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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개편 중단' 현대차-모비스, 자사주 소각 어쩌나


입력 2018.05.28 06:00 수정 2018.05.28 07:08        박영국 기자

"자사주 소각 계획대로 진행"…유형적 소득 없이 비용 투입만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무산으로 소각 비용 기존 계획대비 늘어

현대자동차(위)와 현대모비스 CI.ⓒ각사 현대자동차(위)와 현대모비스 CI.ⓒ각사

"자사주 소각 계획대로 진행"…유형적 소득 없이 비용 투입만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무산으로 소각 비용 기존 계획대비 늘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작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개편 추진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약속했던 ‘자사주 소각’을 이행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만 부담하게 됐다.

28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2일 각각 발표한 자사주 소각을 계획대로 이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의 이익소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체 소각 대상 중 569만주는 기존 보유 물량을 소각하고, 285만주는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기존 자사주 소각에 약 5600억원, 추가 매입후 소각에 약 4000억원 등 총 소요 금액이 9600억원에 달한다.

소각 시점은 기존 보유 자사주의 경우 7월 27일 예정이며, 매입 후 소각할 자사주의 경우는 매입 완료 시점이다.

이달 2일에는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소각 계획 발표가 이어졌다. 당시 발표상으로는 내년부터 기존 자사주와 추가 매입을 포함해 총 6000억원 규모를 소각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양사는 ‘주주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 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통한 지배구조개편에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일종의 ‘당근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방식의 지배구조개편에 반대하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세가 한창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까지 잇달아 반대 권고 입장을 공개하자 결국 현대차그룹은 기존 지배구조개편안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불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기존 발표한 대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이날까지 자사주 소각 계획의 철회 혹은 변경 계획을 공시한 바 없다.

시장의 시각대로 이번 자사주 소각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주주 설득’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철회된 상태에서 유형적인 소득 없이 1조5000억원 이상을 쏟아 붓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철회했음에도 불구,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사주 소각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즉각 소각 계획을 폐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 계획 발표 직후 “총 9600억원의 자사주 소각 금액은 친환경차 ‘넥쏘’의 수소충전소 286곳을 신설할 수 있는 엄청난 비용인데, 사측은 미래 투자개발과 인프라 구축은 하지 않고 외국계투자 전문회사(엘리엇)에 대한 우호 지분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더구나 현대모비스의 경우 분할합병 계획 철회로 자사주 소각 비용이 더 늘어날 상황에 처했다.

당초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이 진행 된다는 가정 하에 기존 보유한 204만주가 분할합병 후 분할비율(0.79)에 따라 161만주로 변경되는 것을 기준으로 당시 주가(4월 30일 기준 24만8000원)을 적용해 4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추가로 내년부터 3년간 1875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보통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을 포함해 총 600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고 추산한 것이다.

하지만 분할합병이 무산됨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변경 이전 규모인 204만주를 소각해야 한다. 기존 계획 대비 20%(기존 보유주식 기준), 약 8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시점이 내년부터라 내년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며 “애초에 자사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었던 만큼 철회되지는 않을 것이며, 기존 보유분 204만주 소각에 3년간 추가 매입 후 소각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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