가 ‘케이알시스’를 통한 전표매입 위탁 업무를 진행해 왔고, KB국민카드 역시 올 하반기 중 전표 직매입 업무 시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신한카드와 밴 대리점 업계 간 중재안이 전 카드업계에 걸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등 악재 속 비용 절감을 위한 별도의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밴 대리점들 역시 적지 않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비대면거래 활성화 등 금융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최전선에서 카드 가맹점을 관리하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정률제 적용과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가 또다른 영세업자인 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와의 이번 청구대행수수료 공방을 비롯해 이른바 ‘밴 패싱’, ‘다운사이징 밴’ 등 밴 업계를 뛰어넘으려는 상위업권들의 시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무분별한 과당경쟁과 불법적 리베이트 등의 문제는 물론 대형 밴사와의 기울어진 운동장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한신협 관계자는 “카드업권과의 이번 공방을 제쳐두고라도 밴 대리점을 비롯한 업계 전반이 생존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 정화나 리베이트 문제에 대한 자정 움직임은 물론 생존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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