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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4세 경영 시대, 구본준 부회장 독립 시기는


입력 2018.05.23 14:48 수정 2018.05.23 15:01        이홍석 기자

장자 승계 후 형제·친족 경영진 독립 전통 따를 듯

과거 삼촌이 조카 보필해 경영 승계 지원한 사례 있어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LG전자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LG전자
장자 승계 후 형제·친족 경영진 독립 전통 따를 듯
과거 삼촌이 조카 보필해 경영 승계 지원한 사례 있어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마무리되면서 아들은 구광모 LG전자 상무로의 4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구 회장의 동생이자 구 상무의 삼촌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LG와 재계 안팎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장자의 경영승계시 형제와 친족 경영인들이 2선으로 물러나거나 분리 독립해 온 전통에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과거 계열분리를 했던 LS와 LIG 등과 같은 수순으로 독립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도 일찍이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한 바 있다. 구 부회장은 4형제 중 셋째로 형과 동생이 모두 이미 독립한 상태인 것이다.

이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도 이들과 같이 독립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주)LG의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여서 이 지분을 밑천 삼아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구 부회장 독립 기정사실화...시기는 엇갈려

하지만 독립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당초 구 회장의 건강악화로 구 상무로의 경영 승계가 가시화됐을때만 해도 구 부회장이 당분간은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에 보다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LG에서 구광모 상무로의 4세 경영 승계를 공식화하고 부회장단 최고경영자(CEO)들이 구 상무를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현재 LG그룹 주요 계열사에는 하현회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6명의 전문 경영인이 그를 보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구 상무가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 위주로 챙기고 주요 계열사들의 전문 경영인들이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책임지는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이 보다 빠르게 독립할 것이며 그 시기는 이르면 내달 29일 임시 주주총회 직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 상무는 이 날 (주)LG 등기이사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렇게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LG그룹에서 이어져 온 전통과 관행이 이번 경우에는 상충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구광모 상무로의 장자승계는 공식화됐기 때문에 형제·친인척 후퇴 또는 독립 전통을 적용하면 구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나거나 독립 수순을 밟게 된다.

구본준 LG 부회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구본준 LG 부회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족 조력자 역할 할까...선대에도 사례 있어

하지만 LG그룹에서 오랫동안 적용돼 온 70세 룰(70세가 되면 경영 일선 후퇴)이 적용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지난해부터 구 부회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1945년생이었던 구본무 회장은 70세를 넘기고도 계속 그룹 총수 역할을 수행했다. 이제 막 40대가 된 구 상무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오너가 일원이라도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전통을 철저히 지켜 온 LG의 인사원칙을 감안하면 구 상무는 아직 경영수업이 충분하지 않아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구 상무는 지난 2006년 LG전자에 입사해 올해로 13년째를 맞았지만 20년을 모두 채운 구자경 명예회장(1950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입사)과 구본무 회장(1975년 LG화학 입사)의 수업 년수에는 아직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구 상무의 4세 경영 체제가 완전히 안착할때까지 당분간만이라도 가족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70년 구인회 창업주 타계로 구자경 명예회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될 때도 창업멤버로 창업주의 셋째 동생이었던 구정회 사장이 그룹 기획조정실을 맡아 조카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지원한 바 있다.

LG그룹측은 내달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는 구 상무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만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혀 구 상무의 직위와 직책 등은 향후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LG는 계열사 별 책임경영 체제가 구축돼 있어 전문경영인 체제로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구 상무가 전문경영인들의 도음을 받아 경험을 쌓더라도 안정적 경영 승계를 위해 가족의 역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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