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미분양 늪에 빠진 부동산 신탁사, 유동성 ‘빨간불’


입력 2018.06.17 06:00 수정 2018.06.16 22:28        원나래 기자

한토신, 1순위 청약마감 잇따라 실패…신규수주액도 급감

최근 부동산 신탁사가 분양하는 단지들이 잇따라 청약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유동성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분양한 단지 견본주택 모습.ⓒ한국토지신탁 최근 부동산 신탁사가 분양하는 단지들이 잇따라 청약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유동성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분양한 단지 견본주택 모습.ⓒ한국토지신탁

최근 부동산 신탁사가 분양하는 단지들이 잇따라 청약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유동성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1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신탁사 1위인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이 이달 분양한 ‘익산 마동 코아루 디펠리체’와 ‘서귀포 산방산 코아루 아이비타운’ 등 2개 단지는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코아루 아이비타운의 경우 공급가구가 54가구에 불구한데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자가 단 2명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한토신의 미분양 양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분양한 ‘강진 코아루 블루핀’을 시작으로 ▲태안 코아루 3차 ▲연천 전곡 코아루 더클래스 ▲서대전역 코아루 써밋 ▲서귀포 법환 코아루 등 올 초 분양한 단지들 모두 분양한지 5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미분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입형 부동산 신탁 수주를 주요 먹거리로 하는 한토신은 이러한 미분양이 지속될 경우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공사비 등의 사업비를 신탁회사가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이 많아지면 자금회수가 어렵고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등 문제가 있다. 이에 지방 미분양 현장이 사실상 한토신의 경영위기와 직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토신이 지금까지 분양한 단지들은 대전, 제주, 전남, 충남 등 지방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이 대다수인데다 유일하게 수도권에서 분양한 연천도 청약시장에서 외면을 받는 지역”이라며 “한토신이 지난 2016년 상장 이후 너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주택 물량만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신탁사들의 신규수주액은 지난해보다 급감하는 등 시장상황도 좋지 않다.

올 1분기 신탁사 신규 수주액은 24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2550억원)과 비교해 5.9% 줄어들었다. 이 중 한토신의 수주액은 36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3.4% 감소했다.

이에 한토신은 책임준공형 관리 신탁으로 경영정책을 바꾸고 생존경쟁을 모색 중이지만, 사실상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책임준공형 관리 신탁이 활성화되면서 사실상 대형 은행 계열사 신탁사들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의하면 올 1분기 수주 실적 1위를 차지한 KB부동산신탁의 신용등급은 ‘A2+’인 반면 한토신은 ‘A2’로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리스크가 크다 보니 시행사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하려는 금융사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신탁사를 선호하다”며 “은행 계열사 신탁사들과 한토신의 신용등급이 격차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양극화도 심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건설업계에서도 청약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주택을 찍어내 듯 쏟아내는 것 보다는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