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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간선거 승부수 북미정상회담…CVID 불투명 탓 취소?


입력 2018.05.25 20:00 수정 2018.05.25 23:07        조현의 기자

北과 대화 위한 대화 정치적 역풍 계산

정치적 아닌 다혈적 자아 탓이란 분석도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적 역풍 계산
정치적 아닌 다혈적 자아 탓이란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오는 6월 12일로 예정돼 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북한 외무성 관리들이 미국을 강경하게 비난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의 책임을 북한 측에 돌렸지만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를 의식한 탓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간선거는 미국 대통령의 중간평가 역할을 하는 선거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였다. 러시아 미 대선 개입 스캔들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수로 봤다.

북미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은 북한이 지난 16일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이유로 이날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한 것이 시발점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고위급회담 개최를 연기한다고 밝힌 후 담화를 통해 "핵 포기만 강요하려 든다면 대화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회담도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만일 열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언급해 회담 취소 및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미정상은 지난 22일 회담 중 예정에 없던 즉석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과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청와대 한미정상은 지난 22일 회담 중 예정에 없던 즉석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과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청와대

北의 CVID 합의는 트럼프 중간선거·재선 전략

두 당사국 간 기류가 급격히 냉랭해진 데는 비핵화 방식에 대해 북미 간 입장 차가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선 핵 포기, 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해법을 강조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두 차례 방북하면서 비핵화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됐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양국이 실제론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이 미국이 요구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 원칙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의 CVID 약속을 도출할 수 없게 되면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미회담은 실패로 돌아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경우 미국 내부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에 회담 취소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만으로 회담을 취소한 것이 아닐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연호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을 못 박고, 반드시 그날 (회담을) 해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에게 어떤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에 미국과 북한 간에 여러 가지 공방이 있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다혈질 자아가 강하지 않은가"라며 "그런 부분과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적인 결정에 좀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에서 '만약 김 위원장이 마음을 바꿔 북미회담을 열고 싶어진다면 전화하거나 서한을 보내주길 바란다'이라며 일말의 여지를 남겨뒀다. 사실상 CVID 원칙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담은 없다'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이날 김계성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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